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나도 괜찮아>(영어 제목: Atypical)은 알고 보면 더 사랑할 수밖에 없는 드라메디이다. 이 시리즈를 만든 사람은 미국 정통 로맨틱 시트콤의 대표주자 <내가 그녀를 만났을 때>(2005~2014)의 프로듀서로 활동한 로비아 라시드(Robia Rashid)이고, 주인공 ‘샘’ 역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방영한 <유나이티드 스테이트 오브 타라>에서 다중인격장애를 앓는 주인공의 아들로 열연했던 키어 길크리스트(Keir Gilchrist)가 맡았다.

<별나도 괜찮아> 클립영상. 평생을 한 동반자와 함께하는 펭귄들(Penguins Mate For Life)

동물과 자연, 과학을 사랑하는 주인공 샘은 자폐를 가진 18살 고등학생이다. 여느 10대 청소년이 그렇듯, 이성과 연애에 대한 관심이 커져만 가는 샘은 부모의 울타리를 벗어나 사랑을 경험하고자 한다. 샘의 엄마 ‘엘사’(제니퍼 제이슨 리)는 혹여나 여타 아이들과는 조금 다른 아들이 더 깊은 상처를 받지는 않을까 걱정의 끈을 놓을 수가 없다. 학교에서는 여동생 ‘케이시’(브리짓 런디스-페인)가 그를 대변해주고, 집에서는 언제나 아빠 ‘더그’(마이클 래파포트)와 엄마 엘사가 곁에서 그를 보호한다. 가족 모두에게 샘은 사랑하는 오빠와 아들을 넘어선 보호의 대상이자, 모든 선택의 중심이기도 하다.

<별나도 괜찮아> 클립영상. 여자를 훔치는 방법(Research on How to Steal a Woman)

여자친구를 찾아 데이트를 하겠다는 샘의 선전포고로 그의 가족은 전환점을 맞는다. 언제 어디서든 아들의 불편함을 단번에 알아차리는 엘사에게 늘상 밀리던 더그는 미지근한 부자 관계에 변화를 주기 시작한다. 케이시는 학교의 육상 기록을 깨면서 멀리 떨어진 유명 학교에 장학생으로 입학할 기회를 얻는다. 아들의 결심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엘사는 엄마로서의 삶에서 한 걸음 물러나 계획에 없던 뜻밖의 로맨스에 빠진다.

<별나도 괜찮아> 공식 예고편

테라피를 받고, 함께 아르바이트하는 동료 자히드의 조언에 따라 어색한 미소를 지어보기도 하고, 안 입던 스타일도 시도해보지만 어째 잘 풀리지 않는 샘의 연애사. 쉽지 않고 편치도 않지만, 포기할 수 없는 어른의 길은 어쩜 우리 모두의 경험을 닮아있다. 자폐라는 장애의 유무를 떠나, 샘의 가족에게 찾아온 조금은 특별한 일상의 변화들을 보면서 공감하고 웃음 짓게 된다.

로비아 라시드 감독과 배우들

로비아 라시드는 미셸 딘이라는 자폐 상담사를 촬영장에 초대했다. 미셸 딘은 자폐에 관해 설명하고 배우들의 질문에 답을 해주었다. 그렇게 완성된 <별나도 괜찮아>은 첫 회부터 마지막 회까지 자폐 청소년 샘의 한결같은 모습을 담고 있다. 키어 길크리스트는 누구보다 주인공 샘을 이해했고, 샘의 진실성을 완벽하게 유지해주었다.

‘샘’ 역의 키어 길크리스트와 ‘페이지’ 역의 제나 보이드

결코 평범하지 않은 샘의 모습을 통해 우리는 우리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누구에게나 새로운 상황 속에서 자신을 지킬 것인지,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앞으로 한 걸음 나아갈 것인지에 대한 질문과 고민이 공존한다. 유효하고 타당한 두 의견은 우리의 갈등을 더욱 복잡하고 어렵게 만든다. 그런 점에서 옳고 그름보다는 다양한 관점이 한데 엉켜 따뜻하고 인간적인 이야기들을 만들어내는 <별나도 괜찮아> 속의 샘의 모습은 우리네 삶의 모습과도 꼭 닮아 있다. <별나도 괜찮아> 두 번째 시즌이 공개되었다는 소식이 새삼 반갑게 느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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