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TV쇼에서 돼지 인형 마스코트를 연기하는 주인공. 늘 밝은 조명 아래 어린이들과 함께 하는 삶을 살지만, 인형 탈 속 그의 표정은 무척 비참하고 허무해 보인다. 쇼에 함께 출연하는 다른 인기 캐릭터를 매우 질투하기 때문이다. 영상이 진행될수록 주인공의 감정은 점차 극단으로 치닫고, 음악 역시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걸 밴드 ‘Paul’ MV

급기야 주인공은 광기에 빠져 쌓아 둔 분노를 일제히 폭발시킨다. 그의 감정적 고조와 일탈을 따라, 음악은 거친 노이즈와 절규에 가까운 보컬을 쏟아붓는다. 이 같은 독특한 줄거리의 영상과 매력적인 노래의 주인공은 바로 아일랜드 더블린 출신의 록밴드 ‘걸 밴드(Girl Bnad)’. 이름과 무관하게 이들은 20대 남성 4인조로 구성된 팀이다. 걸 밴드는 주로 변칙적인 리듬, 왜곡된 기타 사운드, 격정적인 보컬을 통한 신선한 개러지록, 노이즈록을 들려준다.

걸 밴드 ‘Paul’ 2016 피치포크 뮤직 페스티벌 공연

걸 밴드는 2011년 결성해 현재까지 싱글 포함 총 11개 앨범을 발매했으며, 이중 ‘Paul’은 2015년 발표한 데뷔 정규앨범 <Holding Hands With Jamie>의 수록곡이다.

음악과 무척 잘 어울리는 영상의 블랙 코미디는 뮤직비디오, 광고, 단편영화 영상을 두루 연출하는 영화감독 밥 갤러거(Bob Gallagher)가 맡았다. 그는 이 뮤직비디오로 ‘코르크 뮤직 페스티벌’, ‘베를린 뮤직비디오 어워즈’ 등 여러 시상식에서 상을 받았다. 갤러거의 다른 작품들은 그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밥 갤러거 홈페이지
걸 밴드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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