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과 독재자>
The Lovers and the Despotㅣ2016ㅣ감독 로스 아담, 로버트 캐넌ㅣ출연 신상옥, 최은희
1978년 1월 14일, 톱스타 최은희가 실종되다!
합작영화 제작 관련 초청을 받아 홍콩으로 간 최은희가 갑자기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6개월 후, 전부인인 최은희의 소식을 듣고 뒤따라 홍콩으로 출국한 신상옥 감독 역시 실종된다. 알고 보니, <성춘향>(1961)으로 최고의 흥행 기록을 세우며 한국영화계를 주름잡던 신상옥 감독과 그의 뮤즈로 수많은 작품을 함께한 여배우 최은희가 북한으로 납치된 것. 이들의 납북은 최고의 납치 스캔들로 떠올랐고, 세계도 이들의 행방을 예의주시하기에 이른다.
이후 두 사람은 북한 김정일 정권 밑에서 <돌아오지 않는 밀사>, <소금>, <심청전> 같은 7편의 영화를 만든다. 북한과 동유럽권을 오가며 영화 제작을 하던 두 사람은 1986년 오스트리아 빈의 호텔에 투숙하다 미국 대사관의 도움으로 북한 공작원의 감시를 피해 극적으로 탈출에 성공했다. 탈북 후 미국에서 생활하던 신상옥과 최은희는 2000년에야 완전히 고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2016년 9월 22일, 38년만에 납치사건의 비밀이 밝혀진다.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납치 스캔들의 주인공, 신상옥과 최은희가 8년간 북한에서 생활하다 극적으로 탈출하는 과정을 스크린으로 최초 공개한다. 영화 <연인과 독재자>는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사건의 전말을 파헤치며, 일찌감치 제66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제32회 선댄스영화제 등에 초청되어 화제를 모았다.
영화는 최고의 톱스타였던 최은희가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았던 할리우드 여배우 마릴린 먼로와 나란히 웃음짓는 모습, 영화 촬영에 몰입하는 신상옥 감독 등 그들의 빛나는 전성기 시절도 담았다. 한편, 무엇보다 뉴스와 신문 보도로만 접할 수 있었던 당시 북한의 실상, 김정일의 영화에 대한 각별한 애정 등 흔히 알지 못했던 내용과 다양한 사건 관계자들의 심층 인터뷰도 포함해 더욱 호기심을 자극한다.
특히, 최초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육성이 담긴 녹음테이프의 등장을 예고해 기대를 모은다. 당시 직접 녹음을 감행했던 최은희는 "김정일을 만날 때 핸드백에 녹음기를 몰래 숨겨갔다"고 말하며 위험함을 무릅쓰고 녹음한 상황을 전했다. 결국 신상옥, 최은희가 목숨을 걸고 가져온 8년간의 증거는 세기의 미스터리 납치 사건을 파헤치는 열쇠가 됐다.
(메인 이미지=<연인과 독재자> 스틸컷)
(본문 이미지=<연인과 독재자> 메인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