재즈와 함께 아프로-아메리칸 음악을 대표하는 블루스(Blues)는 미시시피 델타 지역의 노동요에서 유래했다. 19세기 말부터는 기타와 하모니카를 든 솔로 블루스맨이 ‘Joint’라 불리던 술집을 돌아다니며 공연하는 형식으로 변모했고, 기타를 치며 블루스 특유의 울부짖는 듯한 목소리로 삶의 애환을 노래하는 블루스 스타를 낳았다. 블루스의 왕(King of the Blues)으로 불리던 B.B. King이 눈을 감은 지 4년이 지났는데, 그 전에 이미 두 명의 왕이 더 있었다. 사람들은 세 사람을 ‘Three Kings of the Blues’라 불렀다.

 

B. B. King(1925~2015)

블루스 뮤지션 중 가장 유명한 인물로, B.B.는 애칭 블루스 보이(Blues Boy)를 줄인 말이다. 어린 시절 미시시피의 목화 농장에서 일했고 12세에 15달러를 주고 기타를 산 후 홀로 기타 주법을 익혔다. 그는 89세의 나이에 당뇨 합병증으로 사망할 때까지 쉬지 않고 정열적인 활동을 계속했다. 70대가 되어서도 연평균 200회 이상 공연했고, 전성기였던 1956년에는 연 342회 공연했다고 하니 대단한 정열과 체력의 소유자였다. 나이가 들고 유행이 변하자 정통 블루스를 고집하지 않았다. 다양한 TV 쇼에 출연하였고 U2나 에릭 클랩튼 등 젊은 연주자와의 협연이나 재즈 페스티벌 참여를 마다하지 않아 젊은 팬층도 상당하였다.

B.B. King에게 1970년 그래미 R&B상을 안긴 ‘The Thrill Is Gone’(1993 몽트뢰)

그는 독특한 표정과 몸짓의 노래와 비브라토(떨림음)로 특징되는 기타 연주로, 가장 대중적인 블루스 스타로 남았다. 그는 블루스 스타로는 가장 많은 15회의 그래미상을 받았으며, 미시시피주의 고향 인디애놀라(Indianola)에 있는 기념관에는 그가 어린 시절 일하던 조면기(목화씨를 빼내는 기계)가 전시되어 있다. 블루스 뮤지션으로 처음 데뷔한 도시인 멤피스에 1호점을 낸 B.B. King’s Blues Club은 현재 미국 전역에 10여 개로 확대되었다.

B.B. King과 존 메이어(John Mayer)의 합동 공연(2006)

 

Albert King(1923~1992)

앨버트 킹 역시 B.B. King과 같은 고향 출신으로 어린 시절 미시시피의 목화밭에서 일했다. 키가 2미터에 이르는 거구로 벨벳처럼 부드럽게 노래하고 연주하여 ‘벨벳 불도저’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는 실제로 목화 농장에서 불도저를 운전하였다. 멤피스에서 데뷔하여 두 번째 앨범 <Born Under a Bad Sign>(1967)이 평단의 극찬을 받으며 블루스 스타로 등극했다. 이 앨범은 현대 블루스의 시초로 불리며 과거의 블루스에서 현대의 세련된 크로스오버 블루스로의 전환점으로 여겨진다.

명반 <Born Under a Bad Sign>(1967)에 수록된 타이틀송

그는 먼저 블루스 스타로 발돋움한 B.B. King의 배다른 형제라고 주장하였으나, 이를 증명할 문서는 충분히 남아있지 않았다. B.B. King 역시 “그는 친구이긴 하나 친척은 아니다”라며 이를 부인하였다. 그의 기타 프레이징은 같은 왼손잡이인 지미 헨드릭스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알려졌으며, 1970년대 후반 들어 그의 음악에 펑크적인 요소를 도입했으나 그의 인기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1992년 70세의 나이에 멤피스의 집에서 심장마비로 숨을 거두었다.

<I’ll Play the Blues for You>의 타이틀송 역시 블루스 명예의 전당에 헌정되었다

 

Freddie King(1934~1976)

미시시피 출신인 두 사람과는 달리 프레디 킹은, 텍사스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시카고로 이주했다. 시카고에서 철강소에서 일하던 그는 블루스 클럽에서 머디 워터스(Muddy Waters)의 연주를 보며 꿈을 키워, 그의 음악을 텍사스 블루스 또는 시카고 블루스라 부른다. 어린 시절 오디션에서 수차례 낙방하였는데, 그 이유는 B.B. King의 창법을 너무 모방했다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보컬 없는 블루스 연주곡이 연이어 히트하며 사이드맨 시절을 청산하고 성공의 길로 들어섰다. 첫 히트 싱글 ‘Hideaway’는 지금까지 수많은 블루스, 팝에서 리바이벌되는 스탠더드가 되었다.

블루스 연주곡 ‘Hideaway’(1960)

그가 녹음한 경쾌한 블루스 연주곡들은 후일 백인 밴드들의 서프 뮤직(Surf Music)으로 발전하였고 로큰롤 음악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1961년 성공적인 데뷔를 치른 후 그 역시 B.B. King처럼 살인적인 공연 스케줄에 시달렸다. 매년 300일 이상을 도로 위에서 보내면서 스트레스를 받았고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으로 끼니를 때웠다. 1976년 말 42세의 나이에 급성 췌장염으로 생을 마감했다.

<Freddie King Sings>(1961)에 수록된 ‘Have You Ever Loved a Wo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