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 앤 더 갱(Kool and the Gang)의 전성기 공연

제임스 브라운이 1960년대 중반 소울, 재즈 그리고 R&B를 섞어서 창안했다는 ‘펑크’(funk) 음악은 1970년대 중반부터 디스코의 뒤를 이어 흑인 사회에서 유행을 타기 시작했다. 원래 ‘냄새’ 또는 ‘체취’라는 의미를 가진 이 용어는, ‘땀냄새가 나는 끈적끈적한 리듬’을 의미하는 은어로 뮤지션들 사이에서 사용되다가, 댄스 음악의 한 서브 장르로 발전했다. 디스코보다 느린 박자로 댄스를 쉽게 하고 베이스와 드럼의 리듬감을 강조하여 그루브를 살리는 형식으로 발전했다. 리드 싱어와 코러스 보컬 간의 화음을 강조하고, 아프로 헤어스타일과 가죽조끼, 플랫폼 슈즈 등 독특하고 화려한 패션 스타일 또한 특징으로 했다. 또한 교회나 가정에서 가족 단위의 음악 활동에서 시작하여, 펑크 밴드 중에는 유독 가족을 중심으로 유래한 경우가 많았다. 이들 밴드 중 펑크 음악의 대중화를 선도한 셋을 알아보았다.

 

어스 윈드 앤 파이어(Earth, Wind and Fire)

시카고에서 세션 드러머나 작곡가 등 무명 뮤지션으로 활동하던 모리스 화이트(Maurice White)가 1971년 LA로 이주해 10인조의 대형 디스코 밴드 ‘Earth, Wind & Fire’(EW&F)을 창단했다. 창단 멤버 중에는 친동생 베이시스트 버딘(Verdine)이 있었고, 후일 프레드(Fred)도 드러머로 참여하여 화이트 삼형제가 주축을 이루었다. 이듬해에는 보컬리스트 필립 베일리를 영입하였고, 이들의 음악은 초기 디스코에서 시간이 갈수록 펑크로 변모했다. 그룹의 중추였던 모리스 화이트가 2016년 파킨슨병으로 사망한 후에는, 버딘 화이트와 필립 베일리를 중심으로 그래미 6회 수상과 9,000만 장의 음반을 판매한 슈퍼 그룹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싱글로 발매된 ‘September’(1978)는 EW&F의 시그니처 송이다

 

쿨 앤 더 갱(Kool and the Gang)

뉴저지에서 ‘쿨’(Kool)이란 예명을 가진 로버트 ‘쿨’ 벨과 로널드 벨 형제가 1964년에 창단한 7인조 밴드다. 1970년에 뒤늦게 데뷔 앨범을 내고 꾸준히 활동하다가, 부드러운 목소리의 리드 보컬리스트 제임스 J. T. 테일러를 영입하면서 슈퍼 밴드로 도약했다. 이 때 출반한 <Ladies’ Night>(1979), <Celebrate!>(1980), <Emergency>(1983)은 모두 각각 수백만장의 판매고를 기록했고, ‘Celebration’, ‘Cherish’을 위시하여 빌보드 차트 수위에 오른 곡은 다섯 곡에 이르렀다. 전성기가 지난 후에는 래퍼를 영입하거나 피처링하여 끊임없이 음악적인 변모를 꾀했다. 이제까지 23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하여, 그래미상 2회 수상과 누적 7,000만 장의 음반 판매를 기록했다. 뉴저지의 저지 시티(Jersey City)에는 그룹 이름을 붙인 거리(Kool and the Gang Way)가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앨범 <Celebrate!>(1980)에 수록된 ‘Celebration’

 

브라더스 존슨(Brothers Johnson)

LA의 조지 존슨과 루이 존슨 형제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밴드를 결성하여 유명 가수들의 백밴드를 하거나 작곡으로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퀸시 존스의 앨범 <Mellow Madness>(1975)에 자신들의 네 곡을 삽입하면서 그와의 협업이 시작되었고, 데뷔 앨범 <Look Out for #1>(1975)이 R&B차트 수위에 올라 성공의 길로 들어섰다. 퀸시 존스가 프로듀스한 네 번째 앨범 <Light Up the Night>(1980)까지 네 차례 연속 플래티넘을 기록하였고, 이후 형제는 밴드를 해산하고 각자 솔로 활동을 개시했다. 루이스는 마이클 잭슨의 앨범 <Thriller>에서 세션 베이시스트로 활동하기도 했다. 형제는 수시로 모여 함께 활동하기도 했으나 예전의 인기를 회복하지 못하였고, 대신 퀸시 존스가 이들의 히트곡 ‘I’ll Be Good To You’(1976)와 ‘Stomp!’(1980)을 현대적 감각으로 리바이벌하여 다시 조명을 받았다.

브라더스 존슨의 최대 히트곡 ‘Stomp!’(19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