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가요계에는 여름에는 댄스, 겨울에는 발라드가 공식처럼 자리 잡았습니다. 추워지면 거리엔 발라드가 넘쳐났고, 우리는 그렇게 추울 때 들어야 제맛인 겨울 노래들을 들었습니다. 두꺼운 외투를 꺼내 입고, 목도리를 칭칭 두르고, 입김이 나오는, 추운 날 들으면 좋은 노래들을 소개합니다.

 

Ry X

RY X 'Only'

본명은 Ry Cuming, RY X는 호주 뉴 사우스 웨일즈 출신의 싱어송라이터입니다. 그는 제프 버클리(Jeff Buckley)의 앨범 <Grace>(1994)를 들은 후, 16살 때부터 음악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로 이사하여 ‘Jive Records’와 계약을 맺고 2010년 7월 20일 자체 데뷔 앨범을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2012년 프랭크 비데만(Frank Wiedemann)과 함께 <Howling>을 발표하며 음악적 터닝 포인트를 맞이하게 됩니다. 장르적으론 이때부터 포크와 일렉트로니카를 접목하기 시작했는데 2013년 8월 28일에 발매한 EP <Berlin>은 프랑스, 독일, 영국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냅니다. 2014년에 Ry X는 로스앤젤레스 프로듀서 프리랜드(Freeland)와 스티브 낼러퍼(Steve Nalepa)와 결성한 밴드 The Acid의 리드 싱어가 되었고, <Liminal> 이라는 앨범을 발매했습니다.

이미지- Ry X 페이스북

런던과 베를린 그리고 LA를 오가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나간 Ry X는 미니멀한 편곡과 자기 고백적인 내용들로 채워진 트랙들로 주목받기 시작하며 2016년 5월 6일 ‘Infectious Records’와 ‘Loma Vista Records’를 통해 데뷔 앨범 <Dawn>을 발표했습니다. 이 앨범 역시 영국, 독일, 프랑스, 캐나다 및 호주의 차트에 오릅니다. Ry X는 유럽과 미국 전역에서 광범위한 투어를 시작했고, 큰 페스티벌에 서며 라이브 실력과 그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습니다. 실제로 ‘Berlin’이란 곡을 쓸 당시 베를린에 머물며 너무나 추운 겨울을 보냈다고 합니다. 헤어진 전 여자 친구가 뮤직비디오에 참여해 도움을 줬다고 하는데요. 리버브 걸린 목소리와 슬픈 가사가 추운 겨울과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RY X 'Berlin'

 

Cigarettes After Sex

Cigarettes After Sex 'Nothing's Gonna Hurt You Baby'

시가렛 에프터 섹스(Cigarettes After Sex)는 미국 텍사스주 엘패소에서 2008년에 결성된 밴드로 멤버 구성은 그렉 곤잘레스(Greg Gonzalez)(리드 보컬/일렉트릭 기타/어쿠스틱 기타), 필립 텁스(Phillip Tubbs)(키보드/일렉트릭 기타), 랜달 밀러(Randall Miller)(베이스), 제이콥 톰스키(Jacob Tomsky)(드럼)으로 구성된 4인조 밴드입니다. ‘섹스 후 담배’라는 팀 이름처럼 다소 멜랑콜리하고, 흐릿하고, 몽환적인 음악을 선보이고 있는 이들은 2012년 EP 앨범을 발표하고, 뉴욕 브루클린으로 이주해 활동을 이어나갑니다. 그들의 운명을 뒤바꾼 건 바로 유튜브인데, 음악 추천을 통해 Cigarettes After Sex는 수백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하여 유럽, 아시아 및 미국 전역에서 라이브 공연을 선보이게 됩니다. 그들은 마침내 2017년 6월 9일 데뷔 10년 만에 정규 1집 <Cigarettes After Sex>를 발표합니다.

이미지- Cigarettes After Sex 페이스북

그렉 곤잘레스의 부드럽고 중성적인 음색은 팀의 가장 큰 강점입니다. 그의 매력적인 목소리는 낮은 온도를 닮았고, 몽롱히 전개되는 기타 편곡은 천천히 내리는 눈처럼 스며듭니다. 팀의 리더인 그렉 곤잘레스는 인터뷰에서 밴드의 초창기에 마돈나의 80년대 싱글이나 뉴오더의 뉴웨이브적인 요소에 영향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좋은 리버브를 얻기 위해 계단에서 녹음하고, 항상 글을 쓰는 등, 단순해 보이지만 지금의 음악적 스타일을 만들어 내기까지 그동안 많은 고민과 시행착오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Cigarettes After Sex 'K'

 

Night Beds

Night Beds 'Tide Teeth'

나이트 베드(Night Beds)는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 출신의 싱어송라이터입니다. 본명은 윈스턴 앨런(Winston Yellen), 2012년 첫 EP 앨범 <Every Fire; Every Joy> 발매 후 2013년 레코드사 ‘Dead Oceans’에서 첫 번째 정규 앨범 <Country Sleep>을 발표합니다. 이 앨범은 오두막에서 10개월 동안 만들어진 곡으로 채워졌으며, 발매 후 본 이베어(Bon Iver), 플릿 폭시스(Fleet Foxes) 등의 뮤지션들과 비교되며, 치솟는 보컬에 대한 찬사와 갈채를 받았습니다.

두 번째 앨범부터 나이트 베드는 음악적 방향을 크게 바꾸는데 인디 포크를 기반으로 알앤비, 일렉트로닉 등을 접목시킨 장르를 시도합니다. 외적인 변화도 한몫해 처음에는 다른 뮤지션인줄 알았습니다. 장르는 달라졌지만, 그의 음악에는 처연한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창문을 열었을 때 차가운 겨울바람이 불어오는 느낌이 있습니다. ‘Even If We Try’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한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이 아름답고 조용한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이것과 가장 대비되는 연출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Night Beds 'Even If We Try'

 

Writer

지큐, 아레나, 더블유, 블링, 맵스 등 패션 매거진 모델로 먼저 활동을 시작했다. 개러지 록밴드 이스턴 사이드킥(Eastern Sidekick)과 포크밴드 스몰오(Small O)를 거쳐 2016년 초 밴드 아도이(ADOY)를 결성, 팀 내에서 보컬과 기타를 맡고 있다. 최근 첫 에세이집 <잘 살고 싶은 마음>을 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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