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시어링, 캐논볼 애덜레이와 함께 한 낸시 윌슨

20대였던 1950년대 중반 고향 오하이오에서 가수로 데뷔하여 2010년의 마지막 공연을 끝으로 고향으로 돌아와 여생을 보내던 낸시 윌슨(Nancy Wilson)이 2018년 12월 13일에 81년의 생을 마감했다. 재즈 스타 캐논볼 애덜레이(Cannonball Adderley)의 권유로 뉴욕에 진출해 캐피틀 레코드(Capitol Records)의 간판 가수로 성장했고, 드라마 배우, 쇼 사회자 등 다방면에서 활동했던 그였다. ‘꿀을 바른 목소리의 소녀’, ‘달콤한 낸시’와 같은 애칭을 얻었으나, 본인은 ‘송 스타일리스트(Song Stylist)’라고 불리는 걸 가장 좋아했다.

Nancy Wilson 'The Very Thought of You'(1964)

고등학생이던 15세 때 오하이오 지역 탤런트 컨테스트에 뽑혀 TV 쇼와 클럽에 출연하던 그를 뉴욕 재즈 신으로 불러들인 사람은 캐논볼 애덜레이였다. 윌슨은 애덜레이의 소개로 캐피틀 레코드와 인연을 맺었고 뉴욕의 “블루 모로코” 클럽에 고정 출연하게 된다. 이후 낸시 윌슨은 첫 싱글 ‘Guess Who I Saw Today’의 성공과 함께 캐피틀과 다섯 장의 음반을 연이어 내며 회사의 간판 가수로 성장했다. 캐피틀과20여년을 함께 하며 소속 가수로는 비틀스 다음으로 가장 많은 음반을 판매했다. 1964년에는 앨범 <How Glad I Am>으로 R&B 부문에서 첫 그래미상을 수상한다.

낸시 윌슨의 첫 싱글 ‘Guess Who I Saw Today’(1960)

점차 TV쇼 출연 기회를 늘려가던 윌슨은 1967년엔 자신의 이름을 내건 쇼 <The Nancy Wilson Show>(1967~1968)에 MC로 출연하며 에미상을 수상했다. 그는 노래, 연기, TV쇼 등 다방면에서 인기 연예인으로 활동했으며, 반세기 동안 70여장의 음반을 낸 재즈, 블루스, 소울 가수였다. 인권 운동에도 활발히 참여하여 마틴 루터 킹 묘지 주위의 명예의 거리에 2005년 그의 이름이 올랐다.

드라마 <I Spy>(1966)에 가수 역으로 출연한 낸시 윌슨
드라마 <하와이 5-0>(1970)에 출연한 낸시 윌슨

낸시 윌슨은 자신의 음악이 재즈보다는 팝에 가깝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그의 음악은 팝보다 재즈에 더 가까워졌다. 그의 멘토였던 캐논볼 애덜레이가 사망한 후에는 행크 존스, 람지 루이스, 조시 시어링과 함께 자주 협연을 했고 재즈 페스티벌 출연도 잦아졌다. 첫 그래미는 데뷔 초기 R&B 부문에서 받았지만, 나머지 두 개는 노년에 재즈 부문에서 나왔다. 윌슨이 70세의 늦은 나이에 출반한 <Turned to Blue>(2007)는 그래미 최우수 재즈 보컬상을 수상했는데, 그의 마지막 앨범이 되었다.

캐논볼 애덜레이와의 콜라보 앨범(1962)에 수록한 ‘Save Your Love for Me’

낸시 윌슨은 급격히 건강이 악화된 2011년 9월 오하이오 대학교에서 생애 마지막 공연을 가졌다. “이제는 더 이상 (공연을) 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처음 시작한 곳에서 끝을 맺는 게 좋을 것 같다. 바로 오하이오에서.” 라고 밝히며 50년이 넘는 현역 생활을 마무리하고 대중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리고는 오랜 신장암 투병 끝에 가수 생활을 꽃피운 로스앤젤레스에서 81년의 생을 마감하였다.

낸시 윌슨 & 앤디 윌리엄스 ‘On a Clear Day’(앤디 윌리엄스 쇼, 19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