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폭발적인 흥행으로 영화에서 재현된 퀸의 라이브 에이드 공연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1985년 7월 13일 미국과 영국의 대형 스타디움에서 18만 관중과 전 세계 19억 명에게 생중계된 이 공연에서 그룹 퀸이 보여준 21분간의 공연은 단연 압권이었고, 그들이 당대 최고의 라이브 밴드였음을 입증했다. 퀸의 공연과 함께 역사적인 라이브 에이드 공연의 의미와 음악 팬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명장면들을 모았다.

 

역사상 최대 규모의 공연

아일랜드 출신의 밥 겔도프(Bob Geldof)를 중심으로 영국 아티스트들이 함께 에티오피아 아동을 돕기 위해 1984년 밴드 에이드(Band Aid)라는 이름으로 ‘Do They Know It’s Christmas?’라는 곡을 발표하였다. 이들은 모금액을 늘리기 위해 라이브 에이드(Live Aid)라 불린 대규모 자선공연을 기획하였다.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에 7만 2천 명, 미국 JFK 스타디움에 10만 명의 관객이 운집하였고, 전 세계 150여 국가에 생중계된 16시간의 공연은 역사상 유례없는 초대형 공연이 되었다. 이날 모금된 금액은 1억 5천만 파운드(약 2,148억 원)에 이르렀고, 밥 겔도프는 이날의 공로로 영국 훈장을 받았다.

라이브 에이드 웸블리 공연 대미를 장식한 ‘Do They Know It’s Christmas?’ 싱어롱

 

최고의 하이라이트, 퀸의 21분 공연

웸블리 스타디움 공연에서 저녁 6시 40분경 16번째로 무대에 등장한 퀸의 공연은 단연 최고의 하이라이트였다. ‘보헤미안 랩소디’를 오프닝으로 ‘We Are the Champions’ 까지 모두 여섯 곡을 불렀으며, 프레디 머큐리는 역동적인 스테이지 매너를 선보이며 관객의 싱어롱을 유도했다. 2005년의 대중음악 전문가 투표에서 이날의 퀸 공연은 록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공연으로 뽑혔다.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퀸의 공연

 

U2 보노의 배려로 무대에 오른 여성 관객

퀸의 공연에 앞선 U2의 공연 도중, 보컬리스트 보노(Bono)는 무대 밑으로 내려가 두 명의 여성 관객을 무대 위로 올린다. 후일 이 여성은 보노가 자신의 생명의 은인이라며, 뒤의 관객들에게 밀려서 자칫 깔릴 수 있었던 위험한 상황에서 보노가 자신을 구한 것이라고 밝혔다. 덕분에 ‘Bad’ 한 곡으로 10분 이상이 소요되어 마지막 레퍼토리는 포기해야 했다.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U2의 ‘Bad’ 공연. 6분경부터 보노가 무대 밑으로 내려가는 장면을 볼 수 있다

 

비틀스를 대표해 무대에 선 폴 메카트니

주최 측은 영국을 대표하는 비틀스 멤버 중 한 명의 참석을 간곡히 원했는데, 폴 매카트니가 여기에 응해 웸블리 공연의 마지막을 ‘Let It Be’를 솔로로 부르며 장식했다. 하지만 마이크에 기술적인 문제가 발생해 처음 2분 동안 그의 목소리가 관중들이나 시청자들에게 거의 들리지 않았다. 그다음 날 폴 매카트니는 스튜디오에서 DVD 발매를 위한 오버 더빙 녹음을 해야 했다.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폴 매카트니의 ‘Let It Be’ 공연

 

조안 바에즈의 오프닝 멘트

미국 필라델피아 JFK 스타디움에 운집한 10만 관중 앞에서 제일 먼저 선 포크 가수 존 바에즈(Joan Baez)는 “여러분이 오랫동안 기다리던 우드스탁입니다. 여러분이 쓴 돈은 굶주리는 아이들을 먹이기 위해 쓰일 것입니다.”라며 공연의 의미를 관객들과 되새겼다.

JFK 스타디움에서 조안 바에즈의 오프닝 공연

 

티나 터너의 치마를 벗긴 믹 재거

JFK 스타디움의 무대에 올라 열정적인 듀엣 공연을 펼치던 소울 싱어 티나 터너(Tina Turner)와 롤링 스톤즈의 보컬 믹 재거(Mick Jagger). 두 번째 노래 ‘It’s Only Rock ‘n’ Roll’을 부를 때 믹 재거가 실수인지 의도된 장난인지 돌연 티나 터너의 스커트를 벗겼다. 티나 터너는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지만, 무사히 보컬 부분을 마무리하고 무대 뒤로 황급히 사라졌다.

JFK 스타디움에서 티나 터너와 믹 재거의 듀엣 공연

 

엉망이 된 레드 제플린의 재결합 공연

1980년 드러머 존 본햄 사망 후 활동을 멈춘 레드 제플린의 세 멤버가 처음으로 JFK 스타디움에 다시 모여 재결합할 가능성이 점쳐졌다. 필 콜린스 등 동료 뮤지션이 드러머로 나서서 세 곡을 함께 했으나, 사전 리허설의 부족, 지미 페이지 기타 튜닝의 불안정, 로버트 플랜트의 쉰 목소리로 인해 공연은 엉망이 되었고 멤버들은 각자 불만을 쏟아냈다. 그들의 재결성은 이날 이후 한참 멀어졌다.

JFK 스타디움에서 레드 제플린의 ‘Rock and Ro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