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어린 시절 첫 반려동물을 집에 데려온 추억을 갖고 있을 것이다. 10살 소녀 ‘샐리’(Sally)도 마찬가지. 동네 불량소년들에게 소중하게 기르던 개미를 빼앗긴 그를 위해, 아빠는 금붕어를 입양한다. 하지만 사실 아빠가 데려온 건, 금붕어가 아닌 그들을 먹어 치운 흉측하고 난폭한 육식어종 파쿠(Pacu). 피를 향한 강력한 식욕을 보이는 파쿠에게 동네 고양이나 샐리를 괴롭히던 불량소년도 희생되지만, 샐리와 파쿠의 각별한 우정은 짙어만 간다.

단편영화 <Fish Friend>(2013)

스토리를 듣고 공포영화를 상상할 수도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은 사랑스러운 코미디다. 마치 팀 버튼의 기괴한 비주얼과 픽사의 사랑스런 스토리를 섞어 놓은 듯하다. 뉴욕의 젊은 극작가 겸 영화감독 조던 블럼(Jordan Blum)이 제작 기간 3년 반에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었다. 처음에 피라냐를 생각했다가 이빨이 더 난폭해 보이는 파쿠를 택했고, 파쿠의 몸집이 너무 커서 어항에 넣고 촬영하기가 곤란하여 실사 제작을 포기했다. 이어 감독은 CG보다 미학적인 감각을 살릴 수 있는 스톱모션 방식을 택했다. 그러다 보니 제작 기간은 계속 늘어나 무려 3년 반이 걸리게 되었다.

<Fish Friend>의 비하인드 영상

이 작품은 킥스타터의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76명의 투자자가 6,361 달러(약 7백 6십만원)를 모아 바닥난 제작비를 충당하여 CG 전문가와 스톱모션 전문가를 초빙할 수 있었다. 덕분에 2015년 EC Awards에서 최우수 촬영상을 받았고, 유튜브에서 1천 7백만 조회수를 돌파하면서 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