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2018), <미드소마>(2019)를 연이어 터뜨리며 신예 호러 감독으로 부상한 아리 애스터(Ari Aster)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2018년 초 선댄스영화제에서 장편 데뷔작 <Hereditary>를 선보이며 뜨거운 반응이 쏟아지더니, 바로 다음날 세계 최대 탤런트 에이전트 WME(William Morris Endeavor)와 전속 계약을 맺었다. 영화학교(AFI Conservatory) 석사 출신인 그는, 영화 시나리오와 미스터리 소설을 쓰고 실험적인 단편영화를 만들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간의 단편영화에서 보여준 것처럼, 장편 데뷔작 <Hereditary(유전)> 역시 가족관계, 특히 모계가족(Matriarch)를 중심으로 공포를 다루고 있다. “모든 가계도는 비밀을 숨기고 있다”는 영화의 부제처럼 말이다.

장편 데뷔작 <Hereditary>(2018) 예고편

아리 애스터 감독이 루키 시절 제작한 단편영화를 보면 그의 영화 스타일을 얼핏 짐작해볼 수 있다. 2013년 제작하여 호평을 받았던 <뮌하우젠(Munchausen)>을 감상해 보자. 뮌하우젠이란 용어는 18세기 소설 <뮌하우젠 남작의 모험>에서 유래한 심리적 증세로, 다른 사람의 관심을 끌기 위해 아프지 않은데도 꾀병을 부리며 병원을 찾는, 가족 간의 과보호에서 유래하는 정신병적 증후군이다.

단편영화 <Munchausen>(2013)

이보다 2년 전에 제작된 30분 길이의 첫 단편 <The Strange Thing about the Johnsons>는 혐오스러운 근친상간을 다룬 영화라 사전에 볼지 여부를 먼저 판단하기를 권한다. 이 영화는 인터넷에서 극과 극의 논란을 야기했으며 아리 애스터 감독이 유명세를 타며 논쟁은 더욱 거세졌다. 더군다나 백인 감독이 흑인 가족의 추악한 관계를 묘사했다고 하여 인종차별 논란도 일어났지만, 감독은 인종은 전혀 이슈가 아니며 아들로 나온 배우는 가까운 친구라며 논란을 적극 부인한 바 있다.


단편영화 <The Strange Thing about the Johnsons>(2011) 바로보기

이어서 같은 해 제작된 두번째 단편 <Beau>는, 아파트에서 홀로 사는 남자의 긴장과 불안을 다루고 있다. 엄마에게 가기 위해 외출하려던 찰나 현관 열쇠가 사라지자, 남자는 좌불안석이 되어 현관 앞을 지키고 떠나지 못한다. 마지막 보여지는 엄마는 괴수와 같은 뒷 모습을 보여며, 책상 위에 열쇠들이 놓여있어 공포의 근원을 모계가족에서 찾는다.    

단편영화 <Beau>(2011)

세 편의 단편을 보면 감독의 공통적인 관심사를 알 수 있다. 비정상적인 가족 관계에서 오는 불안과 공포다. 이것은 제임스 완 감독의 “공포는 친숙한 자신의 집에서 더욱 크게 다가온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유전>과 <미드소마> 이후, 그가 어떤 후속작을 구상하고 있을지 기대해 본다.

아리 애스터 감독

 

아리 애스터 감독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