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graphy Rüdiger Trautsch, courtesy of Klaus Stockhausen and Boris Dlugosch

1983년 독일 함부르크, 클럽 프론트(Front)가 문을 연다. 회색 페인트로 칠한 벽, 작은 바, 메탈 소재로 만든 DJ 부스. 500명 정도가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은 꾸밈없이 단순했다. 그러나 이곳의 사운드는 남달랐다. Thorens 社의 턴테이블 두 대와 네 대의 스피커. 훌륭한 장비뿐 아니라 이곳의 DJ Klaus Stockhausen과 Boris Dlugosch의 디제잉 역시 놀라웠다. 이들은 언제나 독특한 음악을 들려주었다. 프론트는 하우스 뮤직을 유럽의 여느 클럽보다 먼저 플레이한 곳이며, 위에서 말한 두 명의 DJ는 독일 하우스 뮤직신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된다.

Photography Rüdiger Trautsch, courtesy of Klaus Stockhausen and Boris Dlugosch

클럽 프론트가 가지는 의미는 ‘엄청난 음악을 소개한 공간’이라는 데 그치지 않는다. 여기선 모두가 자신을 표출하고 비로소 자유로울 수 있었다. 오픈 초기 이곳은 게이 클럽이었는데, 시간이 흐르며 모든 사람이 뒤섞이는 공간이 된다. 그렇다곤 해도 클럽 프론트는 여전히 당시 함부르크 게이 커뮤니티에 중요한 장소였다.

Photography Rüdiger Trautsch, courtesy of Klaus Stockhausen and Boris Dlugosch
Photography Rüdiger Trautsch, courtesy of Klaus Stockhausen and Boris Dlugosch
Photography Rüdiger Trautsch, courtesy of Klaus Stockhausen and Boris Dlugosch
Photography Rüdiger Trautsch, courtesy of Klaus Stockhausen and Boris Dlugosch

거칠게 마감한 벽, 낮은 천장으로 이뤄진 클럽을 커다란 사운드와 여러 색깔의 빛이 채웠다. 형광의 조명이 번쩍이는 이곳은 오로지 춤, 아니면 춤에 가까운 움직임을 위한 공간이었다. 사람들은 테마 파티를 즐기기도 했지만, 결국 차림새는 의미를 잃어버리곤 했다. 이곳의 DJ였던 Klaus Stockhausen은 이렇게 말한다. “어떻게 꾸미든 상관없었다. 클럽 프론트의 음악은 사람을 벗고 싶게 만들었으니까. 결국 사람들은 자신이 어떻게 보일지 신경 쓰지 않고, 그냥 움직였다.” (참고자료)

Photography Rüdiger Trautsch, courtesy of Klaus Stockhausen and Boris Dlugosch
Photography Rüdiger Trautsch, courtesy of Klaus Stockhausen and Boris Dlugosch
Photography Rüdiger Trautsch, courtesy of Klaus Stockhausen and Boris Dlugosch
Photography Rüdiger Trautsch, courtesy of Klaus Stockhausen and Boris Dlugosch

클럽 프론트는 1997년 2월 문을 닫았다. 그래서 우리는 이곳을 상상해야만 한다. 다행히 사진과 음악이 남아 있다. 특히 사진가 Rüdiger Trautsch는 이곳을 사진 시리즈로 남겼고, 당시 무드를 그대로 담은 사진들은 2012년 베를린에서 전시되며 다시 조명받았다.

Photography Rüdiger Trautsch, courtesy of Klaus Stockhausen and Boris Dlugosch
Photography Rüdiger Trautsch, courtesy of Klaus Stockhausen and Boris Dlugosch
Photography Rüdiger Trautsch, courtesy of Klaus Stockhausen and Boris Dlugosch
Photography Rüdiger Trautsch, courtesy of Klaus Stockhausen and Boris Dlugosch

이제 클럽 프론트에 흘렀던 노래 두 곡을 소개한다.

Foremost Poets ‘Reasons To Be Dismal?’ (Nu Groove Records 1990)

위 곡은 클럽 프론트의 앤섬(anthem)과도 같은 노래다. DJ Boris Dlugosch가 이 노래를 트는 순간, 댄스 플로어엔 야성이 끓어 넘쳤다.

Dream 2 Science ‘My Love Turns To Liquid’ (Power Move Records 1990)

클럽 프론트는 하우스 뮤직을 주로 틀었지만, 점차 새로운 음악을 다양하게 들여왔다. 힙합, 레게, 소울할 것 없이 신선한 것들을 틀었는데, 위 곡도 그중 하나다. 프론트를 찾는 사람들은 새로운 것에 열려 있었고, 이곳에서 소개하는 노래들 역시 반겼다.

Photography Rüdiger Trautsch, courtesy of Klaus Stockhausen and Boris Dlugosch
Photography Rüdiger Trautsch, courtesy of Klaus Stockhausen and Boris Dlugosch
Photography Rüdiger Trautsch, courtesy of Klaus Stockhausen and Boris Dlugosch

클럽 프론트가 있던 때엔 모든 것이 완전히 새로웠다. 유튜브나 아이튠즈가 없는 건 당연하고, 라디오에선 클럽 음악을 소개하지 못했다. 그래서 클럽 프론트에서 사람들은 어떤 ‘세계’를 만났다. 진짜 처음 듣는 음악, 그리고 거기에서 오는 쾌락. DJ Klaus Stockhausen은 이렇게 말했다. “그렇지만 여기 오는 사람들은 종종 음악마저 잊어버렸다. 음악과 음악 아닌 것, 모든 것이 잊혀질 때까지 춤을 췄다.”

 

 

참고자료 Electronic Beats, <i-D> 독일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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