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의 이야기는 앞으로도 더 많이 세상에 나와야 한다. 이런 관점으로 여성 서사와 여성 문학에 초점을 맞추고 다양한 페미니즘 서적과 여성 작가들의 작품을 큐레이팅하는 독립서점들이 있다. 서울을 포함해 세계 주요 도시에 있는 작지만 알찬 ‘페미니즘 서점’들을 소개한다.

 

영국 런던 - 페르세포네 북스

런던의 예쁜 거리, 램스 컨듀잇 스트리트(Lamb's Conduit Street)에 자리한 페르세포네 북스(Persephone Books)는 잘 알려지지 않은 여성 작가들의 책을 모아둔 서점이다. ‘페르세포네’는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스와 대지의 여신 데메테르 사이에서 태어난 딸로, 창조적 여성으로 그려졌다.

여성 작가들의 작품을 전문적으로 소개하는 이 서점의 출발은 1998년. 역시 여성 작가인 니콜라 보먼(Nicola Beauman)이 서점을 설립하고 과거 여성 작가들의 작품 중 빛을 보지 못하고 절판된 작품들을 찾아 재출간한 것이 그 시작이다. 주로 20세기 중반에 활동한 무명 여성 작가들의 작품을 찾아내 페르세포네 북스 고유의 디자인과 컬렉션으로 소개하며, 책 외에도 카드, 노트, 액자 인테리어 소품 등 다양한 아이템을 판매한다. 런던을 여행한다면 꼭 한번 들러보길.

페르세포네 북스 인스타그램 

 

 

영국 런던 – 더 세컨드 셸프

출처 – 더 세컨드 셸프 인스타그램 

최근 런던 중심가인 소호에 여성에 포커스를 맞춘 또 하나의 서점이 문을 열었다. 아트 기자였던 A. N. 데버스(A. N. Devers)가 오픈한 더 세컨드 셸프(The Second Shelf)는 희귀 서적들을 판매하는 딜러로 온라인 숍을 운영하다 지난 11월 본격적으로 오프라인 서점을 오픈했다. 그가 가장 중시한 것은 보존할 가치가 있는 ‘여성 작가들의 초판’이다. 남성 작가들의 작품에 비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빠르게 사라진 여성 작가들의 작품들을 찾아내 알리는 것.

출처 – 더 세컨드 셸프 인스타그램 

더 세컨드 셸프는 작은 공간이지만 쉽게 구하기 힘든 중고서적과 여성 작가들의 초판본 3천여 권을 갖췄고, 페미니즘과 관련된 아이템들도 판매하고 있다.

더 세컨드 셸프 인스타그램 

 

 

미국 뉴욕 – 카페 콘 리브로스

출처 – 카페 콘 리브로스 인스타그램 

뉴욕 브루클린에 자리한 카페 콘 리브로스(Cafe con Libros)는 2017년 말, ‘페미니스트 커뮤니티 서점’으로 출발한 곳. 부부가 운영하는 이곳은 브루클린에서 ‘여성’과 ‘커피’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독서애호가, 혹은 커피 애호가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그래서 서점이자 카페로 운영되며 정기적으로 북 클럽 모임이 열린다.

출처 – 카페 콘 리브로스 인스타그램 

여성 작가들의 작품과 페미니즘 이론서, 젊은 페미니스트들이 가볍게 접근할 수 있는 책들을 갖추고 있으며, 공정무역 커피를 제공한다. 주인장의 철학이 반영된 개성 있는 독립서점이다.

카페 콘 리브로스 인스타그램 

 

 

캐나다 몬트리올 - 르게이리온

출처 – 르게이리온 인스타그램 

캐나다 몬트리올에 자리한 르게이리온(L’Euguélionne)은 비영리단체에서 운영하는 서점이다. 2016년 연말 오픈한 이곳은 영어와 프랑스어로 된 5천여 권의 책과 잡지, 중고서적, 각종 인쇄물, 포스터, 카드와 엽서 등을 판매한다.

출처 - 르게이리온 홈페이지 

서점의 이름은 1970년대 페미니스트 SF 소설에 등장하는 외계인 여주인공의 이름을 딴 것. 페미니스트와 퀴어 서점을 표방하는 곳으로 여성문학을 비롯해 동성애자, 양성애자, 반-인종차별주의자 등에 관한 서적을 방대하게 갖추고 있다. 몬트리올에서 문학 행사, 워크숍, 토론회 등 여성주의 행사를 다양하게 개최하는 곳으로 꼽힌다.

르게이리온 인스타그램 

 

 

대만 타이베이 – 여서점

출처 – 여서점 인스타그램 

대만에는 오래된 페미니즘 서점이 있다. 1994년 중화권 최초의 페미니즘 서점으로 타이베이에 문을 연 여서점(女書店 Fembooks)은 당시 성평등에 관한 문제 의식을 가지고 출발한 곳이다. 여성의 경험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이 나와야 한다는 철학으로 여성이 쓴 책과 여성을 위한 책을 판매하며, 자체 출판하는 서적도 있다.

출처 – 여서점 인스타그램 

이곳은 서점이며 동시에 문화공간으로 대만 여성 단체들의 문화 활동 소식도 빠르게 공유한다. 조금 낡은 느낌이지만 25년이 지난 지금도 대만의 대표적인 페미니즘 서점이며, 여성운동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여서점 인스타그램 

 

 

한국 서울 – 달리, 봄

사진 제공 – 달리, 봄

서울에도 페미니즘 서점이 있다. 2017년 여름 봉천동에 문을 연 ‘달리, 봄’은 중·장년 여성들의 이야기로 구술자서전을 만드는 작업을 하던 ‘허스토리’의 류소연 대표가 오픈한 서점이다. 꼭 페미니즘 서적만으로 한정하지 않고, 여성 서사를 담은 서적까지 범위를 넓혀 여성에 관한 책들을 큐레이팅하고 있다.

사진 제공 – 달리, 봄

이곳에선 워크숍과 특강, 독서모임 등 한 달에 10회 정도 행사가 열리는데 ‘나의 이야기 쓰기’, ‘엄마의 역사 쓰기’를 비롯해 여성주의 글쓰기에 관한 워크숍을 진행하고, 최근에는 한 달에 한 번 여성 뮤지션을 초청해 공연도 개최한다. 커피도 판매하고 있으니 북카페를 방문하는 기분으로 가볍게 들러봐도 좋겠다.

달리, 봄 인스타그램 

 

 

메인 이미지 출처 – 페르세포네 북스 인스타그램 

 

 

Writer

잡지사 <노블레스>에서 피처 에디터로 일했다. 사람과 문화예술, 그리고 여행지에 대한 글을 쓴다. 저서로는 10명의 ‘일하는 여성들’을 인터뷰한 에세이 <회사 그만두고 어떻게 보내셨어요?>와 여행서 <Tripful 런던>, <셀렉트 in 런던>이 있다.
안미영 네이버포스트 
안미영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