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가 어둠을 헤치고 은하수를 건너면’ 우주 정거장을 내달리는 기차 ‘은하철도 999’엔 으레 메텔과 철이의 모습이 비친다. 누군가에겐 어린 시절 생각 없이 즐겨보던 추억의 TV만화였고, 또 누군가에겐 내용을 이해하고 봐서 더욱 선명히 뇌리에 각인된 명작 만화였다. 올해 <은하철도 999>의 발표 40주년을 맞아 작가 마츠모토 레이지(松本零士, 1938~)의 작품들이 국내에 전시된다. 은하철도 999의 탄생과정을 알 수 있는 스토리보드, 메텔과 철이를 테마로 한 다양한 원화, 무엇보다 현재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작가의 직필 원고를 최초로 공개한다. 여태껏 국내에서는 마츠모토 레이지의 원화가 단 한번도 소개된 적이 없기에 이번 전시는 더욱 특별하다.
미처 몰랐던 <은하철도 999>의 놀라운 진실
<은하철도 999>를 기계 백작에게 죽임을 당한 어머니를 잊지 못하는 소년 철이가 신비로운 여인 메텔과 함께 안드로메다로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를 다룬 어린이용 TV만화로 가볍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내용을 좀 더 진지하게 들여다보면 놀라운 사실이 한두 개가 아니다. 우연이라고 생각했던 철이 어머니의 죽음은 사실 모두 예정된 것이었으며, 어느 날 불쑥 나타난 비밀스러운 메텔의 정체는 어머니를 죽게 한 장본인 프로메슘의 외동딸이었다. 심지어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인물들은 처참한 죽음을 수도 없이 당하며, 때로는 행성의 폭발로 인해 그곳에 살던 모든 사람이 사망하기까지 한다. 하도 얽히고설켜 나중에는 작가 본인조차 혼동하는 부분이 있다고 할 정도로 아이들이 보기에는 꽤 심도가 있는 작품이다. <은하철도 999>의 몇 가지 놀라운 사실을 정리한 영상을 보면서 미처 몰랐던 설정들을 되짚어보자.
놓치지 말아야 할 것
본 전시에서는 <은하철도 999> 오리지널 직필 원고를 통해 마츠모토 레이지의 작품세계와 제작과정을 살펴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주해적 캡틴 하록>(1977~1979), <천년여왕(せんねんじょおう) >(1980~1983) 같은 작가의 다른 애니메이션 원화들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전시에서는 단순한 만화 이상의 철학적 언어가 넘치는 <은하철도 999> 속 잊지 못할 명대사도 돌이켜볼 수 있다. 특히 메텔 역의 성우 송도영이 전시장 내 오디오 가이드를 진행하니, 애니메이션 속 메텔의 목소리를 통해 작품설명을 생생히 들을 기회도 놓치면 아쉽다. 마츠모토 레이지와 프랑스 전자음악 듀오 다프트 펑크(Daft Punk)가 협업해 만든 뮤지컬 애니메이션 <인터스텔라 5555>(2003)*를 감상해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으니 참고하자.
*<인터스텔라 5555>- 다프트 펑크의 음악과 레이지 마츠모토의 애니메이션을 조합한 뮤지컬 애니메이션으로, 대사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캐릭터들은 전부 마츠모토 레이지의 전작인 <은하철도 999>, <우주해적 캡틴 하록>에 등장하는 인물을 각색해 만들었다.
일시 2017년 3월 18일(토)~2017년 5월 1일(월) ※ 정기휴관 3/24(월), 4/24(월)
시간 11:00~20:00 (입장마감 오후 7시)
요금 성인일반 12,000원 / 청소년(만13세~18세) 10,000원 / 어린이(만7세~12세) 8,000원
문의 02-338-3513
주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3F
홈페이지 https://galaxyexpress999.modoo.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