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서린 비글로우(Kathryn Bigelow)는, 아직도 보수적인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받은 적 있는 유일한 여성이다. 당시 <허트 로커>(2009)로, 전 남편 제임스 카메론의 <아바타>를 꺾고 상을 받은 일화가 유명하다.

그는 2014년, 국제동물보호단체인 와일드에이드(WildAid)와 협업한 캠페인 영상을 제작했다. 이 단편은 상아 때문에 무분별한 밀렵 대상이 되는 야생 코끼리 보호를 간곡한 목소리로 외친다.

<Last Days>는 애니메이션 화면이 사건의 시간 역순으로 재생되는 독특한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머리에 고풍스러운 디자인의 비녀를 꽂은 한 여성의 모습으로부터 출발해, 이 비녀가 어떤 판매와 유통, 생산 과정을 거쳤는지 카메라를 앞으로 돌려가며 추적하는 것.

전작에서도 주로 현실적이고 사회 고발적 내용을 다루었던 캐서린 비글로우는, <Last Days>에서도 야생 코끼리 밀렵과 관련된 실제적인 수치와 사건들을 조목조목 언급하며, 보는 이의 경각심을 일깨운다.

단편 중간에 삽입된 짧은 실사 영상은, 2013년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 알 샤바브(al shabaab)의 무장 테러범 16명이 주말 시간 케냐 나이로비의 한 쇼핑몰을 습격한 테러 사건을 조명한다. 외국인들과 어린이들이 포함한 일반인들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한 이 대형 테러에서 민간인 61명을 포함해 총 72명이 사망하고 200여 명이 다쳤다. 얼핏 주제와 관련 없어 보이는 사건이지만, 영상은 뒤이어 알 샤바브가 상아 사업을 통해 연간 6억 원 상당의 수입을 올린다고 밝힌다.

캐서린 비글로우의 최신작 <디트로이트>(2017)는 미국 사회 인종 간 대립이 극심했던 1967년 디트로이트 흑인 폭동을 다룬 작품이다. 지난해 인디포스트에서 소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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