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요즘 사진은 한 장으로 충분치 않다. 대중문화부터 예술까지, 작은 사진을 덧댄 사진들이 자주 눈에 띈다. 구찌를 포함한 각종 패션 화보, 래퍼 페노메코 앨범 재킷, 가수 백예린 등 연예인들의 인스타그램 계정 셀카는 물론 예술가 김효재의 <난마돌> 영상 작업, 미국 브루클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그래픽 디자이너 Victoria Siemer의 <Geometric Reflections>, <Human Error Series> 시리즈가 그렇다. 최근 트위터에서는 거울과 창문이 등장하는 쇼트를 모으는 ‘영화속거울’ 계정이 등장하기도 했다.

왼쪽부터 Victoria Siemer의 <Geometric Reflections> 시리즈, 트위터 ‘영화속거울’ 계정

사진끼리가 아니더라도 사진 속에 영상이 덧대지거나, 영상 속에 사진이 덧대지기도 한다. 덧대는 사진 개수도 1+1가 아니라 1+2, 2+2 등 다양하다. 이미지 속 이미지는 팝업 창 같기도, 클로즈업 촬영 같기도, 거울을 붙인 것 같기도 하다. 1+1 사진 트렌드에 대해 더 들여다보자.

 

가리면서 보여주기

1+1 사진의 매력은 ‘가리면서 보여준다’는 점이다. 사실 사진이 덧대어진 부분은 온전히 가려지지 않는다. 우리가 ‘가려졌다’고 인식하는 부분을 상상으로 메꿔 전체 이미지(1)를 그려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상상은 어디까지나 ‘상상’일 수밖에 없고, 가려진 부분의 신비감(1)은 남아 있다. 여기에 덧대진 사진(1)은 덧대지지 않았을 때보다 더 많은 시각적 정보를 전달한다. 결국 1+1 사진의 매력은 ‘1+1=3(전체 이미지, 신비감, 덧댄 사진)’이 되는 매력이다.

1+1 형태 사진은 과거에도 있었다. 콜라주가 대표적이다. 콜라주는 전혀 다른 이미지끼리 붙이는 형식이다. 하지만 최근 1+1 사진의 가장 큰 특징은, 본래 사진을 반복·확대해 붙이거나, 유사한 이미지의 사진을 덧댄다는 점이다. 덧댄 사진이 온전히 새로운 시각적 정보를 제공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따라서 1+1 사진의 매력은 ‘1+1=2.5’이다. 그리고 이렇게 딱 떨어지지 않는 모호성은 1+1 사진을 더욱 매혹적으로 만드는 요소다.

 

두께 없는 디지털

1+1 사진은 우리한테 익숙한 연출이다. 팝업 창이나 광고 배너, 화면 분할 방송, 쇼핑몰에서 상품 위에 커서를 올렸을 때의 클로즈업 효과와 비슷한 이미지들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1+1 사진은 디지털적인 연출이다.

아날로그 필름 사진끼리 덧대는 경우는 잘 없다. 다소 답답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1+1 사진은 그렇지 않다. 그 차이는 ‘두께’에 있다. 필름이 아무리 얇더라도 두께는 존재한다. 디지털은 그렇지 않다. 이미지를 아무리 많이 덧대도 2차원이다. 그래서 1+1 트렌드는 디지털이 많은 정보를 가볍게 볼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생겨난 것일지 모른다.

하지만 디지털 이미지는 아무리 덧대도 두께, 즉 물성이 생기지 않는다. ‘1+1=1’이 되어버린다. 입체적이지 않다. 그래서 디지털의 평면을 풍성하게 만드는 연출들은 다양하게 개발됐다. 필터 효과가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화면 4분할, 회전시키기 등이 있다. 마찬가지로 1+1 사진이 트렌드가 된 것은 두께, 입체를 연출했다는 장점도 있다.

 

크레이프 케이크의 식감처럼

두께는 물성이다. 물성은 만질 수 있다. 만지는 행위는 그 물체의 고유한 결을 느끼는 것이다. 디지털은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지만 고유한 접촉은 어렵다. 하지만 물성은 1:1의 만남, 스킨십을 가능케 한다. 페스츄리 빵이나 크레이프 케이크를 베어 물었을 때 입안 가득 겹겹의 식감이 맛을 돋우듯, 1+1 사진은 이미지의 식감을 만들어 우리에게 보는 맛을 준다.

 

메인 이미지 Via 패션브랜드 ‘openthedoor’



Writer

지리멸렬하게 써 왔고, 쓰고 싶습니다. 특히 지리멸렬한 이미지들에 대해 쓰고 싶습니다. 사진이나 미술 비평처럼 각 잡고 찍어낸 것이 아닌, 그 각이 잘라낸 이미지들에 대해. 어릴 적 앨범에 붙이기 전 오려냈던 현상 필름 자투리, 인스타그램 사진 편집 프레임이 잘라내는 변두리들과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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