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TV에서 볼 수 있었던 인기 외화 드라마 <브이>에는 ‘도노반’과 ‘다이아나’가 외계인에 대항하는 반군으로 등장하여 인기를 끌었고, 1990년대에는 주말 외화 <X 파일>의 ‘멀더’와 ‘스컬리’ 요원이 국내 배우들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렸다. 한동안 국내 TV에서 방송되지 않던 외화가 2000년대 중반에 들어와 ‘미드’라는 이름으로 다시 선풍적인 인기를 몰고 왔다. 그 인기 속에서도 단연 돋보인 배우는 <프리즌 브레이크>(Prison Break)의 주인공 ‘마이클 스코필드’를 연기한 웬트워스 밀러(Wentworth Miller)다. 그는 팬들로부터 ‘스코필드’를 한글로 따라 한 별명 ‘석호필’로 불리며 국내에서도 큰 팬덤을 형성했다.

<프리즌 브레이크> 시즌 1 예고편

<프리즌 브레이크>는 폭스의 인기 드라마 <24>의 방영 일정이 연기되며 대타로 편성되었다. 당초에 폭스는 ‘탈옥’이라는 제한적 소재로 드라마 편성이 가능하리라 보지 않았으나, 이 드라마는 끊임없이 긴장과 갈등을 조성하며 네 시즌(2005~2009)을 이어 나갔다. 시즌이 계속될수록 초기의 대단했던 힘도 떨어져 스코필드가 사망하는 것으로 마무리하였으나, 8년이 지난 2017년 폭스는 다시 <프리즌 브레이크>와 함께 스코필드를 되살렸다. <Prison Break: Resurrection>이란 부제로 리부트 9편을 방영한 것이다. 이번에는 이슬람 반군과 중동 예맨의 형무소를 배경으로 설정하고 왕년의 캐릭터 ‘사라’, ‘수크레’, ‘티백’ 역시 함께 등장했다. 하지만 로튼토마토 6.61점을 기록하며, 평가 면에서는 왕년의 명성을 살리지 못했다.

<프리즌 브레이크> 시즌 5 예고편

7년이라는 공백기에 웬트워스 밀러에게는 두 가지 중요한 일이 벌어졌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스토커>(2013)에 ‘Ted Foulke’라는 필명으로 시나리오 작가로 데뷔한 것이다. 그는 명문 프린스턴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또 하나의 중요한 일은 과거에 부인으로 일관했던 자신의 성 지향성을 커밍아웃한 것이었다. 그는 2013년에 상트페테부르크 국제영화제의 게스트 초청을 거절하면서 GLAAD(*LGBT 단체) 웹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러시아의 반 LGBT 정책에 대한 비난과 함께 자신이 게이라는 것을 밝혔다. 그 후에 우울증을 앓았던 어린 시절에 대해 세세하게 밝히는 포스팅을 여러 차례 올리기도 했다.

DC 코믹스 드라마 <Legends of Tomorrow>(2016~)에 함께 출연한 스코필드 형제

시즌 5의 액션 촬영 중에 철봉이 머리 위로 떨어지면서 거의 죽을 뻔한 사고를 당했던 스코필드의 형 ‘링컨 버로우즈’ 역의 도미닉 퍼셀(Dominic Purcell)은 방영이 끝난 2017년 겨울,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새로운 <프리즌 브레이크> 시즌을 시작하였다고 밝혀 팬들을 기쁘게 했다.

도미닉 퍼셀이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린 모습(2016). 코가 두 군데 부러졌고 머리가 찢어지는 중상이었다

폭스TV의 간부는 인터뷰에서 <프리즌 브레이크>의 새로운 시즌이 나올 것이라는 소문이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이제까지의 이야기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구성이 될 것이라고 하였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스코필드 형제 역시 등장할 것이지만, 다른 배우들은 모두 바쁜 스케줄이라 확정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어떤 캐릭터가 다시 등장할지에 대한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유튜브에는 벌써 팬들이 만든 시즌 6 예고 영상들이 올라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