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막을 내렸다. ‘춤’과 ‘썸’의 결합이라는 독특한 콘셉트를 내세운 Mnet <썸바디>가 그것이다. 남녀가 일정 기간 한 공간에서 생활하는 방식의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SBS <짝>을 시작으로 오랜 시간에 걸쳐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한 공간에서 미묘한 감정들이 예민하게 부딪히는 특유의 공기…. 연애 리얼리티가 재미있는 이유를 꼽자면 남의 연애를 엿보는 듯한 짜릿함과 커플 예측에 대한 추리적 요소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감정에 충실한 각양각색의 사람을 살펴보는 재미가 아닐까.

 

연애 리얼리티의 시조새 <짝>

출처 - SBS <짝> 홈페이지

최고 시청률 11%, <짝> 그것은 분명 시대를 앞서간 기획이었다. 2011년 3월부터 2014년 2월까지 3년간 총 140회 방영된 이 프로그램은 ‘썸’이라는 개념이 없던 시절, ‘누가 나의 짝이 되는가’라는 화두 앞에 누구보다 진지한 여섯 남녀의 모습을 담아냈다. ‘애정촌’이라 이름 지어진 숙소에 일주일 동안 머물며 함께 도시락을 먹을 파트너를 정하고, 데이트를 하며 짝을 찾아가는 여섯 남녀. 이들이 보여준 연애와 사랑에 대한 가치관과 사소한 것에서 드러나는 각자의 삶의 방식들은 각종 특집과 레전드, 명언 등의 형태로 지금까지도 대중들에게 기억되고 있다.

 

로맨틱 크로아티아의 시작, <더 로맨틱>

<더 로맨틱> 1분 MV

<더 로맨틱>은 2012년에 방영된, 그야말로 ‘tvN스러운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열 명의 남녀가 열흘 동안 크로아티아를 여행하며 취향 셔플 등을 통해 우연을 가장한 만남을 이어가는 구성. 그뿐 아니라 촬영지 크로아티아의 아름다움은 가히 숙면 중인 연애 세포도 깨울 수 있을 만큼 로맨틱한, 가장 돋보이는 주인공이었다. 여기에 유희열의 내레이션이 더해졌으니 그 달달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으리라. 이 프로그램은 크로아티아에 이어 터키로 무대를 옮겼고, 아이돌까지 출연시키고 나서야 막을 내렸다.

 

넷플릭스도 연애 리얼리티에 주목했다는 사실, <테라스 하우스>

출처 - <테라스하우스> 공식 홈페이지

<테라스 하우스>는 2012년 방영을 시작해 2015년 ‘도시남녀’ 편부터 넷플릭스가 투자 및 제작에 나선 일본의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테라스 하우스’를 공유하는 여섯 남녀의 이야기를 가감 없이 보여주는, 보다 리얼에 가까워 ‘보이는’ 프로그램이다. 매회 오프닝마다 ‘각본 없는 리얼’임을 강조하는 이 프로그램은 일주일, 열흘, 길어도 한 달 동안 한 공간을 공유하는 국내 연애 리얼리티와 달리 일주일간 벌어진 이야기를 한 회에 방송하는데, 대표적으로 <도시남녀> 편은 46주간 방송을 이어가기도 했다. 커플 매칭뿐 아니라 단체 생활에서 오는 갈등과 해소, 꿈을 향한 노력과 좌절 등 다양한 개성을 가진 20대들의 면면과 일본 젊은이들의 문화를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뿐만 아니라 출연자들과 상황에 대한 평가, 감상을 만담처럼 늘어놓는 스튜디오 패널들의 거침없는 입담이 <테라스 하우스>의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덧붙여 ‘도시남녀’ 편에 등장하는 입주자 중 한 명인 일명 ‘미스터 퍼펙트’는 전대미문의 남자 캐릭터이니 반드시 찾아볼 것.

 

함께 설레고 함께 배신당한, 자극의 진수 <하트시그널>

2018년 6월, 채널A의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하트시그널> 시즌2의 마지막 회가 방송되던 날, 디씨인사이드의 하트시그널 갤러리 서버가 마비되었다. 여섯 남녀의 최종 선택에 뜨거운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엇갈린 혹은 예측과 빗나간 그들의 선택이 시청자들을 흥분시킨 것. 멋들어진 집과 차가 제공되고, 여섯 남녀가 공간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테라스 하우스>와 결을 함께하지만, <하트시그널>은 <테라스 하우스>와 달리 좋든 싫든 한 달을 꼬박 한 집에서 지내야 한다는 룰이 있다(<테라스 하우스>에서는 개인 사정에 따라 출연자들이 자발적으로 ‘졸업(테라스 하우스를 떠남)’을 선택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화살표가 어긋나고, 마음이 거부당하는 지옥 같은 상황에서도 얼굴 보고 마주 앉아 밥을 먹어야 하는 불편함과 그것에 휘둘리는 청춘남녀의 심리가 고스란히 드러나 시청자들을 더욱 이입시키고, 그들을 응원 혹은 질책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이유로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일반인 스타가 탄생하는가 하면 어떤 이는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기도 했다.

 

연애 리얼리티의 끝없는 진화, <러브캐처>와 <썸바디>

출처 - <썸바디> 공식 SNS

Mnet에서 지난해 선보였던 <러브캐처>는 ‘사랑하고 의심하라’라는 캐치프레이즈와 함께 연애 리얼리티의 재미 중 하나인 ‘추리’ 요소를 극대화한 프로그램이었다. 사랑을 찾기 위해 참가한 ‘러브캐처’와 상금을 목적으로 하는 ‘머니캐처’가 각자의 목적을 위해 진실과 거짓을 오가며 커플이 되기 위한 과정들을 보여주는 이 프로그램은 ‘썸’을 바라보는 설렘보다 속고 속이는 심리전이 불러일으키는 재미로 팬층을 형성했다. 이어서 올해 2월 종영한 Mnet의 <썸바디>는 연애 리얼리티를 향한 Mnet의 또 다른 실험을 보여준 프로그램으로, 각기 다른 장르의 춤을 추는 8명의 남녀를 한 집으로 불러들였다. 발레, 현대무용, 한국무용, 스트리트댄스, 팝핀, 아크로바틱 등 몸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것에 익숙한 8명의 남녀는 음악으로 마음을 표현하고, 함께 파트너가 된 이성과 땀을 흘리고, 몸을 부딪쳐 춤을 완성하며 엇갈리고, 마주하는 애정선을 보여주었다. 특히 출연자들이 아름다운 음악에 맞춰 선보이는 뮤직비디오가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했지만, <하트 시그널>만큼의 반향은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Writer

모든 것을 넓고 얕게 좋아하는 영화 마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