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부터 첫 시즌 방송을 시작한 FX의 앤솔로지 호러 시리즈 <American Horror Story>(AHS)는 매 시즌 엽기적인 포스터를 선보이며 이제 열 번째 시즌을 앞두고 있다. 이 드라마에는 역사적으로 실존했던 인물들이 가공된 이야기에 혼재되어 실명으로 등장한다. 그 중에는 19세기 뉴올리언스의 유명한 사교계 인사였던 마담 델핀(Madame Delphine LaLaurie)이 있다. 그는 노예를 대상으로 행한 새디스트적 만행이 드러나면서 프랑스로 도주한 실존 인물이다. 마담 델핀을 연기한 배우는 20여년전 영화 <미저리>에서 강렬한 편집증 연기로 우리에게 낯이 익은 캐시 베이츠(Kathy Bates)다.

스티븐 킹 원작 영화 <미저리> 예고편

 

<AHS>가 현대로 부른 실존 인물들

1920년대 서커스의 인기 캐릭터 Simon Metz(우)를 연기한 나오미 그로스먼(좌)

<AHS>는 2011년에 방영을 시작하여 2020년에 열 번째 시즌을 예고한 장수 드라마다. 각 시즌은 별도 타이틀을 지닌 미니시리즈로 구성되어 있으며, 유령의 집, 정신병원, 마녀, 연쇄 살인마 등 미국에 실제 존재했던 엽기적인 사건이나 사건의 주인공을 가명이나 실명으로 현대에 접목하여 가장 미국적인 공포를 지향한다. 가령 시즌2 <Asylum>은 정신병원 수용자 중에 120여년 전 아버지와 양어머니를 살해한 리지 보덴(Lizzie Borden)과 같은 캐릭터가 나오고, 시즌 5 <Hotel>은 시카고에서 호텔을 운영하며 수십 명을 살해하여 1896년 교수형에 처해진 H. H. 홈즈(Holmes)를 참고했다. 이처럼 <AHS>는 실존 인물과 배우의 연기를 비교해보는 색다른 재미가 있다.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 시즌 1~7 예고편

 

뉴올리언스의 새디스틱 마담

2007년 니콜라스 케이지가 2007년 345만 달러에 구입한 새디스틱 마담의 저택

1834년 뉴올리언스 중심가에 있던 저택에 불이 나면서 그 집 3층에 있던 마담 델핀의 고문실이 끔찍한 모습을 드러냈다. 이전부터 그가 노예들을 가혹하게 대한다는 소문이 퍼지기는 했지만, 사교계의 명사였던 그가 벌인 엽기적 행각의 실체는 상상을 초월했다. 고문실에는 일곱 명의 시신이 심하게 훼손되어 있었고, 잔인하고 엽기적인 고문 도구들이 함께 발견됐다. 성난 주민들이 이 사실을 알고 그 집을 급습했을 때 마담과 가족들은 이미 프랑스로 도망간 후였다. 이 저택은 지금도 뉴올리언스 중심가(1140 Royal Street)에 위치하여 학원이나 거주 목적으로 쓰였고, 2007년에 배우 니콜라스 케이지가 약 30억원에 인수하였다가 현재는 금융회사 사무실로 사용되고 있다.

시즌 3 <Coven>에서 마담의 고문실 장면은 고증을 거쳐 묘사하였다.

 

오스카 명배우 캐시 베이츠

<AHS>에는 오스카 여우주연상 배우가 두 명이나 등장한다. 영화 <Tootsie>(1982)의 제시카 랭(Jessica Lange)과 영화 <미저리>(1990)의 캐시 베이츠다. <AHS>의 첫 시즌부터 출연한 제시카 랭은 감독에게 제안하여 절친인 캐시 베이츠까지 끌어 들였다. 지금까지 2백여 편의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한 캐시 베이츠는 스티븐 킹 원작의 영화 <미저리>에서 과대망상증 환자 ‘애니’ 연기로 극찬을 받은 명배우다. 그는 <AHS> 시즌 3의 마담 델핀 역으로 에미상을 수상하였고, 시즌 4 <Freak Show>에서는 서커스의 “수염난 여자”(Bearded lady)로, 시즌 5 <Hotel>에서는 호텔 매니저로 연이어 출연하며 드라마의 고정 출연자로 나섰다. 그의 차기작으로 넷플릭스 드라마 <Disjointed>가 확정되었다.

AHS Season 4 <Freak Show>의 “수염난 여자”로 출연한 캐시 베이츠
AHS Season 8 <Apocalypse>에 출연한 캐시 베이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