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의 <Joshua Tree Tour>의 대형 로고

애플은 5년 전 약 1억 달러로 알려진 대규모 마케팅 예산을 들여 아이튠즈(iTunes) 캠페인을 기획했다. 당시 U2의 마지막 앨범이 될지도 모른다고 알려진 <Songs of Innocence>(2014)를 약 1개월 동안 독점적으로 무료 유통한 것이다. 아이튠즈 가입자의 기기에 이 앨범을 일괄 배포한 것인데, 애플의 예상과 달리 이를 원치 않는 수많은 가입자가 트위터에 불만을 쏟아냈다. 일부 가입자들은 선물이 아니라 스팸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애플은 사과와 함께 아이클라우드(iCloud)에서 U2의 음악 앨범을 제거하는 방법을 서둘러 공지해야 했다. 음반에 대한 평가 역시 호불호로 나뉘었다.

<Songs of Innocence>의 첫 싱글 ‘The Miracle’ MV

세계적인 스타들이 그렇듯이, U2 역시 많은 안티 팬에 시달리고 있으며 유럽보다 미국에서 더욱더 노골적이다. ‘Why U2 Sucks’라 검색하면 이들의 주장이 어디에 근거한 것인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의 주장을 요약하면, U2는 평화와 인권을 외치며 음악보다 메시지에 치중하면서 잘난 척한다는 것이다. 이들의 음악은 자신들의 고유한 스타일보다는 인기 장르를 뒤쫓아 다닌다거나, 너무 넓은 팬층을 대상으로 하기 위해 쓸데없는 기교를 부린다는 것이다. 어떤 이는 보노를 싫어하기 때문에 U2를 싫어한다며, 보노 외의 다른 세 명은 ‘루저’라는 극단적인 주장도 한다. 많은 안티 팬들은 지금도 대형 스타디움을 가득 채우는 U2의 티켓 파워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U2의 최대 히트곡 ‘With or Without You’(1987)

U2는 1976년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에서 10대 소년들의 스쿨밴드로 결성되어 기네스가 주관한 탤런트 컨테스트를 통해 발굴되었고, 1980년대에 최전성기를 맞은 43년 차 록 밴드다. 비틀스, 핑크 플로이드, 레드 제플린, 롤링 스톤스, 퀸 등 한때 세상을 주름잡던 브리티시 밴드와는 달리, 이들은 한 사람의 멤버 교체도 없이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금까지 14장의 스튜디오 앨범을 발매하여 1억7천만 장의 음반을 판매했고, 그래미상도 22회나 수상했다. 황량한 흑백 사진과 함께 실험적인 포스트 펑크 음악을 담은 다섯 번째 앨범 <The Joshua Tree>(1987)로 2,500만 장을, <Rattle and Hum>(1988)으로 1,400만 장을 판매하면서 실력과 인기를 모두 가진 세계적인 밴드로 부상하였다.

빌보드 1위에 오른 ‘I Still Haven’t Found What I’m Looking for’(1988)

이들의 성공 요인으로 끊임없는 변화와 진화를 많이 든다. U2의 멤버 넷은 열 네살 무렵부터 학교 밴드를 결성하기 위해 만난 죽마고우들이다. 40년이 넘는 현역 활동 중 한 사람의 낙오자나 불협화음 없이 끈끈하고 변함없는 우정을 자랑한다. 이들은 시대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함께 변화를 모색하고 절충했다. 1990년대 들어 음악적인 침체기에 빠지자 프로듀서들을 수시로 바꾸면서 새로운 트랜드를 받아들였다. 보노는 그룹의 프런트 맨으로 언제나 뉴스의 표제에 등장하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그를 정점으로 자신들의 스토리를 발굴하고 대중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밴드가 되었다. 이들은 대형 스케일과 정교한 디테일의 순회공연을 기획하여 자신들의 스토리와 메시지를 전파한다. 올해 12월의 내한 공연을 위해서도 보잉 747 비행기 3대로 각종 공연 장비를 들여온다고 한다.

U2의 <360° Tour> 중 ‘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

U2의 음악적 변화와 음악 외적인 면은 도리어 안티 팬들의 공격 대상이다. 한때 정상을 밟았던 올드 보이즈들이 인기를 회복하기 위해 몸부림치거나 사라졌지만, U2는 여전히 공연에서의 연출력을 과시하며 대형 스타디움을 가득 채우고 있다. 2009년부터 시작한 <U2 360° Tour>는 110회의 공연으로 7억 3천만 달러의 티켓 수입을 올렸고, 올해 서울에서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를 <The Joshua Tree Tour>는 이미 51회 공연에 3억 1천만 달러를 넘어섰다. 안티 팬들은 이를 비하하여 영화 부문의 마이클 베이 감독과 비교하기도 한다. 평론가나 정통 록 팬들의 낮은 평가에도 불구하고 본질과 벗어난 기교를 써서 상업적인 성공을 거둔다는 것이다. 이번 서울 공연 역시 어느 정도의 흥행을 보일지, 2년 전 콜드플레이의 흥행을 넘어설지,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는 공연이 아니라 음악적인 면에서 얼마만큼 호응을 보일지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The Joshua Tree Tour> 홍보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