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부터 2013년까지 총 9시즌으로 방영된 미국 드라마 <더 오피스>는 ‘던더 미플린’ 사무실에서 벌어지는 일을 모큐멘터리 형식으로 연출한 블랙코미디 시트콤이다. 최근 유행한 ‘TMI’ 용어를 탄생시킨 <더 오피스>는 특유의 감성과 스토리로 아직까지도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종이 만드는 회사 사무실에서 서로 부대끼며 하루를 보내는 던더 미플린 사람들은 절대 평범하지 않다. 하지만 시즌 마지막 회 엔딩 음악이 흘러나올 때쯤이면 어느새 이들과 헤어지기 싫어 눈물을 글썽이는 자기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시청자를 웃기고 울게 만들었던 드라마 <더 오피스> 배우들의 종영 이후의 행보를 정리해 보았다.

* 아래 내용은 스포일러는 포함하고 있습니다.
 

마이클 역 - 스티브 카렐

미국 코미디언이자 배우인 스티브 카렐은 던더 미플린의 대체불가한 지점장 마이클 역을 맡았다. 2003년 작 <브루스 올마이티>에 출연해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은 후 <더 오피스> 주인공 자리를 꿰차면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스티브 카렐이 연기한 ‘마이클’은 철부지에다가 장난기 있는 행동으로 직원들을 괴롭히는 또라이(?) 지점장이다. 무식하지만 마음만은 따뜻해 알게 모르게 직원들을 챙긴다. 취미는 별거 아닌 일로 전체 회의 열기와 사무실에서 파티 열기, 직원들 놀리기다. 이렇게만 보면 능력 없는 상사의 표본인 것 같지만 마이클의 영업 능력은 매우 뛰어나다(던더 미플린은 경영난으로 프린터 회사에 매각되는데 유일하게 마이클이 맡은 스크랜턴 지점만이 살아남는다). 시즌 7을 끝으로 마이클은 던더 미플린을 떠나고 자연스레 스티브 카렐 역시 <더 오피스>를 중도 하차한다.

<폭스캐처>(2014) 중 스티브 카렐

어디로 튈지 모르는 마이클 역을 찰떡같이 연기한 스티브 카렐은 <더 오피스>와 함께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왔다. 2005년 개봉한 <40살까지 못해본 남자>를 시작으로 <브루스 올마이티>의 후속작 <에반 올마이티>, <미스 리틀 선샤인> 등의 작품을 통해 코미디부터 드라마까지 종횡무진하며 연기의 폭을 차츰차츰 넓혔다.

<더 오피스> 종영 이후 스티브 카렐이 출연한 <폭스캐처>는 <머니볼>(2011)의 감독 베넷 밀러가 연출한 실화 바탕의 스포츠 영화다. 영화에서 스티브 카렐은 '폭스캐처'라는 레슬링 팀을 꾸리는 재벌가 상속인으로 등장한다. 브래드 비트, 라이언 고슬링, 크리스천 베일 등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한, 미국 금융위기를 다룬 <빅 쇼트>(2014)에서 스티브 카렐은 냉소로 가득 찬 펀드매니저 ‘마크 바움’을 연기했다. 최근에는 미국 전 부통령인 딕 체니를 주인공으로 한 <바이스>(2018)에 출연하며 세월을 관통하며 무르익은 연기력을 선보였다.

 

짐 핼퍼트 역 - 존 크래신스키

<로 앤 오더>(1990)라는 범죄 드라마에서 사이코패스 기질을 가진 농구 선수를 연기한 존 크래신스키. 이후 <더 오피스> 제작진 눈에 띄어 ‘짐 핼퍼트’ 역할로 던더 미플린에 입사하게 된다. 존 크래신스키가 연기한 짐은 스크랜턴 지점의 영업 사원이자 나름 사무실에서 제일 평범(?)한 직원이다. 훤칠한 키에 훈훈한 외모로 시청자를 미소 짓게 하는 그는 안내원 ‘팸 비즐리’(제나 피셔)를 오랫동안 짝사랑하다 지고지순한 구애 끝에 팸의 배우자가 된다. 사무실에서 짐의 유일한 낙은 동료인 ‘드와이트 슈르트’(레인 윌슨)에게 장난을 거는 것이다. 난감한 상황이 벌어질 때마다 짐이 카메라를 응시하며 짓는 표정과 제스처는 <더 오피스>의 트레이드마크다.

<콰이어트 플레이스>(2018) 중 존 크래신스키

다재다능한 존 크래신스키는 연출, 연기, 각본, 제작 분야를 넘나들며 할리우드에서 자신의 역량을 펼치고 있다. <사랑은 너무 복잡해>(2009), <어웨이 위 고>(2010), <13시간>(2016), <디트로이트>(2017) 등에 출연해 배우로서 경력을 쌓았다. 구스 반 산트 감독의 <프라미스드 랜드>(2013)에서는 맷 데이먼과 함께 각본, 제작, 주연을 맡았다. 화제의 공포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에서 존 크래신스키는 자신이 가진 모든 능력을 펼친다.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이 영화에서 그는 연출, 각본, 기획을 담당했을 뿐만 아니라 주연으로 열연했다. <콰이어트 플레이스>에서 존 크래신스키 배우자로 등장한 에밀리 블런트는 실제 그의 배우자며 <엣지 오브 투모로우>(2014) <시카리오>(2015)에서 주연으로 등장했다.

 

드와이트 슈르트 역 - 레인 윌슨

마이클과 쌍벽을 이루는 개성 넘치는 캐릭터 드와이트 슈르트는 짐과 함께 스크랜튼 지점 영업 사원이다. 권력을 좋아해 사무실 부지점장을 꿈꾼다. 돈을 좋아해 다양한 부업으로 재력을 쌓는다. ‘아미시’라는 폐쇄적인 공동체에서 성장한 만큼 여타 사람들과는 다른 독특한 생활방식과 인생 가치관을 갖고 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무실 사람들을 선동하고 지배하려고 하지만 번번이 짐의 방해에 막힌다. 행동은 거칠고 차갑지만 내면 깊숙히 온정 있는 사람임을 느낄 수 있다. 보통 사람이라면 생각할 수 없는 예상 밖의 행동으로 시청자를 웃고 당황하게 만드는 <더 오피스> 대표 매력 캐릭터다. 가끔 보다 보면 그의 야생미와 단도직입적인 행동에 설렐 수도 있다.

<슈퍼> (2010)중 레인 윌슨

드와이트 슈르트를 연기한 레인 윌슨은 스티브 카렐처럼 미국 코미디언이자 배우다. <더 오피스>의 가장 큰 수혜자는 어쩌면 레인 윌슨일지도 모른다. 그가 연기한 드와이트는 여태껏 그 어느 작품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저 세상 캐릭터로 <더 오피스>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드와이트 = 레인 윌슨'이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을 만큼 레인 윌슨 아닌 드와이트는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 <주노>(2008).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2009)에 살짝 출연했다. 이후 <슈퍼>에서 주연을 맡은 레인 윌슨은 엘렌 페이지의 배우자이자 슈퍼 히어로를 연기했다. <더 오피스> 이후의 작품 중 <스머프: 비밀의 숲>(2017)에서는 가가멜 목소리를 맡았다.

 

Writer

망원동에서 사온 김치만두, 아래서 올려다본 나무, 깔깔대는 웃음, 속으로 삼키는 울음, 야한 농담, 신기방기 일화, 사람 냄새 나는 영화, 땀내 나는 연극, 종이 아깝지 않은 책, 흥얼거릴 수 있는 노래를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