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의 지난해 글로벌 총 가입자 수는 1억 3700만 명을 기록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의 작품성 또한 인정받고 있다(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연출한 <로마>는 2018년 베니스 영화제 황금 사자상을 받았다). 이 기세에 힘입어 넷플릭스가 선보인 신개념 스릴러 영화와 드라마 또한 화제를 모은다. 신선한 시도와 작품성으로 관객들을 사로잡는 넷플릭스의 스릴러 작품들을 만나보자.

 

<블랙 미러: 밴더스내치>
-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선택의 순간 그 자체를 즐겨라

데이비드 슬레이드가 연출을 맡고 ‘블랙 미러’ 시리즈의 창시자 찰리 브루커가 또 한 번 각본을 맡은 작품으로, 관객이 스스로 결말을 선택하는 ‘인터랙티브 포맷’을 도입해 화제다. 인터랙티브 포맷이란 이미 만들어진 스토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던 기존 영상 콘텐츠와 달리 관객이 직접 개입하여 스토리 전개와 결말을 결정짓는 새로운 형식을 말한다. 관객은 제한 시간 10초 안에 주어진 두 가지 선택 중 하나를 결정한다. 한번 선택하고 나면 이전으로 되감지 못한다. 아침 식사 메뉴에서부터 주인공 ‘스테판’의 일생을 좌우할 수 있는 중대한 기로의 순간까지 모든 선택이 관객의 손에 달려있다.

찰리 브루커 Via Wired UK

참신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단일화되고 획일적인 메시지 전달밖에 되지 않아 게임에 가깝다는 혹평이 따랐다. 이에 블랙 미러의 창시자이자 <밴더스내치>의 각본을 맡은 찰리 브루커는 영국 허핑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본인이 결정을 내리기 싫다고 투덜거리는 사람들은 꺼지라며(F*** Off)” 맞받아치기도 했다.

그의 말에 덧붙이자면, <밴더스내치>를 게임이라고 단정 짓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게임은 기본적으로 자발적인 ‘노는’ 행위이며, 놀이하는 자는 강요당하지 않는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선택의 순간을 경험한다. 순간순간의 가벼운 선택에서 일생일대의 중대한 선택까지 우리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선택의 과정에서 살아가고 있다. <블랙 미러: 밴더스내치>는 그러한 우리의 삶을 담았다. 선택과 그에 따른 결과에 대한 책임을 관객에게 묻고 보여줌으로써 관객과 함께 스토리를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블랙미러: 밴더스내치> 예고편

 

<너의 모든 것(YOU)>
- 소시오패스의 로맨스, 보는 동안 참을 수 없는 괴로움을 안겨주다

인간은 선을 추구한다. 그러나 우리가 절대 선이라고 믿는 것들이 언제나 진리인 것은 아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시리즈 <너의 모든 것(YOU)>은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뉴욕의 한 서점 매니저이자, 소시오패스인 주인공 ’조’를 통해 선에 대한 인간의 잘못된 착각이 불러오는 비극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조는 작가 지망생 ‘벡’에게 첫눈에 반한다. 그는 제일 먼저 SNS로 벡에 대해 면밀한 사전 조사와, 스토킹을 통해 그녀의 삶을 본인 중심에서 판단하고 재단하고 필요하면 잘라(?)낸다. 둘의 로맨스는 반전을 거듭하는 스릴러로 변모하며 기이한 국면으로 나아간다. <너의 모든 것(YOU)>은 철저히 조의 시선으로 스토리가 전개되어 그의 감정선과 생각을 읽는 시청자들은 보는 내내 가슴 졸이게 된다. 시종 아슬아슬한 불안감이 감도는 스릴러 로맨스물은 인간 이면의 위험성과 탐욕을 거침없이 보여준다.

<너의 모든 것> 예고편

 

<기묘한 이야기>(시즌3 7월 4일 공개 예정)
- 1983년, 끔찍한 초자연적 힘과 연루된 미스터리 실종 사건을 다루다

쌍둥이 더퍼 형제가 창조한 <기묘한 이야기>는 1980년대를 배경으로 미국 인디애나주 가상의 마을 호킨스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SF 판타지 드라마이다. 1980년대를 주름잡았던 배우 위노나 라이더가 출연해 성공적인 복귀를 알렸으며, 2017년 ‘구글에서 가장 많이 검색한 TV 드라마’ 1위, 2018년 에미 어워드에 드라마 시리즈 부분을 포함한 4개 부분을 수상하며 그 작품성과 인기를 증명했다.

<기묘한 이야기>는 SF 장르로서는 특이하게 1980년대를 배경으로 소년 ‘윌’이 실종되고, 미스터리한 힘을 가진 소녀 ‘일레븐’이 나타나며 마을에서 벌어지는 초자연적 현상들을 다룬다. 윌을 찾아 나선 가족과 개성 뚜렷한 4명의 괴짜 친구들은 초자연적 힘과 지옥을 연상케 하는 ‘뒤집힌 세계’라 불리는 또 다른 차원의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배후에는 정부의 기밀 실험단이 있다. 인간의 힘이 닿을 수 없는 초자연적 영역과 그 힘은 알 수 없는 경외감, 공포감은 크게 다가온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줄거리 전개 과정에서 꾸준히 지속되는 쫄깃한 긴장감이 이 드라마의 관전 포인트다. <기묘한 이야기>는 즐거운 불안감과 동시에 묘하게 빛이 바랜 것 같은 필름의 질감 표현까지 더해져 시간을 초월한 느낌을 생생히 전달한다.

<기묘한 이야기> 시즌 3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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