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크라노스 홈페이지에 걸린 공식 소개 글의 첫 문장은 ‘현재의 가장 새롭고 신선한 음악들을 소개하는 뮤직 딜리버리 브랜드’다. ‘현재’, ‘가장’, ‘새롭고’, ‘신선한’. 절로 어깨가 무거워지는 이러한 말들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포크라노스에는 실제로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거쳐 가는데, 그중 가장 특별한 건 아무래도 첫 시작을 포크라노스와 함께하는 신인 아티스트들이다. 많은 채널과 등용문이 있는 드넓은 음악 시장에서 유독 시작을 누군가와 함께하는 건 누구에게나 특별한 일. 이번에는 ‘알앤비’, ‘일렉트로닉’, ‘뉴트로’ 등 각기 다른 장르에서 새로운 매력을 보여주는 다섯 팀을 소개한다.

 

Fish House (피쉬하우스)

올해 3월, <Go Right>를 통해 데뷔한 ‘Fish House’(피쉬하우스)는 알앤비·소울 기반의 신예 밴드다. 데뷔 곡부터 꽤 좋은 반응을 보이며, 다음 앨범에 대한 기대를 높인 바 있다. <Fishing>은 이들이 최근 발매한 두 번째 싱글. 새로운 보컬 ‘유은선’을 영입하고 다른 스타일의 비트로 색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전작보다 더 짙은 밴드 사운드가 기대 이상이다.

알앤비·소울을 하는 팀이라고 설명했지만, 결국 부드러운 사운드의 밴드 음악을 만들어내는 피쉬하우스는 어찌 보면 장르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는 인상이다. 실제로 스스로 설명하기를 “우리가 흥미롭고 멋지다고 생각하는 음악을 꾸준히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앞으로 이들이 어떤 흥미롭고 멋진 음악을 선보일지 기대해보자.

피쉬하우스 ‘Fishing’ 뮤직비디오

 

Jule(쥴)

좋은 음악으로 좋은 에너지를 나누고 싶다는 싱어송라이터 ‘Jule’(쥴)이 사랑을 시작했을 때의 감정을 담아낸 데뷔 싱글 앨범을 발표했다. 2곡을 담고 있으며, 제목은 <W>. 그중 앨범 타이틀곡 ‘Whatt?!’에는 ‘juiceoveralcohol’ 소속의 몽환적인 래퍼 ‘OHIORABBIT’ (오하이오래빗)이 참여했다. 쥴이 주는 밝은 느낌의 음악에 어울려진 색다른 ‘OHIORABBIT’의 사랑스러운 랩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 이 곡의 감상 포인트 중 하나다.

주목하고 싶은 또 하나의 감상 포인트는 바로 노래다. 좋은 에너지를 나누고 싶다는 그의 말처럼 쥴의 노래에서는 듣기만 해도 밝은 에너지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누군가의 음악으로 기분이 좋아지고, 누군가의 가사를 보며 공감하고 행복할 수 있다는 사실은 얼마나 큰 행운인가? 삶에 지친 당신에게 밝은 에너지가 필요하다면? 지금 바로 쥴의 음악을 들으며 밝은 에너지를 느껴보자!

쥴 ‘Whatt?! (feat. OHIORABBIT)’

 

NECTA(넥타)

‘NECTA’(넥타)의 데뷔 EP는 <Slushed Hours>라는 제목에 총 4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알앤비 보컬을 기반으로 세련됨을 잃지 않고자 한다”는 그의 말처럼 넥타의 노래는 정말 시종일관 세련되다. 특이한 말투와 가사, 사운드가 넥타만의 몽환적이고 독특한 감성을 자아낸다. 그 중에서도 매력적인 목소리가 돋보이는데, 전자음악 프로듀서 ‘weissen’과의 협업을 통해 특유의 알앤비 보컬과 일렉트로닉 비트를 오묘하게 잘 조합한 결과다. 사실 알앤비와 일렉트로닉 사운드는 둘 다 개성이 무척 뚜렷하기에 조합만으로도 강렬한 인상을 준다.

데뷔부터 과감한 시도로 기분 좋은 시작을 보여준 넥타는 자신의 작업을 두고 “Take a sip of necta”라고 간단히 소개했다. 그가 남긴 짧고 시크한 문장 하나처럼 <Slushed Hours>는 우리는 넥타의 노래를, 음악을 단지 한 모금, 아주 일부만을 맛 보았을 뿐이다.

넥타 ‘Braindust’

 

바쁜현대인

작편곡과 믹싱, 프로듀싱까지 홀로 해내는 ‘바쁜현대인’(busy modern people)은 항상 새로운 아티스트와 협업하는 뮤지션이기도 하다. 데뷔작 <내 머리속의 지우개>에서 ‘개미친구’, ‘이하츠’와 함께 독창적인 분위기를 주었던 그는 최근 신예 알앤비 보컬리스트 ‘Sadam’(사담)과 함께 ‘붕’이라는 싱글을 발표했다. 앞서 말한 데뷔작과 다른 외롭고 쓸쓸한 감성을 담아낸 노래로, 특히 사담의 보컬이 노래의 슬픈 감정을 더욱 돋보이게 해준다.

‘붕’의 놓칠 수 없는 매력 중 하나는 뮤직비디오다. 노래의 시작과 함께 영상에 한 남성이 들판에 쭈그려 앉아있다 일어나면서 등장하는데, 나머지 한 쪽을 잃어버린 건지 에어팟을 한 쪽만 착용한 귀에 자꾸 시선이 간다. 감미로운 노래와 상반된 어딘가 이상한 장면에 처음에는 당황하게 되지만, 어느 순간 영상을 여러 번 재생하는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뮤직비디오의 중독성을 자각했을 때는 이미 늦었다. 어쩔 수 없다. 프로듀서 바쁜현대인과 매력적인 보컬 사담을 이번 기회에 같이 알아보는 수밖에.

사담 ‘붕’ (Feat. busy modern people) 뮤직비디오

 

영캐슬(YoungCastle)

벌써 몇 년째 우리나라 음악 시장을 뜨겁게 달구는 장르가 있다. 알다시피 바로 지난 과거의 감성을 요즘 스타일로 새롭게 재조명하는 ‘뉴트로’라는 장르다. 그저 과거의 답습으로서 ‘레트로’가 아니라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것이 묘미인 뉴트로에 새롭게 도전하는 듀오가 있으니 바로 남성 듀오 ‘영캐슬’(YoungCastle)이다. 1990년대 ‘뉴잭스윙’ 스타일을 일찌감치 선도했던 그룹 ‘듀스’와 추억의 그룹 ‘쿨‘의 감성을 재현하고 싶다는 이들은 아이러니하게도 둘 다 1990년생이다. 자신들이 이제 막 태어나 10대에 이르지도 않았을 때 나온 과거 노래의 감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노래를 만들고 싶다는 것.

사실 뉴트로가 최근 꾸준히 인기를 끄는 장르인 것은 맞지만, 자칫 옛날의 감성을 어설프게 흉내만 내면 이도 저도 아닌 음악이 될 수 있다. 더군다나 과거 최고의 그룹이었던 듀스와 쿨의 노래를 재해석하기에는 더욱 쉽지 않을 것이다. 과연 그들이 이러한 위험에도 불구하고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음악을 만들어 낼 수 있었을까? 그 답을 이번 <LAST SUMMER>를 통해 확인해보자.

영캐슬 ‘LAST SUMMER’

 

Writer

Editor | 포크라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