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닝(Car Spinning)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활동 중인 힙합 그룹 디 안트로보르트(Die Antwoord). 이들의 히트곡 ‘Baby’s on Fire’ 뮤직비디오의 한장면

스피닝이 서브컬쳐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다. 당시 갱스터 문화에서 장례식 때 고인의 명복을 기리기 위해 차를 훔쳐 거칠게 스피닝 기교를 부리던 것이 시초가 되었다. 1990년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차별 철폐 이후 요하네스버그에서 주로 흑인들이 거주하는 소웨토(Soweto)라 불리는 지역에서 시작되었다.

Via vice

20대들이 이 BMW 325i (차 모양이 네모난 박스 형태와 비슷하다고 하여 로컬 주민들 사이에서는 ‘구쉐쉐(Gusheshe)’라고도 불린다)를 타고 아찔한 묘기와 함께 차의 최대 성능치를 끌어올리면서부터 오늘날 모터스포츠의 모습으로 발전했다. 타이어가 떨어져 나갈 때까지 드리프트를 하거나 드리프트 중에 몸의 절반을 차 밖으로 내민 채 매달려 있기도 한다.

 

#넬슨 만델라가 사랑한 그의 고향 소웨토

Via sahistory

스피닝의 시초가 된 지역, 소웨토는 ‘South Western Townships”의 약자로 흑백인종차별정책에 의해 1~2차 세계대전 시기에 형성된 남아공의 빈민가 지역으로, 넬슨 만델라의 고향이다. 이 지역은 1970년대 백인의 언어 정책에 대항하는 봉기가 일어난 후 흑인인권운동의 상징이 되었다.

Via vice

이러한 역사적 배경은 스피닝 문화가 정식 모터스포츠로서 자리매김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동시에 이는 로컬 아프리카계 지역 주민 사람들에게 큰 의미를 가진다. 이제 스피닝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경쟁자들이 모여 함께 즐기는 모터스포츠 문화로 재탄생 되어 ‘차별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모터스포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라이언 쿡슨의 <Tell Them About Me>

Via garagisme

라이언 쿡슨(Ryan Cookson)은 호주 멜버른 출신으로 유튜브에서 남아공의 80년대 BMW 차들을 개조하여 묘기를 부리는 스피닝 신을 처음 접하면서 스피닝 스포츠, 서브 컬쳐로서의 매력에 푹 빠졌다. 그는 2년동안 남아공의 우범지대로 불리는 스피닝의 고향 요하네스버그의 소웨토에서 그가 목격한 스피닝 장면들을 카메라에 담았고, 이를 모은 사진집 <Tell Them About Me>를 출간하였다.

그의 사진들은 자극적인 이미지로 주목받기를 거부한다. 사진들은 주로 스피닝 선수들의 일상을 다루며 공식 경기장 외에 동네에서도 흔히 벌어지는 스피닝 현장을 날것 그대로 담아낸다. 그는 아직까지도 열악한 환경해서 행해지는 스피닝 경기 현장과 스피닝 선수들이 경기장 밖의 현실과 고군분투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모습을 포착한다.

소위 ‘하위문화’로 여겨졌던 스피닝은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역사와 삶을 바탕으로 발전되어 왔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열악한 스폰서쉽 문제들은 선수들을 거리로 내몰고 있다. 라이언 쿡슨은 그의 책 제목과 같이 스피닝을 문화로서, 스포츠로서 세상에 알리고자 한다. 그 속에 몸담고 있는 선수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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