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도 지자체를 중심으로 올레길, 둘레길 등이 조성되며 장거리 여행족이 늘고 있다. 수백 킬로의 트레일(Trail)을 따라 백팩에 무거운 야영 장비들을 짊어지고 수개월 동안 홀로 걸어가는 여행객들이 있다. 이들의 목적은 여러 가지다.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기 위해, 자아를 찾기 위해, 상처받은 영혼을 치유하고 인생의 변곡점을 만들어내기 위해 여행길에 오른다. 이들의 여행기를 담은 영화를 네 편을 소개한다. 그중 두 편은 실존 인물의 이야기를 다뤘다.

 

<인투 더 와일드>(2007)

매직 버스 앞에서 찍은 크리스 맥캔들리스의 실제 사진

배우 출신인 숀 펜(Sean Penn)의 네 번째 감독 작품으로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기반으로 크리스 맥캔들리스(Chris McCandless)의 실화를 영화로 옮겼다. 그는 명문대학 졸업 후 가지고 있던 돈을 자선단체에 모두 기부하고, 가족과의 연락을 일체 끊은 채 자유와 모험을 찾아 홀로 2년간 미국 서부 지역을 유랑하다 알래스카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인물이다. 사인은 아직까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며 독풀을 먹었거나 굶어 죽은 것으로 추정한다. 그의 2년간의 행적을 다룬 이 영화는 오스카 2개 부문 후보로 올랐고 고섬 인디영화제에서 최우수 영화상을 받았다. 데뷔 즈음의 17세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히피 소녀로 출연하였다.

영화 <Into the Wild> 예고편

 

 

<와일드>(2014)

쉐릴 스트레이드(좌)와 그를 연기한 리즈 위더스푼(우)

미국 서부지역을 멕시코 국경에서 캐나다 국경까지 세로지르는 4,270km의 PCT(Pacific Crest Trail)는 고행을 찾는 도보 여행자들의 메카다. 엄마의 죽음과 마약 중독, 그리고 이혼으로 인해 상처받은 영혼을 치유하기 위해 홀로 PCT의 절반 2천여 km를 종단한 쉐릴 스트레이드(Cheryl Strayed)의 밀리언셀러 회고록을 바탕으로 했다. 영화는 로튼 토마토 90%의 호평을 받았고, 쉐릴을 연기한 배우 리즈 위더스푼(Reese Witherspoon)과 엄마 역의 로라 던(Laura Dern)은 각각 오스카상 주연상과 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국내에서는 2015년 1월에 개봉하여 8만 3천 명의 관객수를 기록했다.

영화 <Wild> 예고편

 

 

<와일드라이크>(2015)

로튼토마토 신선도 92% 기록, 150여 영화제에 초청되어 100여 개의 상을 받은 화제작이다. 14세의 소녀 ‘맥켄지’와 중년의 여행자가 우연히 알래스카에서 만나 시애틀까지 동행하게 되면서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는 스토리를 그렸다. 영화에서는 데날리 국립공원(Denali National Park)을 포함하여 알래스카의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주연으로 나온 엘라 퍼넬(Ella Purnell)은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2016)에서도 주연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영국 신예 배우다.

영화 <Wildlike>(2015) 예고편

 

 

<나의 산티아고>(2015)

큰 수술을 받은 후 무력감에 시달리는 인기 코미디언 ‘하페’(데비드 스트리에소브)는 돌연 산티아고 순례길에 오르기로 결심하고, 그곳에서 진정한 자아를 찾기 위한 여행을 시작한다. 스페인 북부를 가로지르는 800km의 고된 순례 여행 중에 만난 세 친구와의 각별한 우정 그리고 피레네산맥 부근의 풍광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그 길에서 나를 만나다: 나의 야고보 길 여행>을 원작으로 한 독일 영화(원제: Ich Bin Damn Mal Weg)로, 국내에서는 2016년 7월에 개봉하여 9만 4천 명의 관객을 모았다.

영화 <나의 산티아고>의 BTV 소개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