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서칭 포 슈가맨>(2011) 러닝타임 초반 디트로이트 술집에서 슈가맨과 음악 프로듀서가 만나는 장면이 아이폰으로 촬영됐다는 사실 알고 있는가? 영화가 상영될 당시만 해도 많은 이들이 핸드폰으로 영화를 만든다는 발상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하지만 이후 ‘아이폰으로 만든 영화’가 쏟아져 나오면서, 아이폰은 고가의 촬영 장비의 자리를 꿰차고 있다. 션 베이커의 대표작 <플로리다 프로젝트>(2018)와 <텐저린>(2018) 모두 아이폰으로 촬영한 작품이며, 미셸 공드리 역시 아이폰으로 촬영한 단편 영화 <우회(Detour)>(2017)를 선보이기도 했다.

핸드폰에 장착된 카메라의 기능이 상향될 수록 사람들은 비싼 장비 없이 아이폰만으로 쉽게 피사체를 담아내고, 뛰어난 퀄리티의 작품을 완성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이를 ‘나’만의 전시 공간,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유하면서 프로페셔널 포토그래퍼를 능가하는 ‘아이폰 슈터(Iphone Shooter)’가 대거 등장했다. ‘#shotoniphone’ 해시태그, 애플 사진 공모전, 애플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범상치 않은 아티스트들을 만날 수 있다. 지금 당장 주목받고 있는 아이폰 사진가 3인을 만나보자.

 

Bruno gomes, 아름다운 브라질의 편린

브라질 출신 아티스트 브루노 고메즈(Bruno gomes)는 상파울루를 비롯한 브라질의 도심을 카메라에 담아낸다. SNS를 통해 브루노의 사진을 접한 이들이 “필름 카메라로 찍은 것 아니냐?”며 반문할 정도로 그의 작품은 ‘빈티지’하고도 온기가 감도는 사진 톤이 특징이다. 하지만 그의 작품들 중 대다수는 아이폰에 내장된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이며, 몇몇 게시물에는 사진 보정 어플 ‘VSCO’를 사용했다는 친절한 설명도 덧붙여 있다.

그는 초반에 인물 사진을 주로 전개했지만, 이후 상파울루의 아름다움을 포착한 작품을 선보이면서 시선을 끌기 시작했다. 브루노는 평소 특정 인물이나 어떠한 순간에 대해 상상하는 일을 즐기며, 이러한 공상을 자신의 추억과 연관을 지어 작품으로 만들어낸다고 밝혔다. 그의 작품들이 애플 공식 SNS에서 소개되며 한 차례 화제가 된 후 현재는 주류 포토그래퍼 못지않은 사랑을 받고 있다.

브루노 고메즈 인스타그램

 

Prince jyesi, 세상을 물들일 깊고 진한 色

아프리카 가나 출신의 아티스트 프린스 자이(Prince jyesi)의 다채로운 사진에 주목해보자. 그의 작품은 생동감 넘치는 색채와 정적인 피사체가 어우러져 강렬한 첫인상을 남긴다. 이토록 그가 화려한 색감을 강조하는 이유는 컬러가 가진 힘을 믿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작품을 통해 많은 이들이 정신적인 치유와 위안을 받기 원했고, 사진을 아우르는 컬러에 많은 의미를 담아냈다.

자이는 자신의 사진이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길 바라며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작품 속에 녹인다. 이러한 그의 신념은 작품 활동뿐만 아니라 다양한 갈래로 뻗어 나간다. 교육에서 배제된, ‘빠져나갈 수 없는 상황에 갇힌 아이들‘을 돕기 위해 ‘Boxedkids’를 설립해 현재까지 가나의 고립된 아이들을 후원하고 있다. 이후 2018년 파리에서 개인전을 시작으로 시애틀, 마이애미, 케이프타운에서 전시회를 개최했으며 지난 3월에는 BBC에 소개된 바 있다.

프린스 자이 인스타그램

프린스 자이 홈페이지

 

Luísa Dörr, 여성의 얼굴을 담다

브라질 출신 아티스트 루이자 되르(Luísa Dörr)는 2017년 아이폰으로 타임지 ‘Firsts’호를 촬영하며 유명해진 아이폰 슈터다. 아이폰으로 사진을 찍기 이전에 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했으며, 웨딩 로 일을 시작해 프로페셔널 포토그래퍼로 자리 잡았다. 초반에는 기존의 카메라를 보조하는 용도로 아이폰을 사용했지만, 아이폰 하나만으로 언제 어디에서나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되자 렌즈와 배터리로 가득한 가방을 내려놓았다고 한다.

대개 상업 사진에서 담아내는 여성의 모습은 인공적인 조명으로 뒤덮여 있는 것이 대다수다. 이러한 오류를 실감한 루이자는 반사경만 사용해 자연광으로 촬영을 진행한다. 또한 촬영 시 아이폰을 사용한다는 것은 어지러운 전선, 플러그, 그 밖의 복잡한 장비가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촬영장에는 사진작가와 피사체만 존재한다는 뜻이다. 인공 향료를 배제한 그의 작품 속 여성들은 편안하고 풍부한 표정으로 렌즈를 응시한다.

루이자 되르 인스타그램

루이자 되르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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