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갑지 않은 알람 소리, 밖으로 나오기 싫은 이불의 포근함, 순식간에 덮쳐오는 하루에 대한 부담감 등 숨 가쁜 일상을 살아내는 현대인에게 ‘활기찬 아침’이란 그야말로 비현실적인 문구다. 덕분에 자연스레 이질감이 느껴지는 단어 ‘아침 식탁’. 온갖 매체, 미디어를 통해 아침 식사의 중요성을 숱하게 접하지만 이를 일상에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도 우리는 여전히 완벽한 하루의 시작을 꿈꾼다. 갖지 못하는 것에 대한 낭만이 비대해지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낭만을 더하는 주범, 유튜브의 브이로그 중 아침을 담은 ‘모닝 루틴’ 콘텐츠를 살펴보자. 영상을 보다 보면 영상 속 그들처럼 다소 비현실적인 라이프스타일을 갖고 싶은 욕구가 샘솟을 것이다. 아침을 가꾸는 법 말이다.

 

Café 709

Via Café 709 인스타그램

크리에이터 Café 709는 일본에 거주 중인 한국인 유튜버다. 그의 하루는 커튼을 열어젖히고 냉장고 문을 여는 것으로 시작한다. 분주히 아침 식사를 준비하는 과정은 지극히 타인의 일상이지만, 정갈하게 플레이팅 된 음식을 보고 있으면 문득 나의 아침을 떠올리게 된다. 그의 식탁에 비하면 너무도 빈약한 식단이라 반성 아닌 반성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한가로운 식탁을 비추는 앵글. 그는 일본인 남편 ‘토모’와 함께 식탁에 마주 앉아 아침 인사를 나누고 포크를 집는다. 영상 제목처럼 ‘소소하다’고 표현하고 말기엔 더없이 아름다운 순간, 그의 비디오는 식탁 위 일상적인 장면을 포착한다. Café 709는 아침을 가꾸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레시피 영상도 함께 선보이고 있다. 그의 영상과 함께라면 아침 일찍 냉장고를 열고 접시를 채우는 일이 보다 즐거워질 것이다.

일본에 사는 만큼, 그는 일본 가정식 위주로 전개하고 있다. 사실 그는 처음부터 일본식을 좋아했던 것은 아니다. 일본에 정착한 초기에는 일본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한식을 고집하다가, 레시피 서적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일본 가정식을 만들기 시작했다. “한국인인데 일본 가정식을 만든다.”라며 불편함을 표하는 이들도 더러 있는데, 그는 “모처럼 일본에 사니까 일본 가정 요리를 보여주는 게 더 재밌을 거 같다.”고 답한다.

Café 709 유튜브

Café 709 인스타그램

 

TOKO

Via TOKO 유튜브

 

일본 크리에이터 ‘토코(TOKO)’는 한국에도 잘 알려진 유튜버다. 그는 평범한 학생이며, 평범한 일상을 비디오에 담아낸다.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낭만을 솎아내기란 쉽지 않지만, 토코는 매번 이런 평범함의 낭만을 만끽한다. 그의 채널에서 가장 많은 조회 수를 기록한 영상은 모두 ‘루틴’에 대한 콘텐츠이다.

이른 아침 침대에서 일어나 집을 나서기 직전의 모습을 담은 ‘모닝 루틴‘은 토코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계기가 된 영상이다. 영상 속 파자마 차림의 토코는 세수를 하고 세탁기를 돌린 후 냉장고 앞에 선다. 토스트 위에 햄과 계란을 얹는 것만으로 근사한 아침 식탁을 완성해냈다. Café 709의 식탁보다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은가?

토코의 영상을 보고 있다 보면, 아늑한 인테리어에 절로 시선이 간다. 벽면에 아무렇게나 붙은 엽서, 유리병에 든 말린 장미, 정갈한 인상을 주는 원목 탁자, 포근해보이는 소파 등. 무채색으로 꾸민 방안에 빛이 들면 순식간에 따뜻한 분위기로 변모한다. 공간에 대한 문의가 빗발치자, 토코는 ‘룸 투어’ 콘텐츠를 게재했다. 자신의 부엌과 거실을 관찰하며 가구나 소품에 대한 설명을 덧붙이는데, 한국에서 구할 수 없는 오브제들을 마주할 때마다 탄식이 절로 나온다. 화려한 인테리어가 아닌, 아늑하게 꾸며진 공간이라 더 마음이 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토코의 대부분의 영상이 한국어 자막을 제공하고 있으니 편하게 시청할 수 있을 것이다.

TOKO 유튜브

TOKO 인스타그램

 

Wear I live

 Via Wear I live 인스타그램

뉴욕에 거주하고 있는 크리에이터 ‘Wear I Live’의 ‘제니(Jenny)’ 역시 라이프 스타일 콘텐츠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프리다 칼로가 연상되는 비주얼에, 빈티지 감성을 사랑하는 ‘패션 덕후’이자, 비건 라이프를 지향하고 있다. 제니의 모닝 루틴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비건 식단은 채식주의자라면 시선이 갈 수밖에 없다.

영상 리스트만 봐도 그가 어떤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는지 단번에 알 수 있다. 전반적인 영상의 톤과 분위기 또한 감각적이다. 그와 취향이 비슷한 이들이라면, 영상의 오프닝만 보고서도 ‘구독’ 버튼에 손이 갈 거라 확신한다. 제니의 모닝 루틴 영상은 대부분 멘트 없이 장면이 이어지기 때문에 자막이 없더라도 무리 없이 시청할 수 있다.

낯선 여행지에서의 아침은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다. 제니 역시 여행지의 낭만을 함축시킨 비디오를 선보인 바 있다. 바로 그의 채널에서 가장 많은 조회 수를 기록한 ‘파라다이스에서의 아침 루틴(MORNING ROUTINE IN PARADISE)’이다. 파나마의 항구 도시 보카스델토로의 아침을 이보다 더 완벽하게 담아낼 수 있을까? 제니는 파나마에서 맞이한 모든 아침이 아름다웠다고 덧붙였다. 환상적인 배경 음악과 어우러져 한 편의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하다. 또한 제니는 모든 영상의 배경 음악 선곡에 있어서 뛰어난 센스를 발휘한다. 모닝 루틴을 보러 들어왔지만, 플레이 리스트가 채워졌다는 후문이 있을 정도.

Wear I live 유튜브

Wear I live 인스타그램

 

메인 이미지 Café 709 영상 썸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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