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 운동의 영향으로 ‘스튜어디스’라는 호칭 대신 항공기 승무원의 의미로 자리잡은 ‘플라이트 어텐던트’(The flight Attendant). 이를 제목으로 삼은 드라마가 최근 화제다. 지난해 말 HBO Max에서 8편이 스트리밍 서비스로 제공되어 로튼토마토 97%의 호평을 받았고, 마지막 에피소드가 방영된 다음날 시즌 2 제작이 확정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각종 TV 이벤트의 최고 코미디 드라마 부문과 최고 여우주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려놓아 앞으로 다관왕이 기대되는 작품으로 부상했다. 이 드라마의 어떤 점이 인기인지 알아보았다.

HBO 드라마 <플라이트 어텐던트>(2020) 예고편

 

술과 섹스에 중독된 주인공 ‘캐시 보우든’

칼리 쿠오코(Kaley Cuoco)가 연기한 주인공 ‘캐시 보우든’은 현실에서 만나기 힘든 캐릭터다. 그는 항공기에서 승무원으로 근무할 때도 술을 마시는 알코올 중독자이며, 우연히 만난 남자들과 클럽과 호텔을 전전하며 곳곳에 술친구를 두고 있다. 그 덕분에 방콕의 한 호텔에서 살인 사건에 연루되어 FBI와 살인자 양쪽으로부터 쫓기는 신세가 된다.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좌충우돌하는 그를 연기하고, 책임 프로듀서로 제작에도 참여한 칼리 쿠오코는 12년 동안 이어진 미국 최고 인기 드라마 시리즈 <빅뱅 이론>에서 ‘페니’ 역할을 맡으며 스타로 성장했다. 그가 <빅뱅 이론>에서 받은 출연료는 회당 100만 달러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플라이트 어텐던트> 시즌 1 Recap

 

스토리라인을 암시하는 오프닝 시퀀스

이 드라마에는 애니메이션 형식의 오프닝 시퀀스가 전체 스토리라인을 암시한다. 마치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2002)이나 AMC의 흥행 드라마 <매드 맨>(2007~2015)의 애니메이션 오프닝을 볼 때와 같은 별난 흥미를 일으킨다. 술잔으로 추락하는 승무원의 모습과 함께 사슴과 토끼의 형상이 주인공을 위협하는 존재로 나오는데, 마지막 에피소드에 공개되는 주인공의 트라우마에서 그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사람은 파슨스 스쿨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타카 이카리(Taka Irari)로 현재 워너 브라더스에 재직 중이다.

<플라이트 어텐던트> 시즌 1 오프닝 시퀀스

 

빠른 템포의 개성 넘치는 음악

무척 빠르게 전개되는 드라마의 템포처럼 소피 터커(Sofi Tukker), 두아 리파(Dua Lipa), 칼리 제이(Kali J) 등의 빠른 멜로디의 팝 음악이 드라마의 배경음악으로 등장한다. 하지만, 술에 취해 자고 있는 주인공을 깨우는 벨소리는 의외로 1986년 최대 히트곡이었던, 스테이시 큐(Stacey Q)의 ‘Two of a Hearts’.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시즌 1을 마무리하는 장면에서도 조용한 발라드 시아(Sia)의 ‘Angel by the Wings’(2016)가 흘러나온다. 음악 감독은 TV 음악에서 잔뼈가 굵은 블레이크 닐리(Blake Neely)가 맡았다.

스테이시 큐 ‘Two of a Hearts’(1986)

 

미힐 하위스만과 미셸 고메즈

이 드라마에는 유럽 출신의 조연배우 미힐 하위스만(Michiel Huisman)과 미셸 고메즈(Michelle Gomez)가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다. 미힐은 인기 드라마 <왕좌의 게임>과 <힐하우스의 유령>에 출연하여 미드 팬에게는 낯이 익은 네덜란드의 배우 겸 가수다. 미셸은 스코틀랜드 출신의 중견 배우로 영국 드라마 <닥터 후>와 넷플릭스 드라마 <사브리나의 오싹한 모험>에서 인상적인 역을 맡았다. <플라이트 어텐던트>에서도 살인을 서슴지 않는 악역으로 등장했는데, 시즌 2에서도 비중이 큰 역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플라이트 어텐던트>의 미셸 고메즈 연기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