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브륄 출신의 화가 막스 에른스트(Max Ernst)는 진정한 초현실주의 화가로 손꼽힌다. 이전의 어떤 화가보다도 무의식 세계나 프로이트적 잠재의식을 작품에 많이 담아냈기 때문이다.
그는 무의식을 그럴듯하게 표현하기 위해 독특한 질감이 있는 표면 위에 종이를 대고 드로잉 도구를 긁어 형태를 나타내는 프로타주 기법을 창시하기도 했다.
프로타주 기법으로 그린 그림
막스 에른스트는 허무주의적 미술운동인 다다이즘 관련 전시를 독일에서 열었지만, 작품이 외설적이라는 이유로 전시가 중단되었다. 그러자 그는 파리로 거처를 옮겨 초현실주의 화가들 및 다양한 예술가들과 교류했고, 그의 작품도 점차 알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 발발 후 에른스트는 적대 외국인으로 분류되어 수감됐으며, 나치 치하 프랑스에서는 퇴폐적 미술가로 분류되어 쫓기기도 했다. 결국 그는 당시 많은 유럽 예술가가 그랬듯이 미국으로 망명할 수밖에 없게 된다.
막스 에른스트는 숱한 인물들과 염문을 뿌렸다. 그중에는 살바도르 달리의 부인 갈라, 페기 구겐하임, 초현실주의 화가였던 엘레노라 캐링턴, 도로테아 태닝 등 여성은 물론 시인 폴 엘뤼아르 등 남성도 포함되어 있었다. 전설적인 아트 컬렉터 페기 구겐하임은 그가 나치 치하 프랑스를 떠나 미국으로 도망칠 수 있도록 도왔고, 이들은 결혼까지 이르렀다. 하지만 구겐하임의 탐욕적인 성생활과 계속되는 광란의 파티에 지친 에른스트가 도로테아 태닝과 열애에 빠지면서 두 사람은 헤어지게 된다.
판화집
에른스트의 판화집이나 그림에서 많이 등장하는 ‘새의 얼굴을 한 인간’은 그의 또 다른 자아인 ‘로플롭(Loplop)’이다. 롭플롭은 에른스트의 프로이트적 잠재의식에서 나온 상징적 인물로서 모두 기묘한 행동을 하고 있다. 에른스트는 자서전을 통해, 스스로 어머니가 독수리 둥지에 낳은 알에서 나왔다는 환상을 가지고 있으며, 그가 새에 집착하는 다른 이유는 그가 아끼던 새가 죽은 날이 어린 여동생이 태어난 날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사건 때문일까? 그는 지속해서 작품에 인간과 새를 뒤섞어서 표현했다.
조각
막스 에른스트는 조각 작품도 남겼다. 그의 조각은 아프리카 예술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