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s)> 이전의 TV 드라마는 주간 편성이 기본이었다. 그 다음 편을 보기 위해 일주일을 기다려야 하는 먹먹함이 있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빈지 워칭(Binge-Watching)이라는 새로운 시청 방식을 과감하게 도입하여 시즌별로 한 번에 볼 수 있는 새로운 시청방식을 제시했다. 첫 번째 사례가 된 정치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는 드라마로는 최초로 9건의 에미상 후보로 오르며 순항했지만, 시즌 5까지 공개된 2017년 예상치 못한 위기에 직면했다. 주연배우 케빈 스페이시의 성추행 전력이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하우스 오브 카드> 시즌 5 예고편

 

케빈 스페이시의 성추행 파문과 커밍아웃

할리우드는 하비 웨인스타인의 성범죄 스캔들에 이어 연기파 배우 케빈 스페이시까지 성추행 전력이 보도되며 아수라장이 되었다. 영화 <유주얼 서스펙트>(1996)로 아카데미 조연상을, <아메리칸 뷰티>(2000)로 아카데미 주연상을 받은 명배우 케빈 스페이시가 26살 때 14살의 아역 배우를 성추행했다는 보도가 터져 나왔고, 이어서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밝히면서 여론은 더욱 싸늘해졌다. 자신의 과거 행적을 물타기하기 위해 커밍아웃했다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하우스 오브 카드> 제작진에게도 성추행을 끊임없이 시도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넷플릭스는 케빈 스페이시를 퇴출한다고 긴급 발표하며 적극적으로 진화에 나섰다.

케빈 스페이시의 필모그래피 영상

 

사악한 미국 대통령과 영부인 이야기(스포일러 포함)

이전에도 미국 대통령이 등장하는 정치 스릴러는 많았지만,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프랭크 언더우드 대통령처럼 자신의 권력욕을 위해 살인까지 서슴지 않는 사악한 성격의 소유자는 없었다. 간간이 카메라를 쳐다보며 시청자에게 읊조리는 독백에서 그는 자신의 속마음과 사악한 면모를 드러낸다. 부인인 클레어 언더우드 또한 권력욕과 정치 술수 면에서 남편에 뒤지지 않는 고단수다. 드라마의 첫 장면에서 여당인 민주당 원내총무였던 언더우드 의원이 교통사고로 고통스러워하는 개를 살해하는 장면은 드라마와 캐릭터의 성격을 암시하는 명장면으로 기록된다.

<하우스 오브 카드> 시즌 2 오프닝신

 

미국 정치의 현실과 얼마나 비슷한가?

이 드라마에 대해 온라인에서 가장 뜨거운 논쟁거리는, ‘미국의 현실 정치와 얼마나 비슷한가’이다. 각종 뉴스와 인터넷 신문, 블로그에서 이 주제와 관련한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온건한 스타일의 오바마 전 대통령 후임으로 정반대 스타일의 트럼프 대통령이 들어서자, 이 주제의 기사들은 더욱 활발하게 현실정치와 비교되고 있다. 상당수의 기사는 몇 가지 비현실적인 장면들을 제외하면 현실 정치와 상당히 비슷하다는 결론을 내고 있다. <Business Insider> 지에 의하면,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 드라마가 현실정치와 99% 비슷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나머지 1%에 대한 설명으로 현실적으로 교육법안은 드라마처럼 그렇게 빨리 통과될 수 없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클린턴 재단에서 케빈 스페이시와 함께 제작한 홍보영상

여러 구설수와 논란이 끊이지 않는 트럼프 정부 하에서 <하우스 오브 카드>를 현실 정치의 거울처럼 투영하며 주목을 더욱 끌 수 있는 기회였지만, 넷플릭스는 시즌 6을 마지막으로 <하우스 오브 카드>를 종영하기로 했다. 프랭크 언더우드 대통령이 조기 사망하는 것으로 처리하고 영부인 클레어 언더우드를 중심으로 마지막 시즌을 장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 초 제작에 들어간 마지막 시즌은 2018년 말에 볼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