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첫 단편 <SMOK>의 한 장면

올해 U-20 월드컵 경기가 열린 폴란드의 저명한 애니메이터 토마스 바긴스키(Tomasz Baginski)는 대학에서 건축을 배우다가 애니메이션 영화 제작으로 전공을 바꿨다. 학생 때 제작한 단편 애니메이션 <Rain>이 지역 영화제에서 수상하면서 폴란드를 대표하는 CG 스튜디오 Platige Image에 합류했고, 현재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하고 있다. 그의 단편 영화는 BAFTA(영국 아카데미)를 2회 수상하였고 2012년에는 대통령 훈장을 수상하면서 그는 폴란드를 대표하는 영상 감독이 되었다. 최근에는 그의 작품이 소치 동계올림픽 홍보영상으로 최종 선정되어 전 세계에 그의 이름을 알렸다.

그는 2015년부터 폴란드의 온라인쇼핑 플랫폼 Allegro와 손잡고 폴란드의 전래동화를 미래 SF 스타일로 각색한 <Legendy Polskie>(Polish Legend, 폴란드 전설) 시리즈를 제작하고 있다. 작품은 15분 내외의 길이의 실사 영화로 화려한 CG 효과를 보여준다. 가장 먼저 제작한 <SMOK>는 13세기부터 전해 내려온 바벨 드래곤(Smok Wawelski)의 전설을 현대적으로 각색했다. 도마뱀처럼 생긴 드래곤 대신 <스트리트 파이터> 속 캐릭터의 생김새와 흡사한 ‘아돌프’ 장군이 <아바타>의 우주선을 타고 다니며 여성들을 납치하거나 SNS를 즐기는 악당으로 등장한다.

Legendy Polskie 시리즈 중 <SMOK>(The Dragon)

이어서 악마와 거래한 마법사의 전설을 각색하여 <Twardowsky>와 <Twardowsky 2.0>을 연달아 발표했는데, Allegro가 비슷한 방식으로 투자하여 장편영화 <Twardowsky 3.14>로 제작하고 있다.

장편영화로 제작되는 <Twardowsky>의 한 장면

다음 단편영화는 <Operacja Bazyliszek>인데, 중세부터 전해 내려오는 전설 속의 괴물 ‘바실리스크’를 현대적으로 묘사하여 화제가 되었다. 닭의 머리에 뱀의 몸통을 가지고 있으며, 그의 눈과 마주치는 인간은 화석으로 변한다고 전해진다. 바실리스크가 나타난 현장 인근에서 낚시하던 주인공이 핸드폰의 거울로 그를 물리치고 사랑까지 얻게 된다. 2016년 말에 발표한 이 단편은 현재 6백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Legendy Polskie 시리즈 중 <Operacja Bazyliszek>

최근인 2016년 12월에 발표한 <Jaga>는 농가의 헛간에 산다는 마녀 ‘Baba Yaga’를 미래의 모습으로 둔갑시켰다. 교도소에서 탈출하여 헛간에 숨어 사는 매력적인 초능력자로 나오는데, 그를 잡으려는 인간의 추적을 받게 되며 폴란드 신화에 등장하는 ‘Boruta’와 ‘Rokita’도 그를 쫓는다. 폴란드 영화에는 드문 격투 액션을 담았고, 유튜브에서 6백만 조회 수를 넘어섰다.

Legendy Polskie 시리즈 중 <Jaga>

토마스 바긴스키의 첫 장편영화 <Twardowsky 3.14>는 올해 말을 목표로 제작 중이며, 그가 제작자로 나선 넷플릭스 드라마 <The Witcher>도 올해 말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The Withcher>는 폴란드의 인기 판타지 작가 안드레 샙코브스키(Andrzej Sapkowski)의 인기 소설을 바탕으로 하는데, 동명의 게임으로 이미 인기리에 소개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