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페이스북이 자체 TV 시리즈를 출시하는 등 각종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사업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큰 기업이라도 후속 주자로서 넷플릭스, 아마존 같은 글로벌 미디어 기업과 단기간에 동등한 경쟁력을 갖추기는 어려운 일입니다.

그런데 신규 OTT 서비스들 가운데 차별화된 콘텐츠로 평단과 대중으로부터 차츰 인정받고 있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유튜브 프리미엄입니다. 유튜브 프리미엄은 지난 2016년부터 자체 제작 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2018년, 인기 영화를 모티브로 한 <코브라 카이>, <스텝 업: 하이 워터>, <임펄스> 등을 론칭하며 평단으로부터 극찬을 이끌어낸 바 있습니다.

 

<코브라 카이> 2019년 2시즌 공개 예정

<코브라 카이(Cobra Kai)>는 유튜브 최초 히트작이자 아마도 유튜브에서 가장 유명한 오리지널 콘텐츠일 겁니다. 로튼토마토 신선도 100%를 기록했고, 다수의 해외 매체로부터 2018년 최고의 신작으로 꼽혔습니다. 이는 객관적인 수치로도 잘 드러나는데, <코브라 카이>가 공개된 첫 주 성적은 타 플랫폼에서 비슷한 시기에 공개된 <루머의 루머의 루머(13 Reasons Why)>, <로스트 인 스페이스(Lost in Space)>, <핸드 메이즈 테일(The Handmaid's Tale)>을 훨씬 웃도는 성적이었다고 합니다. <코브라 카이>는 영화 <베스트 키드(Karate Kid)>(1984) 시리즈의 시퀄 격인 작품으로, 1984년 개봉한 첫 번째 시리즈로부터 34년이 흐른 현재, '코브라 카이' 가라테 도장을 재개장한 '조니 로렌스'(윌리엄 잽카)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다니엘 라루소’(랄프 마치오)와 조니의 라이벌 관계는 오리지널 팬들의 향수를 자극하면서, 원작 영화를 몰랐던 10대층에게도 높은 지지를 얻고 있습니다.

30여 년 전 다니엘 라루소와의 대결에서 참패를 당한 뒤 힘든 시간을 보낸 조니 로렌스. 세상은 승자만 기억한다 했던가. 라루소의 성공을 목격한 조니는 과거에 자신이 몸 담았던 악명 높은 코브라 카이 도장을 열기에 이르고, 필연적으로 라루소와 다시금 얽히게 됩니다. 두 사람의 10대 시절이 담긴 영화 <베스트 키드>가 약하고 볼품없던 소년의 성장 드라마라면, 드라마 <코브라 카이>는 패배자가 된 어른의 도약과 반격을 담고 있습니다. 이 시리즈가 더욱 특별한 건 영화에 출연했던 랄프 마치오와 윌리엄 잽카가 중년의 모습으로 다시 호흡을 맞추게 된 것인데, 34년이라는 시간을 무색하게 만드는 두 사람 사이 팽팽한 긴장감이 영화 <베스트키드>를 추억하는 팬들에게 큰 선물이 되고 있습니다.

 

<임펄스> 2시즌 2019년 공개 예정

2008년 개봉된 영화 <점퍼>의 스핀 오프 시리즈입니다. 평범한 소녀 '헨리'가 일련의 계기를 통해 새로운 능력을 깨우치게 되는 이야기를 시즌1 전반에 걸쳐 그리고 있습니다. 영화 <점퍼>가 어느 날 갑자기 초능력을 갖게 된 주인공의 좌충우돌하는 모습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드라마 <임펄스(Impulse)>는 주인공 '헨리'가 능력을 갖게 되는 과정, 10대 소녀가 트라우마를 입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세심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임펄스>가 평단으로부터 큰 호평을 받은 비결은, 일반적인 초능력, SF 장르물이 취하는 화려한 CG와 장황한 액션 장면을 과감하게 포기한 대신, 변덕스럽게 방황하는 10대 소녀의 내면과 심리에 초점을 맞춘 데 있습니다. 극중 '헨리'가 특별한 능력을 가졌을 지도 모른다고 결정적으로 깨닫게 된 순간은, 그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끔찍했던 기억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만일 보는 사람이 주인공의 트라우마에 공감할 수 없다면, 이 드라마가 반쪽짜리로 전락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작품은 ‘개인의 트라우마’라는 주제를 중요하게 차용하고 있습니다.

공개 전 많은 사람들의 우려와 달리, 매디 하슨은 한층 성장한 연기력으로 가족과 친구에 의해 상처 입고 능력을 통제할 수 없어 당황하는 인물의 심리를 실감 나게 소화했습니다. 매디 하슨의 연기가 <임펄스>의 호평에 가장 큰 역할을 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두 번째 시즌에서는 헨리가 능력을 본격적으로 활용해 자신과 자신의 가족을 위협하는 무리에게 적극 반격할 것으로 예상되어,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시즌2 예고편

 

<웨인> 2019년 1월 시즌1 공개

지난 1월 유튜브 프리미엄을 통해 공개된 <웨인(Wayne)>은 공개와 동시에 좋은 평가들을 이끌어내며, <코브라 카이>와 함께 ‘유튜브 프리미엄을 반드시 결제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 바 있습니다. <웨인>은 불의를 참지 못하는 10대 소년 '웨인'(마크 맥캐나)이 아버지의 죽음 이후, 오래전 아버지가 도둑맞은 차를 되찾고자 여자친구 '델'(시아라 브라보)과 함께 마이애미로 떠나는 로드 트립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

<웨인>은 영화 <데드풀>의 각본가 레트 리즈와 폴 워닉이 책임 프로듀서로 참여함으로써, 영국 드라마 <빌어먹을 세상 따위>의 감성과 <데드풀>의 유머 코드의 조합으로 크게 화제를 모았습니다. ‘보니와 클라이드 21세기 틴 버전’ 등으로 불렸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웨인>을 단순하게 설명하기 위한 수식어일 뿐입니다. 주인공 웨인은 동급생들 사이에서 악명 높은 두려움의 대상으로, 학생들은 심지어 선생님, 경찰보다 웨인을 더 무서워합니다. 이는 불의 앞에 주먹부터 먼저 나가는 웨인의 거침없는 성격과 행동 때문입니다. 비록 모든 일을 주먹으로 해결하려는 폭력적인 성향이 있기는 하지만, 웨인의 정의감과 행동력은 그를 히어로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닙니다.

작품은 웨인의 자경단원으로서의 면모를 강조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10대 소년의 연애 초보 같은 풋풋한 면모를 드러내 균형을 찾았습니다. 모든 장면, 매 순간을 매혹적이고 로맨틱한 명장면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로, 두 사람의 케미는 이 드라마의 장르를 두고 의견이 분분해지게 할 정도입니다.

 

<유스 앤 컨시퀀스> 2018년 1시즌 종영

<유스 앤 컨시퀀스(Youth & Consquense)>는 2백만 구독자를 지닌 인기 유튜버이자 10대들의 멘토로 활약 중인 애나 아카나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그의 영향력을 입증하듯 작품은, 지난 해 3월 유튜브 프리미엄을 통해 공개함과 동시에 이른 시간 안에 가장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는 등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유스 앤 컨시퀀스>는 오늘날 평범한 고등학교에서 일어날 법한 학생회장 선거, 체육교사의 비리 등의 소재를 비교적 사실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애나 아카나는 고등학교 여왕 ‘파라’를 맡았습니다.

<유스 앤 컨시퀀스>의 배경인 센트럴로체스터 고등학교가 학생회장 선거로 떠들썩 한가운데, 학생회장 후보들은 학교의 숨은 권력자 '파라'의 표를 얻고자 그를 찾아갑니다. 파라는 교내 동급생들의 선망의 대상이자 유행을 선도하는 인물. 뿐만 아니라 파라는 교내에서 일어난 불의에 맞서 해결사를 자처하며, 이를 혼자 힘으로 해결하려고 합니다.

작품은 틴 드라마로서의 재미만 아니라 선거, 언론인의 윤리의식, 성 평등 이슈 등 최근 사회적 문제들을 고등학교라는 특수한 배경에 대입해 신선하면서도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유스 앤 컨시퀀스>는 <크리미널 마인드>, <그레이 아나토미>, <레이 도노반> 등 다수의 인기 시리즈를 제작한 마크 고든이 책임 프로듀서로 제작 전반에 참여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의 노련한 스토리텔링이 틴 드라마마저 빛낸 셈. 비록 1시즌으로 종영되었지만 유튜브 프리미엄의 중독적인 볼거리로 입소문이 자자해, 틴 드라마를 즐겨보는 분들께 적극 추천하는 작품입니다.

 

<스텝업: 하이워터> 시즌2 2019년 3월 20일 공개

엄마의 약물 문제로 인해, 오하이오에서 삼촌이 있는 애틀랜타로 이사 온 쌍둥이 남매 ‘자넬’과 ‘탈’. 삼촌의 교육 방침에 따라 이들은 자신들이 오랫동안 해온 무용을 포기해야 할 위기에 처합니다. 그러나 우연히 이웃 '단드레'의 초대로 그의 파티에 참석한 남매는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뜨고, 기회를 잡게 됩니다. 삼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넷이 '세이지 오돔'이 설립한 아트스쿨 ‘하이 워터’의 댄서 오디션을 보게 된 것. 가수 니요(Ne-Yo)가 학생들의 멘토이자 학교 설립자 ‘세이지 오돔’ 역으로 출연했고, <글리>의 나야 리베라 등 다재다능한 배우들이 출연해 노래와 댄스를 직접 소화했습니다. 배우 채닝 테이텀과 제나 드완 테이텀은 책임 프로듀서로 제작에 참여했다고 합니다.

지난해 1월 공개된 <스텝 업: 하이 워터>의 1화 조회 수는 2천2백만 이상을 기록하며 유튜브 프리미엄 콘텐츠의 영화 못지않은 화제성을 입증했습니다. 게다가 작품은 매 에피소드를 장식하는 댄스 안무 튜토리얼 영상도 함께 공개해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스토리상 영화 <스텝 업> 시리즈와의 연결고리는 찾아보기 힘들지만, 인물들의 댄스에 대한 열망과 도전의식, 눈과 귀가 즐거운 화려한 퍼포먼스는 영화 못지않은 작품입니다. 게다가 영화에서 보여줄 수 없었던 드라마적인 요소를 보완해 더욱 중독적인 매력을 선사한다는 게 이 드라마에 대한 총평입니다. 오는 3월 시즌2 공개를 앞두고 있습니다.

시즌2 예고편

 

Wri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