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uebing Du

쉐빙 두(Xuebing Du)는 베이징에 위치한 수도사범대학에서 광고 및 전시 디자인을 전공했고 샌프란시스코 예술아카데미대학교(Academy of Art University)에서 웹디자인과 뉴미디어 석사과정을 마쳤다. 사진작가 외에도 UX/UI, 비주얼, 마케팅 디자인 등 이력을 보유한 그는 현재 샌프란시스코의 ‘HealthTap’사에서 제품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Xuebing Du

다양한 이력만큼이나 찍은 사진들도 다채롭다. 자연 풍경을 비롯해 캘리포니아 여행 시리즈, 인물사진까지 광범위하게 다룬다. 주변에서 쉽게 마주칠 법한 풍경이지만 실험적이고 과감한 컬러를 끼얹은 이미지들은 새로운 감상을 안긴다. 작가는 때로 여기에 아날로그 질감을 추가해 화양연화의 한 장면 같기도, 르누아르의 한 폭 같기도 한 고유의 분위기를 연출해낸다. 그의 작품엔 동서양을 넘나드는 정서가 담겨있다. 중국에서 태어나 현재 샌프란시스코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배경도 한몫하겠지만, 무엇보다 자연에서 느껴지는 질감과 색의 매력을 일찍이 발견해 회화적 요소와 섞는 방식을 스스로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본인의 자신의 홈페이지에서도 자연으로부터 받은 영감에 대해 이렇게 언급한다.


"<신 티 (Sin Ti)>는 자연, 색, 질감에 대한 나의 흥미를 탐구하는 새롭고도 지속적인 사진 시리즈다. 이러한 이미지들은 인상주의와 역사적 예술이 내게 영향을 미쳤음을 상기시켜준다. 그래서 회화로부터 영향을 받고, 내가 보는 예술적 관점으로 새롭게 해석한 작품을 보여주고 싶다. 나는 계속해서 나만의 촬영 기법으로 색다른 빛과 색을 사용하여 낭만적인 시선의 세상을 만들고 싶다."

©Xuebing Du

그의 식물 사랑은 사진 시리즈 <Florals>와 <Plant Love>에서 좀 더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홈페이지의 사진들을 보고 있으면 식물들 역시 저마다의 이름과 표정이 있음을 새삼스레 깨닫게 된다.


" 온화함과 부드러움, 때로는 강인함까지. 꽃의 기질을 포착해두고 싶다. 칼라 백합의 우아함, 장미의 낭만, 벽에서 자라는 나팔꽃의 야생성 등 각각에서 바라본 나의 관점을 전달하고자 노력한다. 꽃의 세세한 부분들에 초점을 맞추지만 있는 그대로의 색깔과 질감이 살아나도록 놔둘 뿐이다.”

– 작가 홈페이지에서 발췌

©Xuebing Du

그의 눈을 빌려 본 풍경엔 어둠을 품은 그림자마저 색이 있다. 빛을 받아 시시때때로 달라지는 색의 존재를 일깨워줬던 인상주의 화가들처럼. 그의 손길을 거친 작업물이 유독 그림처럼 보이는 이유도 비슷한 맥락이지 않을까? 작가의 주관적 해석이 보는 이에게도 아름다움으로 설득될 때 작품은 더 큰 힘을 갖게 된다. 쉐빙 두는 자신이 포착한 것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주된 관심사는 패션과 미술 쪽이지만, 나는 다양한 주제를 탐구하려고 한다. 나는 평생 여러 주제에서 영감을 받아왔고, 현재는 특히 자연과 질감, 색채에 이끌리고 있다. 특정한 장소나 사람들이 나에게 데자뷰와 같은 느낌을 줄 때 흥분이 된다. 그때가 가장 아름다운 기억을 담아내고 싶은 순간이다."

- <C41 Magazine>, 2016년 5월 인터뷰에서 발췌

쉐빙두의 첫 사진집. 출처– 작가 홈페이지

사진집도 제작했는데 2014년에서 2016년 사이에 찍은 개인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색과 식물 사랑, 질감을 시리즈로 정리해 놓았다. 이 외에도 홈페이지에서 캘리포니아 여행에서 촬영한 사진을 볼 수 있다. 덧붙여 인스타그램에는 홈페이지에 기재하지 않은 작품의 제목과 짧은 비디오 클립도 종종 업로드하고 있으니 둘러보면 그의 작품 세계에 대해 더 깊이 알 수 있을 것이다. 세심한 관찰과 탐구, 실행으로 특유의 분위기를 구축해냈고 쉬이 흉내 내지 못할 자신만의 결을 갖게 된 쉐빙 두. 마치 영감을 받은 피사체와 사랑에 빠져 다시 그 감정을 되돌려주는 방식으로 사진을 선택한 듯, 그의 세레나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모든 사진 ©Xuebing Du 출처- Xuebing Du 홈페이지

 

Xuebing Du 홈페이지
Xuebing Du 인스타그램

 

Writer

그림으로 숨 쉬고 맛있는 음악을 찾아 먹는 디자이너입니다. 작품보다 액자, 메인보다 B컷, 본편보다는 메이킹 필름에 열광합니다. 환호 섞인 풍경을 좋아해 항상 공연장 마지막 열에 서며, 동경하는 것들에게서 받는 주체 못 할 무언가를 환기하기 위해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