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살이라는 이른 나이에 결혼과 육아에 전념하면서 하던 미술공부를 마치지 못했던 로즈 와일리는 47세의 나이가 되어서야 Royal College of Art에서 미술 석사 학위를 받는다. 그 후로도 큰 명성을 얻지 못하고 있다가 76세 생일을 몇 달 앞둔 시기에 <가디언>지에서 ‘영국에서 가장 핫한 작가’ 중 한 명으로 불리면서 그의 작품은 인정받기 시작한다. 현재 우리 나이로 85세인 그는 매우 왕성하게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작품들은 국제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2010년에는 뉴욕에서 모스크바에 이르기까지 여러 도시의 갤러리에서 단독 전시회를 열었다.
로즈 와일리는 영화, 잡지, 대중에게 알려진 사진 등을 참고하고 영감을 받아서 그림을 그린다. <킬빌>(2003) 같은 영화나, 니콜 키드먼, 축구선수, 엘리자베스 1세 여왕 등 유명인들을 주제 삼아 그린다. 그는 역사 속 인물을 그릴 때도 현재에 알려진 인물의 얼굴로 대체하여 요즘 사람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게 그린다. 많은 셀렙들에게도 인기 있는 화가인 로즈 와일리의 그림은 모델 나오미 캠벨이 래퍼 퍼프 대디에게 선물로 주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어렸을 때 경험한 2차 세계대전을 다룬 그림을 제외하곤 그의 나이를 짐작케 할 수 있는 요소는 그림 어디에도 없다. 미국 화가 장 미쉘 바스키아와도 살짝 비슷한 화풍을 지닌 그의 그림은 천진하고 순수하며 에너지가 넘치고 현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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