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기 시절의 플리트우드 맥(1977)

1967년 런던에서 결성한 블루스 밴드 플리트우드 맥(Fleetwood Mac)은 두 명의 여성 멤버를 영입하며 정상의 팝 밴드가 되었다. 이들은 40여 년간 멤버 간의 로맨스로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하며 멤버 교체와 재결성을 반복했고, 최근에는 오랜만에 전성기 시절의 멤버들이 모여 공연을 재개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멤버 간 법적 소송에 휘말렸다. 다섯 명의 멤버 중 허스키한 목소리와 요정 같은 무대 매너, 시적인 작사 작곡 능력까지 겸비한 스티비 닉스(Stevie Nicks)가 핵심이었다. 그는 4천만 장의 솔로 음반을 판매했고, 플리트우드 맥이 판매한 음반까지 포함하면 모두 1억 4천만 장을 판매한 싱어송라이터였다.

<Rumors>(1977)에 수록한 ‘Dreams’는 스티비 닉스 작곡으로, 빌보드 1위에 오른 유일한 곡이다

블루스 록 밴드로 시작한 플리트우드 맥은 미국 시장으로 진출하여 새로운 기타리스트를 물색하다 린지 버킹햄(Linsey Buckingham)이라는 포크 가수를 발견한다. 그는 함께 듀오 활동을 하던 연인 스티비 닉스와 함께 조인하며, 밴드의 음악적 색깔을 블루스에서 팝 스타일로 바꾸었다. 밴드의 11번째 앨범이자 두 사람이 함께 참여한 첫 음반 <Rumors>(1977)가 1978년 그래미 올해의 앨범상을 받으며 4천만 장이라는 경이적인 판매고를 올리게 된다. 하지만 <Rumors>가 발매되고 얼마 안 되어 두 커플은 결별하게 되었고, 밴드의 리더 믹 플릿우드는 이혼의 아픔을 겪었다.

<Tusk>(1979)에 수록한 ‘Sara’. 스티비 닉스의 대표곡으로, 유산된 아이에 대한 아픈 마음을 노래했다. 아이의 아버지는 이글스(Eagles)의 돈 헨리였다

스티비 닉스와 린지 버킹햄은 학생 시절부터 음악적 동지인 데다 오랜 연인이었지만, 플리트우드 맥에 합류한 지 얼마 안 되어 8년간의 관계를 청산한다. 이후 스티비 닉스는 밴드의 리더이자 드러머였던 믹 플리트우드와 새로운 커플로 발전했고, 1970년대 후반부터는 인기밴드 이글스(Eagles)의 멤버들과 염문을 뿌리게 된다. 맨 먼저 돈 헨리(Don Henley)와, 그다음엔 이글스의 작곡가였던 제이 디 사우더(J. D. Souther)와 만났고, 그다음엔 조 왈쉬(Joe Walsh)와 꽤 오랫동안 로맨틱한 관계를 지속했다. 결혼은 딱 한 번, 그의 절친이 병으로 사망하자 절친의 남편과 결혼식을 올렸다. 비록 3개월 만에 이혼 절차를 밟았으나 지금도 절친의 아들을 친아들처럼 키우며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후일 “그 남자를 사랑하였기 때문이 아니라, 슬픔을 함께 나누기 위해서 결혼했다.”고 밝혔다.

<Rumors>에 수록한 ‘If You Go Your Own Way’는 린지 버킹햄이 작곡하고 리드 보컬을 맡았다

스티비 닉스는 플리트우드 맥의 일원이 된 무렵부터 매일 일기를 썼다. 먼 훗날 그의 조카들이 일기장으로 보며 그의 인생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일기에 실명으로 등장하는 사람들이 곤란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책으로 출간하지는 않을 것이라 했다. 하지만 일기의 존재가 세간에 알려지면서 할리우드의 ‘악동’ 린제이 로한(Lindsay Lohan)이 일기를 인수해서 영화로 제작하고 싶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에 관한 인터뷰 질문을 받은 스티비 닉스는 발끈했다.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안된다. 그녀가 마약을 끊고 맨정신을 차리면, 그때 가서 얘기해볼 수 있겠다”고 일침을 놓았다.

근래에 오리지널 멤버 3명이 함께 모인 TV 공연 ‘Gypsy’(2018)

그는 여성 최초로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두 번 오른 가수가 된다. 1998년에 플리트우드 맥의 멤버로 헌정되었고, 20여 년 만인 2019년에 8장의 음반을 낸 솔로 가수로 다시 헌정식을 치르게 된다. 지난해 4월 공연 재개를 위해 재결합한 플리트우드 맥은 공연 레퍼토리에 대한 이견으로 린지 버킹햄과 결별했다. 서둘러 대체 멤버를 영입한 플리트우드 맥은 올해에 다시 미국과 유럽에서 대규모 공연을 재개할 예정이다.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에 출연한 스티비 닉스

 

스티비 닉스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