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크리스마스에도 매년 듣던 그 캐럴을 들어야 하는 걸까? 크리스마스가 종교적 의미를 넘어 모두의 축제가 된 것처럼, 캐럴의 의미도 종류도 다양해졌다. 그러나 여전히 들려오는 건 머라이어 캐리가 올해도 캐럴 연금을 잔뜩 탔다는 이야기. 그래서 이 곡들을 꼽았다. 뻔하지 않고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국내 인디 뮤지션들의 따뜻한 캐럴을 모두에게 전하고 싶다.

 

말하기듣기
'크리스마스’ (Feat. 윤덕원 of 브로콜리너마저)

시작과 함께 흘러나오는 익숙한 멜로디. 이어 들려오는 노랫말 “따뜻한 ‘유자차’ 한 잔”에 모던 록 밴드 브로콜리너마저의 윤덕원 목소리가 어우러져 즐거운 기시감을 준다. 2014년 데뷔한 후 꾸준히 곡을 내고 있는 감성 록 밴드 말하기듣기가 그 해 크리스마스에 발표한 곡. 말하기듣기의 보컬 구름과 윤덕원의 담백한 목소리는 꼭 크리스마스를 맞이한 사랑스러운 연인 같다. 

말하기듣기 '크리스마스'

 

한살차이, 호소, 빨간의자
'특별한 크리스마스'

팝인코리아 소속 아티스트인 한살차이, 호소, 빨간의자가 두 번째 발표한 크리스마스 컴필레이션 앨범 <With, Winter>의 수록곡. 각 팀의 시각으로 크리스마스를 풀어낸 곡도 좋지만, 단연 흥겨운 캐럴 분위기를 내는 건 단체곡 '특별한 크리스마스'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꼭 들려오던 아이돌과 팝스타들의 화려한 캐럴과는 또 다른 인디 뮤지션들의 개성을 느낄 수 있다. 컴필레이션 앨범 이후 각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감성 팝 듀오 한살차이, 호소와 어쿠스틱 팝 밴드 빨간의자가 함께 소소한 감성을 전하는 어쿠스틱 캐럴을 들어보자.

 

어쿠스틱 콜라보, 네이브로
‘너와 보내는 두번째 크리스마스’

애절한 감성을 전하는 어쿠스틱 콜라보와 소울 발라드 보컬 그룹 네이브로의 세 남자가 두 번째 크리스마스를 보내게 된 연인의 설레는 마음을 노래한다. 어쿠스틱 콜라보와 함께 오스트리아 출신 싱어송라이터 피터 한과, 다양한 필름 연출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원희가 각각 작곡, 작사에 참여해 한층 새로운 분위기의 R&B 캐럴을 완성했다. 노랫말 그대로 두 번째 크리스마스를 맞이한 연인에게 이 노래를 들려준다면 유치한 장난을 치며 한 번 더 사랑을 속삭일 수 있다.

 

바버렛츠 '론썸 크리스마스'

그러나, 크리스마스 캐럴은 연인만을 위한 노래가 아니다. 인디 걸그룹 바버렛츠는 홀로 외로운 크리스마스를 보내게 될 사람들을 위로하는 따뜻한 마음을 캐럴에 담았다. 2015년에 발표한 '론썸 크리스마스'는 그해 바버렛츠가 해외 공연을 통해 만났던 많은 현지 유학생과 교민들을 떠올리며 특히 타지에서 외로이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이들을 위해 만든 곡이다. 해외 팬들을 위해 녹음한 영어버전도 인상깊다. 잔잔한 분위기를 띄워줄 바버렛츠 표 '징글벨'도 들어보자. 바버렛츠의 귀여운 재치가 섞인 황홀한 하모니를 만끽할 수 있다.

 

9와 숫자들 '산타클로스'

전형적인 캐럴에 등장하는 종소리 하나 들리지 않지만, 9와 숫자들의 ‘산타클로스’는 분명 캐럴이다. 9와 숫자들만의 색깔로 탄생한 신스 팝 캐럴은 경쾌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기에 충분하다. 오르골처럼 넘실대는 기타 소리와 산타클로스를 기다리던 어릴 적 모습을 떠오르게 하는 노랫말을 듣다 보면 저마다 순수했던 크리스마스의 추억에 빠진다.

 

스웨덴세탁소 ‘Just Christmas’

아기자기하고 소박한 멜로디로 사랑받아온 ‘스웨덴세탁소’가 또 한 번 캐럴을 불렀다. 작년 12월 12일에 발표한 ‘Like Christmas’는 연인이 이름을 불러주는 순간마다 마치 크리스마스와 같은 기분을 느낀다는 감미로운 고백을 담았다. 먼저 5년 전 똑같은 날짜에 발표했던 첫 번째 캐럴 ‘Just Christmas’를 들어보자. 크리스마스에 어김없이 들려오는 인사, “I wish you a merry Christmas”를 더없이 깨끗한 목소리로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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