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혹한 현실을 드러내는 우아한 연출로 21세기 거장 반열에 오른 구스 반 산트, 실천적이고 포스트모던한 작품 세계를 보여주는 개성파 독일 감독 빔 벤더스, 악마적인 영화를 만드는 가스파 노에, 여성을 진정한 주인공으로 앞세우는 제인 캠피온 등. 이 모두의 작품을 하나의 주제 아래 모은 선집 영화가 있다. 2008년 제작된 <8>이다.

21세기의 스타트를 끊은 2000년, UN은 2015년까지 범세계적인 '빈곤'을 절반 수준으로 감소시키자는 약속으로 'Millennium Development Goals(밀레니엄 개발 목표)'를 의제로 선택했다. 그리고 2008년, 8명의 개성파 감독이 밀레니엄 개발 목표의 8대 목표 중 각기 하나씩을 맡은 단편 선집 <8>이 제작됐다.

제인 캠피온 <워터 다이어리>

뉴질랜드에서 태어나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활동 중인 제인 캠피온은 언제나처럼 현실 문제에 맞서 분투하는 여성 주인공을 그린다. '지속 가능한 환경 확보'라는 주제를 맡은 그는, 오스트레일리아 역사상 최악의 가뭄 사태를 겪는 주인공 소녀 '지기'(Alice Englert)의 이야기를 창조했다. 비가 오길 기대하는 신비주의적 감상과 넓고 황량한 오스트레일리아 들판의 풍경이 어우러진 작품.

구스 반 산트 <언덕 위의 집>

구스트 반 산트는 <언덕 위의 집>에서 다소 독특한 방식으로 '아동 사망' 문제를 조명한다. 구체적인 스토리나 시청각으로 현실을 고발하기보다 얼핏 주제와 무관해 보이는 감각적인 영상 위에 메시지를 직접 텍스트로 얹는 방식을 선택한 것.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소년들을 느릿느릿 뒤따르는 화면 만큼이나 몽환적인 배경음악의 앰비언스 사운드가 마치 뮤직비디오를 감상하는 것과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국내에서는 2009년 '제3회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 '제7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에서 공개되었다. 나머지 감독의 작품들도 아래 링크에서 확인해보자.

 

8편 유튜브 링크

압데라만 시사코 <티야의 꿈> - '절대빈곤 및 기아 근절'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레터> - '보편적 초등 교육 실현'
미라 네어 <세상 밖으로> - '양성평등 및 여성능력의 고양'
구스 반 산트 <언덕 위의 집> - '아동사망률 감소'
얀 쿠넹 <판신 베카 이야기> - '모성보건 증진'
가스파 노에 <에이즈> - 'AIDS, 말라리아 등 질병 예방'
제인 캠피온 <워터 다이어리> - '지속가능한 환경 확보'
빔 벤더스 <지명 통화> - '개발을 위한 글로벌 파트너쉽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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