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은 2013년부터 드라마 영역으로 확장하여 마블 코믹스의 영웅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TV 드라마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2015년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공급을 위한 마블 TV 시리즈를 꾸준히 선보였는데, 개별 시리즈를 통해 영웅 각자의 스토리를 전하고 이들이 함께 힘을 합치는 크로스오버 시리즈로 발전시키는 마블 영화의 패턴을 따랐다. <데어데블>을 시작으로 <제시카 존스>와 <루크 케이지>가 서로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각자의 시리즈를 발표했고, 마지막으로 <아이언 피스트>가 소개되었다. 그리고, TV의 어벤져스라 할 수 있는 <디펜더스(The Defenders)>를 선보이며, TV용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를 출범했다.

크로스오버 시리즈 <디펜더스> 예고편

 

<데어데블>(Daredevil, 2015~2018)

마블 엔터테인먼트 산하의 TV 제작사 마블 텔레비전(Marvel Television)이 넷플릭스에 공급한 첫 시리즈로 2018년까지 3개의 시즌을 공개했다. 낮에는 맹인 변호사 매튜 머독으로, 밤에는 ‘데어데블’로 변신하여 초인적인 감각과 전투력으로 범죄를 응징하는 영웅의 이야기다. 로튼 토마토에서 첫 시즌 99%, 시즌 2는 78%로 다소 저조했으나, 시즌 3에서 96%로 회복했다. 마블은 네 번째 시즌이 계속되기를 희망했으나 넷플릭스가 취소하며 열성 팬들의 아쉬움을 샀다.

<데어데블> 시즌 3 예고편

 

<제시카 존스>(Jessica Jones, 2015~)

데어데블에 이어 두 번째로 넷플릭스의 선택을 받은 마블 히어로 ‘제시카 존스’는 어린 시절 사고를 겪으며 가족을 잃었지만 대신 초인적인 힘을 지닌 채 사립 탐정으로 살아간다. 두 시즌 모두 로튼 토마토 93%, 86%의 높은 평점을 받으며 유일하게 살아남아 시즌 3 제작에 들어갔다. 디펜더스의 다른 히어로 ‘루크 케이지’와 연인관계로 발전한다.

<제시카 존스> 시즌 1 예고편

 

<루크 케이지>(Luke Cage, 2016~2018)

실험 중이던 화학약품을 뒤집어쓴 사고 후 어떤 무기도 뚫을 수 없는 강력 피부를 갖게 된 초능력자 루크 케이지가 세 번째로 넷플릭스의 선택을 받았다. 올해 시즌 2까지 94%, 83%의 높은 평점을 기록하며, 다음 시즌을 계속할 지에 대한 넷플릭스의 의사결정을 어렵게 했다. 넷플릭스 측에서는 다음 시즌을 기존 13편에서 10편으로 줄였고, 이야기 콘셉트를 검토한 후 결국 이마저 취소하였다. 마블과 넷플릭스의 계약에 따라 2년의 독점 기간이 끝나고 나면, 디즈니 플러스와 같은 경쟁 서비스에서 그를 다시 만날지도 모른다.

<루크 케이지> 예고편

 

<아이언 피스트>(Iron Fist, 2017~2018)

어린 시절 비행기 사고로 가족을 잃고 홀로 미지의 수도원에서 자라나 무술을 익힌 ‘해롤드 랜드’가 15년 만에 귀환하여 가업을 되찾고 적과 싸운다. 하지만 느린 스토리 전개와 주인공의 어설픈 무술 연기에 대한 악평에 시달리다가 시즌 2 방영 후 결국 취소되었다. 시즌 1의 로튼 토마토 평점은 19%에 불과할 정도였다. 아이언 피스트보다 그의 연인으로 나오는 ‘콜린 윙’(제시카 윅)이 더 호평을 끌어내며 주목을 받았다.

<아이언 피스트> 시즌 2 예고편

넷플릭스가 선정한 히어로 넷 중 셋은 추가 시리즈 제작에 실패하고 <제시카 존스> 하나 만이 다음 시즌 제작에 들어가며 살아남았다. 크로스오버 시리즈 <디펜더스>의 다음 시즌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입장이 나오지 않고 있다. 세간에서는 넷플릭스가 마블 TV 시리즈 축소에 들어간 배경으로, 마블의 모회사 디즈니가 넷플릭스와 유사한 ‘디즈니+(Disney Plus)’ 서비스를 추진하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아니나 다를까 디즈니는 2019년 후반에 론칭 예정인 서비스에 넷플릭스가 중단한 세 명의 히어로 시리즈를 다시 살리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며 두 거대 기업 간의 콘텐트 확보 전쟁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