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크리스마스가 찾아왔습니다. 이 특별한 날을 누군가는 손꼽아 기다렸을 수도, 누군가는 그냥 빨리 지나쳐 갔으면 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크리스마스입니다. 가족과 함께 보내든, 연인과 함께 보내든, 친구들과 함께 보내든, 아니면 혼자 보내든. 크리스마스에 이런 음악들과 함께하면 조금은 더 나아지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몇 곡을 골라봤습니다. 부디 따뜻한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모두 메리 크리스마스.

 

<Christmas in New Orleans>(2006)

‘Please Come Home For Christmas’

많은 친구 가족들이 모이는 크리스마스에는 역시 캐럴이죠. 뻔한 것 같지만 크리스마스에는 캐럴 만한 게 없습니다. 크리스마스만 되면 흘러 나오는 머라이어 캐리(Mariah Carey)의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도, 왬!(Wham!)의 ‘Last Christmas’도 좋습니다. 흥겹고 활기찬 기분을 주니깐요. 하지만 저는 크리스마스가 되면 이 앨범을 꺼내 듣습니다. 꽤 오래전 친구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Christmas in New Orleans >란 제목의 앨범입니다. 월드뮤직의 명가 푸투마요에서 발매된 이 앨범은 재즈의 발상지 뉴올리언스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아티스트들의 연주와 노래로 채워져 있습니다. 캐럴을 부르는 소리, 할머니의 옛날이야기, 고요한 밤의 합창단 등이 재즈, 스윙, 블루스 등으로 해석되어 크리스마스의 특별함을 상기시켜줍니다. 재즈의 본고장 뉴올리언스에서 울려 퍼지는 아름다운 크리스마스의 노래들. 가족들과 함께 들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행히 이 앨범의 전곡이 유튜브에 있어 앨범을 소장하지 않으셨더라도 편안하게 즐기실 수 있습니다.

‘I'll Be Home For Christmas’

 

Norah Jones ‘Don't Know Why’(2009)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오면 지구촌 어디나 특별해지지만 저는 왠지 그 중심이 뉴욕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뉴욕을 떠올리니 곧바로 노라 존스(Norah Jones)의 음악이 떠올랐습니다. 노라 존스는 재즈 팝 피아니스트이자 싱어송라이터로 1979년 뉴욕 브루클린에 태어났습니다. 블루노트에서 2002년 데뷔 앨범 <Come Away with Me>를 발표했으며, 이 앨범은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260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대히트를 기록했습니다. <Day Breaks>(2016)를 포함해 총 6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한 그는 2003년 그래미 어워드에서 ‘올해의 음반’, ‘올해의 레코드’, ‘최우수 신인상’, ‘올해의 노래’, ‘최우수 팝 보컬 앨범’, ‘최우수 여자 팝 보컬’, ‘베스트 엔지니어 앨범’ 총 7개 부문을 석권했습니다. 2007년엔 왕가위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작인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를 통해 배우로 데뷔하여 또 다른 매력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피아노 때문일까요? 노라 존스의 음악은 어쩐지 크리스마스에 잘 어울립니다. 로맨틱하고요. 특히 ‘Don't Know Why’는 크리스마스트리, 눈 내리는 풍경, 촛불, 와인과 같은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크리스마스를 보낸다면 꼭 이 노래와 함께하시길.

데뷔 앨범 <Come Away with Me> 전곡 듣기

 

David Bowie & Lou Reed

David Bowie ‘Where Are We Now?’

크리스마스에 별달리 약속도 만날 사람도 없이, 혼자서 보내야 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겁니다. 경험상 혼자 크리스마스를 보내면 솔직히 울적한 기분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그럴 땐 억지로 신나는 노래를 틀기보단 차분히 위스키라도 한잔하면서 이런 노래를 듣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두 곡 모두 고독함을 품고 있는 노래입니다. 한 곡은 2013년 발매된 데이빗 보위(David Bowie)의 <The Next Day> 앨범에 수록한 ‘Where Are We Now?’이고, 다른 한 곡은 루 리드(Lou Reed)의 ‘Perfect Day’입니다. 두 뮤지션 모두 몇 년 전 세상을 떠났지만 노래는 이렇게 남아 있습니다. 루 리드가 리더로 있던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팬이었던 데이빗 보위는 ‘Perfect Day’가 실렸던 루 리드의 2집 <Transformer>의 프로듀싱을 하는 등 적잖은 인연을 갖고 있습니다. 또한 두 뮤지션은 닮은 점이 많이 있었습니다. 노래가 발표된 시기는 40년이 차이가 나지만, 두 곡은 비슷한 분위기를 품고 있습니다. 간결하지만 깊이가 있고, 세월이 지나도 세련됨이 묻어 있고, 중의적인 가사는 청자로 하여금 사유하게 합니다. 마치 끝나고 나서도 다시 한번 곰곰이 생각하게 하는 영화나 책처럼 말이죠. 고독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혼자서 보내는 이들에게 특별히 메리 크리스마스.

Lou Reed ‘Perfect Day’

 

Writer

지큐, 아레나, 더블유, 블링, 맵스 등 패션 매거진 모델로 먼저 활동을 시작했다. 개러지 록밴드 이스턴 사이드킥(Eastern Sidekick)과 포크밴드 스몰오(Small O)를 거쳐 2016년 초 밴드 아도이(ADOY)를 결성, 팀 내에서 보컬과 기타를 맡고 있다. 최근 첫 에세이집 <잘 살고 싶은 마음>을 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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