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ffering.jpg

종교는 사람들의 인식 차이를 초래한다. 종교를 믿는 사람과 믿지 않는 사람, 그리고 종교를 믿는 사람 사이에도 인식 차이를 보이기 마련이다. 그래서 창작자들이 종교를 다룬 콘텐츠를 만들었을 때 예상치 못한 논란을 빚기도 한다. 힌두교의 신을 묘사한 2건의 유명한 단편 애니메이션이 있다. 하나는 저명한 애니메이션 감독의 작품으로 다수의 영화제에서 수상했지만 지금껏 논란의 대상이 되었고 인터넷에서 내리라는 압박을 받기도 했다. 다른 한 작품도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작품이지만 위 단편과 달리 종교적인 논란은 없었다. 어떤 차이가 있었을까?

 

<The God>(신, 2003)

러시아의 저명한 애니메이션 감독 콘스탄틴 브론지트(Konstantin Bronzit)의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다. 이듬해 아스펜 쇼트페스트, 스웨덴 판타스틱 필름 페스티벌 등에서 수상한 화제작이나, 온라인에 상영되면서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인도의 신성을 파리 한 마리에 의해 견디지 못하고 무너지는 희화화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어떤 힌두교인들은 “만약에 예수나 무하마드를 동일한 방식으로 묘사했다면, 온라인에서 벌써 사라졌을 것”이라는 격한 반응도 있었고, 어떤 이들은 “나도 힌두교를 믿지만, 예술적 입장에서 창의적인 작품”이라며 “순수한 예술에 종교의 잣대를 들이대면 안 된다”라는 다양한 의견도 있었다.

콘스탄트 브론지트의 <The God>(2003)

 

<The Offering>(공물, 2010)

콕스웰 대학(Cogswell College)의 애니메이션 학생과 할리우드 전문가의 협력으로 만들어진 3D 애니메이션이다. 할리우드의 베테랑 시각 디자이너 마이클 재커리 후버(Michael Zachary Huber)가 감독으로, 게임 음악의 존 윌리엄스로 불리는 제러미 솔(Jeremy Soule)이 음악을, 영화 <라라랜드>(2016)의 안무를 담당했던 Reshma Gajjar가 인도 안무에 대한 조언을 했다. 인도 신화 중 시바(Shiva)와 파르바티(Parvati) 간의 사랑 이야기를 묘사한 작품으로, 30여 개의 페스티벌에 공식 초청되어 인도 예술의 아름다움을 잘 살렸다는 찬사를 받았다. 단, 베테랑과 학생의 공동 작품이라는 애매한 성격 때문에 수상 실적은 쌓지 못하였다.

애니메이션 <The Offering>(2010)
<The Offering> 제작팀 소개 영상

<The God>의 경우 유명 애니메이터의 첫 스톱모션 작품으로 영상과 음향 기술적 측면에서 뛰어났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여전히 많은 의견과 댓글이 달리고 있다. iMDB에 올라온 기고문에 의하면, “아마 제작자는 신에게도 파리 한 마리가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머였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즐거움에 따라 잃는 것도 분명히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라며 가급적 종교적 상징물은 콘텐츠의 소재로 쓰지 말 것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