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이 마치 갤러리로 변신한 것 같다. 논현동에 자리한 글래드 라이브 강남 호텔에 들어서는 순간, 1층에서부터 시선을 멈추게 하는 것은 앤디 워홀의 작품. 그 유명한 플라워 시리즈가 레스토랑에 걸려있고, 공간은 팝아트 작품으로 인해 한층 산뜻하고 경쾌한 분위기다. 자리에 앉기보다 먼저 공간을 한 바퀴 둘러보고 싶어진다. 곳곳에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며 트렌디한 전시 공간으로 탈바꿈한 이곳은 지난 12월 22일 오픈한 아트 스페이스 ‘디브릿지파크24’. 새로운 복합문화공간으로, 온라인 옥션 하우스인 ‘서울옥션블루’와 복합 라운지를 운영하는 ‘디브릿지’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세계적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앤디 워홀, <Flowers>

 

차 마시며 만나는 명작

디브릿지파크24의 1층은 캐주얼 레스토랑으로 차를 즐기고 식사할 수 있는 공간. 이곳에는 앤디 워홀의 작품뿐 아니라 이우환의 바람 시리즈가 걸려 있고, 야요이 쿠사마의 찻잔 세트와 도자기 작품, 미국 그래피티 아티스트 카우스(Kaws)의 피규어 작품 등 다양한 작품이 통유리 장식장에 전시돼 있다. 특이한 점은 옥션 하우스의 작품답게, 경매에서 만날 수 있는 에르메스 백이나 오메가 시계 또한 함께 전시된 것.

1층에 전시된 야요이 쿠사마의 작품
카우스, <No Future Companion (Black Chrome)>


2층에는 여러 개의 프라이빗 다이닝 룸이 펼쳐진다. 역시 룸마다 인테리어에 어울리는 작품이 걸렸다. 1층에서 만난 앤디 워홀의 <Flowers(3-6)>에 이어 또 다른 플라워 시리즈인 <Flowers(3-2)> <Flowers(3-3)> <Flowers(3-4)>가 각 방에 자리하고, 익숙한 <Marilyn Monroe>도 만날 수 있다. 그뿐 아니다. 일본의 거장 무라카미 다카시가 일본 회화의 전통적 주제인 꽃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Flowers Blossoming in This World and the Land of Nirvana>를 만날 때면, 꼭 맞는 자리에 설치돼 공간을 한층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미술 작품의 힘에 감탄하게 된다.

앤디 워홀의 <Marilyn Monroe>가 설치된 프라이빗 다이닝 룸
무라카미 다카시, <Flowers Blossoming in This World and the Land of Nirvana>


배병우의 잔잔한 사진 작품까지 감상한 뒤 3층으로 올라가면 공연이 펼쳐지는 재즈라운지와 샴페인, 칵테일 등 다양한 주류를 즐길 수 있는 바가 이어진다. 감각적인 인테리어를 자랑하는 라운지에 전시된 것은 ‘TV 방’을 포함한 백남준의 다양한 판화 작품들. 그리고 바 뒤쪽 벽면에는 앤디 워홀의 ‘Dollar Sign’ 세 점을 설치해 방문객들에게 위트를 선사한다. 특히 1층부터 3층까지 모든 층에서 엘본더테이블의 전 수석 셰프였던 이영무 셰프의 요리를 맛볼 수 있다는 것도 이곳의 큰 매력이다. 그야말로 예술적 공간에서 만나는 예술적 음식이 될 것.

백남준, <TV 방>
3층에 설치된 앤디워홀의 <Dollar Sign>

 

예술, 더욱 가까워지다

글래드 라이브 강남의 디브릿지파크24는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보다 가깝게 만나도록 했다는 점에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예술을 제안한 의미 있는 공간이다. 전시 작품은 원할 경우 구입할 수도 있다. 음악과 미술, 공연, 미식이 어우러진 풍성한 시간을 즐기고 검증된 작품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까지 더해져 새로운 아트 스페이스로 자리매김하리라 기대된다. 그리고 이곳을 둘러보고 나면 자연히 ‘미술품 경매’에 대한 호기심도 고개를 든다.

일반적으로 경매라면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던 아슬아슬하게 긴장감 넘치는 장면을 먼저 떠올리게 마련. 경매사가 가격을 호가하면 남들에게 질세라 재빨리 팻말을 들어 응찰하고, 좋은 작품을 낙찰받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숨 가쁜 장면 말이다. 그런데 이제 경매의 범위도 확장됐다. 세계적 경매회사들이 온라인 경매에 뛰어들며 새로운 시장을 형성했고, 서울옥션블루도 2016년 봄 ‘캐주얼 온라인 경매’를 지향하며 런칭해 미술 시장의 문턱을 낮추기 시작했다. 마니아들이나 젊은 층이 참여할 수 있도록 세분화된 아이템을 선보이며, 작품 컬렉팅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취미로 확산시키고 있는 중. 일상에서 함께 할 수 있는 경매인 온라인 옥션은 현장에서 팻말을 드는 대신, 웹사이트에 접속해 경매 일정과 관심 품목을 확인한 뒤 온라인 응찰을 하면 된다. 물론 응찰 결심을 하기 전, 프리뷰 기간 동안 오프라인 전시장에 들러 작품을 미리 감상하고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서울옥션블루 ‘25th BLUENOW: Living with Art & Style’ 포스터


‘예술은 일상 속에 있다’는 사실을 새삼 되새기게 하는 복합문화공간 디브릿지파크24을 둘러보고 미술품 경매에 관심이 생겼다면 우선 온라인 경매부터 살펴보는 건 어떨까. 마침 서울옥션블루의 온라인 경매 ‘25th BLUENOW: Living with Art & Style’의 일정이 다가온다는 소식. 프리뷰 전시는 1월 24일부터 29일까지 호림아트센터의 서울옥션블루 전시장에서 진행되고, 온라인 경매는 1월 30일 오후 3시부터 순차적으로 마감될 예정이다. 꼭 경매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응찰과 관계없이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프리뷰 전시를 둘러보는 것도 좋은 감상이 될 것이다.

글래드 라이브 강남 홈페이지
서울옥션블루 홈페이지 

 

Writer

잡지사 <노블레스>에서 피처 에디터로 일했다. 사람과 문화예술, 그리고 여행지에 대한 글을 쓴다. 지은 책으로는 에세이 <마음이 어렵습니다>, <회사 그만두고 어떻게 보내셨어요?>, 여행서 <Tripful 런던>, <셀렉트 in 런던>이 있다.
안미영 네이버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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