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러시아 인형처럼>에서 주인공 ‘나디아’는 36번째 생일날에 죽었다가 친구 집 화장실에서 다시 살아난다. 그리고 그 때마다 똑 같은 노래가 배경음악으로 흘러나왔다.

나디아 역의 주연 배우이자 드라마 제작자 역할까지 맡은 나타샤 리온(Natasha Lyonne)은 이 때 흘러나온 음악에 ‘리셋 송(Reset Song)’ 이란 용어를 부여하고 어떤 노래를 쓸지에 대해 고심했다. 음악 광팬인 그는 최종적으로 네 곡을 후보로 놓고 그 중 한 곡을 골랐다. 드라마에서 그가 죽은 횟수는 22번이니까 드라마를 완주하면 이 곡을 최소한 22회 듣게 되는 셈이다.

 

Harry Nilsson ‘Gotta Get Up’(1971)

비틀스 히트곡 ‘Without You’가 수록된 앨범 <Nilsson Schmilsson> 수록곡. 해리 닐슨은 비틀스 멤버들이 좋아하는 싱어송라이터로 한 동안 유명세를 탔으며, 존 레논 사망과 함께 활동이 뜸해졌다. 이 곡은 해리 닐슨이 야간 은행의 컴퓨터 기사로 일하던 시절을 묘사한 곡으로 “Gotta get up before the morning comes”(아침이 오기 전에 일어나야 해) 라는 가사가 반복해서 나온다.

 

Lil Kim ‘Not Tonight’(1997)

노토리어스 비아이지에게 발굴된 여성 래퍼 릴 킴의 데뷔 음반 <Hard Core>(1996)에 수록된 싱글로, 빌보드 차트에서 6위, 랩송 차트에서 2위에 올랐고 그래미 랩 부문 후보에 오른 히트곡이다. 조지 벤슨에게 그래미 R&B상을 안긴 ‘Turn Your Love Around’(1981)을 샘플링했다.

 

Lou Reed ‘Crazy Feeling’(1976)

벨벳 언더그라운드를 탈퇴하고 앤디 워홀과의 협력 관계를 청산한 루 리드의 첫 솔로 앨범 <Coney Island Baby>에 수록한 곡이다. 당시 사랑에 빠졌던 여자친구 레이첼 험프리스(Rachel Humphreys)에게 바친 앨범으로, “You are the kind of person that I’ve been dreaming of”와 같은 로맨틱한 가사로 가득하다.

 

The Stooges ‘No Fun’(1969)

더 스투지스는 후일 펑크 록의 대부라 불린 보컬리스트 이기 팝(Iggy Pop)을 주축으로 1960년대 말에 결성한 개러지 록밴드로, 이 곡은 동명의 데뷔 앨범에 수록하였다. 출반 당시에는 별 주목을 받지 못하고 “시끄럽고 천박하고 어린애 같은” 음악으로 평가절하되었으나, 후일 1970년대 펑크 록 운동의 선두주자로 인정되는 음반이 되었다.

나타샤 리온은 후보곡 중 결국 해리 닐슨의 ‘Gotta Get Up’을 리셋 송으로 결정했다. 이 곡이 삽입된 드라마 <러시아 인형처럼>의 인기가 치솟으며, 스포티파이에서 스트리밍 요청이 33배나 증가하여 관계자를 놀라게 했다. 1993년 타임루프 영화 <사랑의 블랙홀>(Groundhog Day)에서 리셋 송으로 사용된 소니 앤 셰어(Sonny & Cher)의 ‘I Got You Baby’를 이어 새로운 리셋 송이 탄생한 것이다.

Sonny & Cher ‘I Got You Baby’

 

참조 기사 출처 – ‘뉴욕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