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션 '생각의 여름'과 크로스오버 재즈 듀오 '장수현과 원다희'가 함께 무대에 섰다. 노래 한 곡으로 맺은 인연이 콜라보레이션 콘서트로 이어진 것. 2016년 6월, 생각의 여름 3집 <다시 숲 속으로>가 발매되었고 6번 트랙 '안녕'의 바이올린을 장수현이 맡았다. '안녕'은 원래 2012년 발매된 노래였는데, 3집에서 장수현의 바이올린을 만나 새로운 느낌으로 재탄생했다. 각 뮤지션을 짚어보기 전에 이들의 협주를 먼저 감상하자. 생각의 여름의 담백한 목소리와 장수현의 유려한 바이올린 연주가 어우러져 깊은 인상을 남길 것이다.

생각의 여름 & 장수현 '안녕'

  

생각의 여름 

이미지 출처 ‘붕가붕가 레코드’ 공식 홈페이지

생각의 여름은 싱어송라이터 박종현의 1인 프로젝트다. 2009년 1집 <생각의 여름>을 낸 이후 꾸준히 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생각의 여름이라는 이름은 사춘기(思春期, 생각의 봄)를 지나 맞은 때를 의미한다. 그의 노래 가사는 마치 시어인 듯 간결하고 아름다우며 음색과 기타 소리는 청신하다. 이는 불필요한 반복을 피하고 정수 중의 정수만 담고자 했던 뮤지션의 생각이 반영된 것이다. 3집 <다시 숲 속으로>(2016)를 들으면 전작들과 결이 살짝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3집은 '덜어내야 한다는 생각을 덜어낸' 앨범으로 여러 아티스트와 같이 만든 음악으로 꾸렸다. 하모니카, 드럼, 바이올린 등 다양한 악기와 함께하여 풍성해지면서도 고유한 장점, 즉 벼린 언어와 철학은 그대로다. 고요하지만 부지런히 제 것을 만들고 있는 생각의 여름, 굳이 챙겨서 지켜봐야 할 아티스트다.

생각의 여름 ‘안녕’, ‘다섯여름’
생각의 여름 ‘습기’

  

장수현과 원다희 

장수현과 원다희 <BETWEEN> 커버. 출처 ‘장수현과 원다희’ 공식 유튜브 채널

장수현과 원다희는 바이올리니스트 장수현과 피아니스트 원다희로 이루어진 재즈 듀오다. 장수현은 살롱 드 오수경, 단편선과 선원들에서 활동했고 이문세, 사비나 앤 드론즈, 바버렛츠 등 다양한 뮤지션의 바이올린 세션으로도 참여했다. 그는 재즈, 탱고, 록 등 어떤 장르든 구애받지 않고 제 몫을 해내는 탄탄한 실력을 갖췄다. 원다희는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겸 편곡가로 활동하는 아티스트로, 특히 과한 기교를 더하지 않은 담백한 선율과 연주를 선보여 듣는 이를 편안하게 한다.

살롱 드 오수경 ‘뫼비우스’(바이올린 장수현)
단편선과 선원들 ‘연애(feat.김사월)’(바이올린 장수현)
원다희 ‘Far Away(with.김꽃)’

장수현과 원다희는 2016년 듀오를 결성, 첫 EP <BETWEEN>을 내놓았다. 오래도록 각자의 영역을 만들어 온 아티스트들이니만큼, 둘이 함께 만든 음악은 새롭고 경쾌하다. 장수현과 원다희의 활동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꾸준히 이어져 2017년 7월엔 싱글 <COSMIC DUST>가 발매되었다. 공동 작업한 이 노래에서 두 사람은 우주를 부유하는 먼지, 그 몽환적 풍경을 신비롭게 표현했다.

장수현과 원다희 ‘Made in France’
장수현과 원다희 ‘Someone's Personality’ 

생각의 여름, 장수현과 원다희의 콜라보레이션 공연이 2017년 10월 29일 망원동 벨로주에서 열렸다. 이 공연에서는 생각의 여름과 장수현의 '안녕' 무대는 물론, 장수현과 원다희의 곡에 생각의 여름이 함께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보기 힘든 두 뮤지션의 라이브인 데다 인디와 재즈, 장르 간의 콜라보 콘서트였다.

 포스터 출처 ‘벨로주’ 공식 홈페이지

메인 이미지 출처 ‘붕가붕가 레코드’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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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영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