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9회 그래미 어워드 발표가 오는 2월 12일로 다가왔다. 총 84개 부문에서 시상이 이루어지는 가운데, 최고 즉흥재즈 솔로(Best Improvised Jazz Solo) 부문에서는 5명의 후보곡이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작년 그래미 어워드 수상작인 크리스천 맥브라이드(Christian McBride)의 ‘Cherokee’에 이어 올해에는 누구에게 영예가 돌아갈지 궁금해진다. 후보로 오른 5곡을 들어보고 누가 수상할지 예상해 보자.

 

조이 알렉산더, <Countdown> ‘Countdown’

Joey Alexander 'Countdown'

2003년에 태어난 인도네시아 출신의 재즈 신동 조이 알렉산더(Joey Alexander)의 동명의 두 번째 앨범에 수록된 곡이다. 6세 때 장난감 키보드를 이용해 독학으로 피아노를 배워 유튜브를 통해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8세 때는 유네스코 홍보대사로서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허비 행콕을 감탄하게 하였고, 11세 때는 윈튼 마살리스의 초청을 받아 링컨센터 무대에 섰으며, 12세 때는 몬트리올과 뉴포트 재즈 페스티벌에서 연주한 신동이다. 그의 데뷔 앨범 <My Favorite Things>는 작년 그래미 어워드에서 2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으나 아깝게 차점으로 수상을 놓쳤다. 과연 올해에는 최연소 그래미상을 차지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라비 콜트레인, <In Movement> ‘In Movement’

Ravi Coltrane 'In Movement'

라비 콜트레인(Ravi Coltrane, 1965~)은 섹소폰 레전드 존 콜트레인과 재즈 피아니스트 앨리스 콜트레인의 아들이다. 아버지가 사망할 당시 겨우 두 살이었던 라비는 아버지를 따라 재즈 색서포니스트가 되었고, 어느덧 리더로써 6장의 앨범을 출반한 중견 아티스트가 되었다. 작년에 거장 드러머 잭 디조넷(Jack DeJohnette), 베이시스트 매튜 개리슨(Matthew Garrison)과 공동 발표한 <In Movement>의 타이틀 트랙의 색소폰 연주로 생애 처음 그래미에 노미네이트 되었다. 매튜 개리슨 또한 존 콜트레인의 베이시스트였던 지미 개리슨의 아들로, 세대를 잇는 트리오 구성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아쉽게도 아직 유튜브에 후보곡이 올라와 있지 않아 앨범 홍보 영상(Electronic Press Kit)으로 대신한다.

 

프레드 허쉬, <Sunday Night at the Vanguard> ‘We See’

Fred Hersch 'We See'

프레드 허쉬(Fred Hersch, 1955~)는 유명한 트럼펫 주자 아트 파머(Art Farmer)의 피아니스트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으며, 벌써 50여 장의 음반을 낸 베테랑 피아니스트다. 재즈 피아노 교수로 오랫동안 일했으며, 1980년부터는 모교인 보스턴의 뉴잉글랜드 음악학교(New England Conservatory)에 재직 중이다. 그는 2008년 HIV성 치매 질환으로 두 달간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깨어나 근육이 모두 손상되었으나, 열성적인 재활 훈련으로 피아노를 다시 칠 수 있게 되었다. 뉴욕의 유명한 재즈 클럽 ‘Village Vanguard’에서 정기적으로 솔로 연주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며, 그곳에서 녹음한 몽크의 ‘We See’로 그래미 어워드 후보에 올랐다. 그는 오랜 음악 경력에도 그래미 어워드에 10여 차례 후보로만 오르고 수상을 하지 못해 주위의 안타까움을 샀는데, 이번에는 그래미를 움켜쥘 수 있을지 기대된다. 올해 4월 3일 8시에 혜화동의 JCC콘서트홀에서 그의 내한 솔로 콘서트가 열릴 예정이다.

 

브래드 멜다우 <Blues and Ballads> ‘I Concentrate on You’

Brad Mehldau 'I Concentrate on You'

브래드 멜다우(Brad Mehldau, 1970~)는 작년 9월 색서포니스트 조슈아 레드만과 내한 공연을 하며 국내 재즈팬과도 익숙해진 재즈 피아니스트이다. 그는 버클리음대 재학 중 최고 만능 뮤지션 상(Best All Round Musician Award)을 받았고, 역시 하버드대학교 우등생 출신인 조슈아 레드만의 쿼텟에 들어가 친분을 쌓았다. 1992년부터 자신의 밴드를 이끌면서 <The Art of Trio> 시리즈를 연이어 발표하였고, 팻 매스니와도 두 장의 듀오 앨범을 발표한 바 있다. 재즈뿐만 아니라 팝, 록, 클래식까지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는 연주자 겸 작곡자로 명성을 쌓고 있다. 이번에 같이 노미네이트된 프레드 허쉬는 젊은 시절 그의 스승이기도 하지만, 브래드 멜다우 또한 아직 그래미와 인연을 맺지 못한 상태라 사제간의 열띤 경쟁이 예상된다.

 

존 스코필드 <Country for Old Man> ‘I’m So Lonesome I Could Try’

John Scofield 'I'm So Lonesome I Could Cry'

60대 중반의 노장 재즈 기타리스트 존 스코필드(John Scofield, 1951~)가 작년에 발표한 47번째 앨범 제목은 코엔 형제의 영화 <No Country for Old Man>를 살짝 바꿔 지은 것이다. 펑키한 블루스를 즐겨 연주하던 그가 이번에는 인기 ‘컨트리’ 레퍼토리를 자신의 스타일로 연주했다. 그래미 어워드에 후보로 오른 곡은 1949년 행크 윌리엄스의 노래를 리바이벌한 것으로, 그의 밴드 메이트인 래리 골딩스(Larry Goldings)의 하몬드(Hammond) 오르간 연주에도 평론가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작년 그래미 어워드에서 <Past Present>로 최우수 재즈 앨범상을 받은 그가 2년 연속 그래미상을 받을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