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션이 최상의 상태로 녹음한 음악은 편집과 프로듀싱을 거쳐 완성된 상태의 음원으로 리스너들을 만나게 된다. 그러나 이런 완벽함에서 조금 벗어난 형태의 음악을 선호하는 이들도 있다. 노래나 연주에 약간의 실수가 있더라도, 밴드 합주가 완벽히 맞지 않더라도, 역동성과 즉흥성의 매력을 아는 사람이라면, ‘라이브 음악’ 세계의 특별함에 애정을 갖게 될 것이다. 그런 이들을 위해, 완벽하지 않을진 몰라도 생생히 살아있는 음악을 들려주는 채널들을 소개한다. 각양각색의 독특한 콘셉트로 보는 즐거움까지 안기는 라이브 채널을 만나자.

 

1. A COLORS SHOW

Masego ‘Navajo’

COLORS는 유니크하고 미학적인 음악을 소개하는 음악 전문 디지털 매거진이다. 그들은 직접 촬영한 라이브 음악 콘텐츠를 유튜브 채널에 제공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이 채널의 인기가 급상승한 이유를 하나 꼽자면 바로 이들의 정체성과도 같은 ‘컬러(Colors)’ 때문일 것이다. 영상에는 뮤지션과 마이크만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 뒤로는 화면을 가득 채우는 ‘컬러’ 벽이 자리한다. 이런 구성은 시청자를 단지 음악에만 몰입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리스너가 뮤지션의 노래와 분위기를 직관적으로 감각할 수 있게 하고, 많은 데이터 목록에서 자신만의 취향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안내서 역할도 한다.

Daniel Caesar ‘Best part’

세련된 영상 퀄리티도 인기에 한몫했겠지만, 녹음의 질도 기대 이상으로 뛰어나다. COLORS는 세계 곳곳에서 활동하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으나 실력 있는 신예 뮤지션들을 소개하고 있다. 최근 소개된 적 있는 국내 뮤지션의 라이브 영상도 만만치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으니 꼭 감상하길 권한다. 국내 라이브 영상에선 보지 못했던 그들의 매력을 발견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COLORS 유튜브 채널 

 

2. NPR Music

Tiny Desk Concert, Tom Misch 편

NPR Music은 미국의 라디오 전문 방송인 NPR에서 제공하는 라이브 영상 채널이다. NPR Music만의 독특한 라이브는 ‘Tiny Desk Concerts’라는 제목으로 제작되고 있다. 이는 말 그대로 NPR 사무실에 뮤지션을 초대하여 여는 간소하고 아기자기한 소형 콘서트를 촬영한 콘텐츠다.

Tiny Desk Concert, Rhye 편

커다란 데스크 앞에서 세션을 전부 갖추지도 않은 채 시작하는 작은 사무실 콘서트. 신기하게도 이 ‘쌩 라이브’에는 어떤 특별한 기운이 깃들어 있는지, 뮤지션들의 많고 많은 라이브 중 NPR Music의 라이브가 최고의 영상으로 꼽히는 경우가 많다. 어떤 특별한 녹음기술이나 영상 편집의 터치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바로 우리 앞에서 이뤄지는 듯한 ‘생생함’이 그 이유라고 말할 수 있을까? 꾸미지 않은 매력은 뮤지션 연주의 현장감을 100퍼센트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그때 영상 너머 튀어 오르는 실체적인 감각을 우리도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닐지! ‘사무실’이라는 일상적인 공간에 울려 퍼지는 아름다운 선율은 영화보다도 더 로맨틱한 순간을 만들어준다.

NPR MUSIC 유튜브 채널 

 

3. KCRW

Lorde ‘Royals’

KCRW는 미국 산타 모니카 칼리지에서 미국 전역으로 내보내는 라디오 방송이다. 라디오 뉴스 및 디제이가 자유롭게 정하는 음악 등 다양한 내용을 방송하는데, 특히 가장 최근의 라이브를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KCRW는 앞서 소개한 다른 채널들보다 좀 더 전문적이다. 이들은 프로페셔널한 녹음기기를 갖추고 있고, 원하면 보컬이 녹음 부스에 들어가 촬영할 수도 있게 한다. 그러나 이들은 실험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음악을 라이브로 방송하면서, 가사 몇 마디 없는 실험적인 음악을 몇십 분 동안 내보낼 때도 많다(실제로 KCRW는 라이브로 제공하기 어려운 일렉트로닉 뮤지션의 라이브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Charlotte Gainsbourg ‘Deadly Valentine’

또한 360°로 촬영한 영상을 3D로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영상도 제공한다. 이들이 거의 앨범 사운드에 맞먹는 녹음 퀄리티를 제공하기 위해, 앨범 녹음에 사용한 악기 전부를 스튜디오에 집어넣고 라이브를 보여주는 모습은 자못 진지하고 본격적이라는 느낌을 안긴다. 설령 이때 뮤지션의 노래가 불안정하고 부진하더라도, 악기 음이 튀더라도, 절대 편집하지 않고 라이브는 계속된다. 그것이 바로 라이브의 매력이겠지만 말이다.

KCRW 유튜브 채널 

 

4. 온스테이지

잔나비 ‘Goodnight’ +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건 볼품없지만’

온스테이지는 네이버 뮤직에서 서비스하고 있으며, 네이버 문화 재단이 이를 제작한다. 온스테이지는 스스로 ‘숨은 음악에 대한 새로운 접근, 실력 있는 인디 뮤지션’에게 열려 있는 무대라고 소개하는데, 2주년을 기념하며 잘 알려진 다양한 음악가들과 협업한 영상들도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3주년 이후엔 ‘다시 찾는 아티스트’라는 타이틀로 온스테이지 촬영 후, 더 큰 성장과 좋은 행보를 보이는 뮤지션들의 새로운 라이브 영상을 선보이기도 했다.

백예린 ‘그건 아마 우리의 잘못은 아닐 거야’

초기 서비스한 ‘온스테이지 1.0’에서는 몽환적이고 독특한 색채로 촬영한 야외 라이브가 인기를 끌었고, 현재 진행하는 ‘온스테이지 2.0’은 스튜디오 라이브 영상을 선보이고 있다. 또한 온스테이지 2.0은 ‘숨은 음악을 발견하여 소개하는 기본 가치와 의미는 더욱 강화하고 동시대 이용자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겠다며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는 중. 가장 큰 변화는 뮤지션의 음악 ‘자체’에 더 집중할 수 있는 리얼 ‘원테이크’ 라이브 영상을 선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온스테이지 유튜브 채널

 

5. La Blogothèque

Jacob Banks ‘Peace of Mind & Unknown (To You)’

La Blogothèque는 다양한 뮤지션의 음악을 소개하는 프랑스 음악 전문 사이트로, 직접 제작한 독특한 콘셉트의 라이브를 함께 제공한다. La Blogothèque는 프랑스어로 ‘블로그 라이브러리’라는 뜻. 이들은 2003년부터 상당히 다양한 라이브 영상을 선보였다. 초기에는 브릿팝, 모던록 장르의 뮤지션들을 주로 소개했으나, 최근에는 국경과 장르를 넘어서 다양한 뮤지션의 라이브를 선보이고 있다.

Kodaline ‘High Hopes’

La Blogothèque의 가장 큰 매력이자 독특한 점은 원테이크로 이뤄진 라이브 영상의 무대가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거리나 공원, 공터, 지하철 등 ‘공공장소’라는 것. 이 열린 무대에서 벌어지는 독특한 라이브 덕분에, 녹음된 사운드에는 사람들의 대화 소리, 자동차 경적, 개 짖는 소리, 그릇 부딪히는 소리 등 다양한 소음들이 자연스레 어우러져 있다. 거리에서 무방비 상태로 라이브 하는 뮤지션을 바라보는 행인들의 호기심 가득한 시선을 보는 것도 큰 재미다. 이들의 영상들을 감상하고 나면, 일상적인 거리의 풍경이 이질적으로 느껴지고, 마치 환상 소설의 한 장면처럼 느껴진다. 마치 내가 남이 꾸는 꿈에 등장하는 사람이 된 것처럼 말이다. 그것은 실험적인 La Blogothèque의 라이브가 원곡 사운드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확장된 공간감과 고차원의 감각을 일깨워주기 때문 아닐까.

La Blogothèque 유튜브 채널

 

메인 이미지 A COLORS SHOW, Billie Eilish ‘watch’ 썸네일

 

Writer

나아가기 위해 씁니다. 그러나 가끔 뒤를 돌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