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몇 해 넘은 음악계의 레트로 열풍은 사실 놀랍지 않다. 단지 그것이 음악에 대한 향수뿐이라면, 옛것에 대한 그리움은 어느 시대에나 있었기 때문. 이는 오히려 비단 음악에 대한 것만이 아닌 각종 불편함을 감수해서라도 옛 물건을 사용하려는 감상 방식이나 습관에 대한 향수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여기 각기 카세트테이프와 LP를 조금 특별하게 즐길 수 있게 하는 두 기기를 소개한다. 모두 잘 알려진 기성 제품은 아니지만 저마다의 개성과 목적으로 음악 애호가들의 마음을 충동한다.

 

아날로그 정신 그대로, DOCASSETTE

DOCASSETTE(두카세트)는 카세트 플레이어다. 레트로 열풍과 함께 카세트 플레이어가 다시 주목을 받고, 기존의 카세트 플레이어의 단점을 보완하고자 다양한 편의를 제공하는 플레이어들이 제품으로 출시되었지만, 두카세트는 이러한 트렌드와 무관하게 거꾸로 가길 지향한다. 플레이어는 최소 기능인 재생과 정지 버튼 그리고 볼륨 조절 다이얼만을 탑재했고, 디자인은 단순한 큐브 외형에 후면에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의 모습이 각인되어 있을 뿐이다. 컬러도 '투명'과 '거울'의 두 가지로만 제작할 예정이다.

일차원적인 과거 방식 그대로 음악을 감상하게 하는 두카세트의 과감한 콘셉트는, 두카세트가 그저 단순한 음악 감상 기기가 아닌 메시지를 담은 콘셉추얼 아트 작품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두카세트를 제작한 뮤지션 'Tengger(텐거)'는 사람들이 두카세트 플레이어를 통해 카세트테이프가 담은 음악 전체를 온전히 감상하며 명상을 하거나 일상을 영위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한번 선택하고 듣던 음악을 쉽게 건너뛰거나 다른 음악으로 바꾸는 일 없이.

2017년 프로토타입 제작 이후, 몇 차례 전시를 통해 공개한 두카세트 프로젝트는 많은 이들의 노력과 기대 속에서 이제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앞으로 남아있는 두카세트 제작 공정 및 공장 생산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텐거는 수퍼얼리버드 펀딩을 진행하고 있다. 수퍼얼리버드는 전세계 50대 한정으로 진행하며 펀딩 완료 후 올해 12월 안에 가장 먼저 두카세트 완성작을 받아볼 수 있다. 6월 중순에는 제작 과정 공유 및 공연을 포함한 쇼케이스가 펼쳐질 예정이다.

두카세트 수퍼얼리버드 서포트 링크

두카세트 인스타그램

텐거 인스타그램

 

 

레트로와 퓨처의 하이브리드, DUO

카세트 플레이어 두카세트가 과거 아날로그의 시대로 고스란히 돌아가길 바란다면, LP 턴테이블 DUO(듀오)는 현재 디지털과의 접점을 찾으려 노력한다. 복고의 상징이 된 LP 턴테이블에 블루투스 스트리밍 기술과 음성 인식 기능을 추가해 신선한 하이브리드 제품으로 완성된 것.

두카세트는 고의로 불편함을 감수한다. 반면에 듀오는 현재의 기술로 누릴 수 있는 편리함을 모두 취한다. 내장 스피커는 탈착식으로 분리할 수 있으며, 본체에서 떼어내도 무선으로 이용할 수 있는 블루투스 스피커다. 필요한 기능을 갖추었지만 복잡하고 까다로운 연결을 모두 생략했다. 아마존 음성 인식 비서 기능인 '알렉사'를 지원해 선이 없을 뿐만 아니라, 손 없이도 음악 감상은 물론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제품이 올인원 컴팩트 조합으로 구성되어 앰프나 별도 기기가 필요하지 않으며, 스피커 2대를 연결할 경우 스테레오 감상도 가능하다.

듀오의 디자인 역시 두카세트와 같은 듯 다르다. 불필요한 것을 덜어낸 두카세트의 미학이 '자연주의'를 지향한다면, 마치 미니어처 장난감 같은 듀오의 디자인은 '미래주의'나 '미니멀리즘'에 가까워 보인다. 이른바 단순한 복고가 아닌 새로운 외향과 기능을 갖춘 뉴트로(New-tro) 제품이다. 디지털의 편리함으로 아날로그의 감성을 향유하는 듀오의 방식이 얼핏 모순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정답은 없다. 세상에 있는 무수한 음악들이 취향 따라 만들어지고 감상 되듯, 그것을 감상하는 방식 또한 저마다의 취향에 따른 선택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듀오 구매 링크

듀오 제작사 HYM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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