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세상엔 여행 안 좋아하는 사람이 없어 보인다. 당장 피드를 몇 번만 스와이프해도 여행 사진 천지. 파리 에펠탑, 베이징 자금성, 방콕 카오산 로드…. 가본 적 없어도 이미 익숙해진 유명 관광지는 인스타그램 안에서 비슷한 모습으로 박제돼 있다. 세계를 돌며 사진을 찍는 Oliver KMIA의 작품 <Instravel - A Photogenic Mass Tourism Experience>(이하 <Instravel>)는 인스타그램에서 수집한 사진만으로 만들었다. 2분이 조금 넘는 이 영상으로 우리는 잠시나마 바깥바람을 쐴 수 있다!


빠른 템포의 BGM과 함께 이어지는 영상은 유쾌해 보이지만, 보면 볼수록 묘한 불편함을 피어오르게 한다. 수천 장의 사진을 붙인 영상인데 너무나 자연스럽다는 건 모두가 비슷하게 여행하고 있다는 방증일지 모른다. 이는 로마 트레비 분수 앞, 무수한 관광객 사이에서 사진을 찍을 타이밍을 노리던 ‘관광객’ Oliver의 뇌리에 스친 생각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는 몇 달에 걸쳐 사진을 모으고 이어 영상을 완성했다.
Oliver는 스마트폰이 여행의 많은 즐거움을 앗아갔다며, “소셜미디어 때문에 사람들의 경험은 다양성을 잃었고, 그래서 지루해져 버렸다”고 지적한 <가디언>지의 저널리스트 Rhiannon Lucy Cosslett의 말을 함께 전하기도 했다.

독특한 <Instravel>의 형식은 프랑스 뮤지션 Hiérophante의 곡 ‘Cliché’ 뮤직비디오에서 차용했다. Oliver의 영상은 여행에 초점을 맞추었지만, ‘Cliché’의 뮤직비디오는 더 넓은 범위를 다루었다. 삶에 인스타그램이 얼마나 넓고 깊게 자리 잡았는지 ‘Cliché’ 뮤직비디오를 보며 느껴보자.

Hiérophante ‘Cliché’ MV


확실한 개성이 느껴지는 Oliver KMIA의 다른 작품은 그의 비메오에서 볼 수 있다.

Oliver KMIA 비메오
Oliver KMIA 인스타그램 

 

Editor

김유영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