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Mild High Club 페이스북

마일드 하이 클럽(Mild High Club)은 미국 시카고와 로스앤젤레스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앰비언트, 사이키델릭 인디밴드다. 시카고 출신의 재즈 전공자이자, 밴드의 프론트맨인 알렉산더 브레틴(Alexander Brettin)이 라이브 멤버를 꾸리고, 4트랙 카세트 레코더로 음악을 만들면서 밴드의 역사가 시작됐다. 이어 LA를 대표하는 인디 레이블, 스톤 스로우(Stones Throw)와 계약한 이들은 2015년 1집 <Timeline>과, 2016년 2집 <Skiptracing>을 발매하며 차근히 리스너들의 귀를 매료시켰다. 백 마디 설명보다 한 번 보고 듣는 게 훨씬 명확할 터. 이제부터 밴드 마일드 하이 클럽이 들려주는 부드럽고 매끈한 사운드를 함께 느껴보자.

‘Skiptracing’ MV

1960년대 사이키델릭, 드럭 컬쳐를 부활시키는 것. 이들 음악에 공통으로 걸쳐진 메시지가 바로 이것이다. 마치 환각제를 복용한 것 같이 나른하고 몽롱한 기운에 빠져들게 하는 이들의 사운드는 소프트 록과 네오 사이키델릭 사이의 어느 지점에 자리한다. 신시사이저를 중심으로 흐르는 몽환적인 분위기의 멜로디와 불필요한 힘을 뺀 채 무심히 내뱉는 보컬은 깃털처럼 가볍고 매끄럽게 귀를 간지럽히며 기분 좋은 감흥을 선사한다. 로파이 사운드에 맞게, 영상에 조잡한 그래픽을 더하거나 일부러 화질을 흐리게 처리해 복고적인 느낌의 뮤직비디오를 만드는 것도 밴드의 시그니처 같은 것이다.

‘Rollercoaster Baby’ MV. 롤러코스터를 타고 조악한 픽셀 그래픽이 뒤섞인 세계를 여행하는 알렉산더 브레틴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다소 키치하고 멜랑콜리한 분위기를 띤 이들의 음악은 종종 맥 드마르코(Mac DeMarco)에 비유되기도 하는데, 사운드만 놓고 보면 마일드 하이 클럽이 퍽 실험적이고 자유분방한 튠을 머금고 있다. 불완전성과 섬세함, 의외의 전개가 버무려진 이들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국내 인디밴드 파라솔이나, 얼마 전 성공적인 내한공연을 가진 대만 밴드 선셋 롤러코스터(Sunset Rollercoaster)의 나른한 사운드가 떠오르기도 한다. 어쨌든 인디 팝이 가진 장점을 고루 소화해 완성도 있는 앨범을 선보이는 훌륭한 밴드라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Undeniable’ MV

실제로 마일드 하이 클럽은 맥 드마르코와 여러 번 투어를 함께 하기도 했다. 최근 마일드 하이 클럽을 좋아하는 힙합 뮤지션 타일러 크리에이터(Tyler, The Creator)의 요청으로 그의 신작에 참여했으며, 마일드 하이 클럽 음악에 많은 영향을 준 재즈 뮤지션 도날드 페이건(Donald Fagen)의 공연무대에 오르는 등 활동 반경을 점점 넓혀가는 중이다. 오는 10월, 킹 기저드 앤드 더 리저드 위저드(King Gizzard & The Lizard Wizard)와의 합작앨범을 발매할 예정이며, 그 풀 앨범을 유튜브에서 미리 감상할 수 있다.

‘Windowpane’ MV
‘Kokopelli’ MV

그리고 마침내 마일드 하이 클럽이 한국에 온다. 2015년 맥 드마르코의 내한 공연을 주최했던 김밥레코즈가 진행하는 일종의 시리즈 공연인 셈이다. 여기에, 최근 싱글 ‘긴 꿈’을 발표하며 성공적인 데뷔식을 치른 인디신의 루키, 새소년이 게스트로 함께 한다. 익살맞게 꿈틀거리는 멜로디 라인에 나른한 보컬을 얹어낸 밴드의 라이브가 궁금하다면 오는 11월 28일 화요일 20시, 홍대 무브홀에서 열리는 마일드 하이 클럽의 첫 내한공연을 놓치지 말자. 무대를 꽉 채울 다섯 명의 연주자가 올해 가장 따뜻하고 아름다운 사운드를 들려줄 것이다. 느낌이 왔다면 예매를 서두르자.

 

Mild High Club Live In Seoul

포스터 디자인 이재민. 이미지 제공=김밥레코즈
일시 2017년 11월 28일(화) 오후 8시
장소 홍대 예스24 무브홀
티켓 스탠딩 66,000원 / 학생 할인 55,000원
문의 02-322-2395
주최 김밥레코즈
예매링크 http://ticket.yes24.com/Pages/Perf/Detail/Detail.aspx?IdPerf=27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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