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팬더믹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영화 시장도 몸살을 앓고 있다. 이미 제작을 마친 영화들은 손해를 감수하면서 온라인 상영으로 돌아서지만, 3D나 아이맥스, 그리고 돌비 사운드의 관람 경험이 꼭 필요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들은 무작정 개봉을 연기하고 있다. 만약 코로나바이러스가 없었다면 영화관을 점령했을 화제의 영화들의 예고편을 감상하면서 팬더믹이 해제되기를 기다려보자.

 

<콰이어트 플레이스 2>(A Quiet Place Part II)

코로나19로 인한 영화관 봉쇄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본 영화라 할 수 있다. 2018년에 개봉된 전편이 2,000만 달러의 비교적 저예산을 들였음에도 예상 외인 3억 4,000만 달러의 흥행 기록을 세우자, 곧바로 속편 기획에 착수하여 에밀리 블런트 등 기존 출연진을 유지할 수 있었다. 올해 3월 19일로 예정한 개봉일은 모든 극장의 폐쇄로 인해 4월 23일로 연기되었고, 또 다시 9월로, 이제는 2021년 4월으로 밀렸다. 이미 P&A(프린트 및 광고) 비용의 60%를 지출한 상황에서 영화 개봉일이 속절없이 연기되자 영화 관계자들은 경악했다. 파라마운트는 영화의 긴장감을 제공하기 위해 극장에서의 단체 관람이 꼭 필요하다며 온라인 상영은 염두에 두지 않는다고 밝혔다.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 2> 예고편

 

<뮬란>(Mulan)

디즈니 인기 애니메이션을 실사 영화로 만든다는 장기 계획하에 올해 3월 27일로 예정된 <뮬란> 개봉일이 7월 27일로 한차례 연기되었고, 또 다시 8월 21로 연기되었다. 하지만 이마저 지키지 못하고 무기한 연기된다고 발표되었다. 주연으로 발탁된 중국 출신의 미국 배우 유역비(Liu Yifei)가 홍콩 민주화 시위에서 중국 정부와 홍콩 경찰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혀 영화 보이콧(#BoycottMulan) 운동을 촉발하기도 했고, 디즈니 실사화 영화로는 유일하게 PG-13 등급을 받아 흥행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게다가 미국과 중국 간의 분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어 또 하나의 변수가 될지도 모른다.

영화 <뮬란> 예고편

 

<Tenet>(테넷)

스파이 영화라는 것 외에는 모든 것이 베일에 싸인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Tenet>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제작비 2억 달러 이상 소요된 대작으로 올해 7월 17일 개봉될 예정이었지만, 7월 31일로 연기되었다가 영화 <인셉션> 개봉 10주년에 맞춰 8월 12일로 다시 조정되었다. 하지만 이마저 다시 무기한 연장되며 언제 개봉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놀란 감독이 이 영화의 콘셉트에 대해 고민한지는 20여 이 되었고, 시나리오를 완성하는 5년이 걸렸다는 영화라 올해 최고의 화제작이 될 수 있었던 영화였다.

영화 <테넷> 예고편

 

<007 노 타임 투 다이>(No Time to Die)

스물다섯 번째 007 제임스 본드 시리즈 영화이며 다니엘 크레이그의 다섯 번째이자 마지막이 될 007 영화다. 당초 대니 보일 감독에서 캐리 후쿠나가 감독으로 교체되면서 2019년 11월 예정이던 스케줄이 늦춰져 올해 4월에 개봉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여 파로 다시 연기되어 영국은 올해 11월 12일, 미국은 11월 20일로 다시 정해졌다. 음악감독 역시 올해 초 한스 짐머로 교체되었고, 올해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빌리 아일리시가 타이틀곡을 불러서 화제가 되고 있다.

영화 <노 타임 투 다이> 예고편(feat 빌리 아일리시의 타이틀곡)

 

<탑건: 매버릭>(Top Gun: Maverick)

당시 3억 5천만 달러의 폭발적인 박스오피스 흥행을 기록하며 무명이었던 톰 크루즈의 출세작이 된 <탑건>(1986)이 35년 만에 후속 영화로 나온다. 올해 6월 26일 개봉 예정이었으나 12월 23일로 한차례 연기되었고, 코로나19 여파와 톰 크루즈와의 일정을 조정하면서 다시 2011년 7월 2일로 1년이나 연기되었다. 영화 특성상 관객에게 멋진 항공 운행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아이맥스나 대형 스크린 상영관이 꼭 필요하므로 스트리밍 서비스로 나올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영화 <탑건: 매버릭> 예고편

 

<원더우먼 1984>(Wonder Woman 1984)

8억 달러의 박스오피스 흥행을 기록한 <원더우먼>(2017)의 속편으로 아홉 번째 DC 확장 세계관(DCEU) 영화로 제작되었다. 원래 2019년 11월 개봉 예정이었으나 올해 6월 5일 개봉으로 연기되었고, 코로나19의 여파로 8월 14일로 연기되었다가 다시 올해 10월 2일로 연기되었다. 전편이 제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했다면, 후속 영화는 1984년의 냉전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영화 <원더우먼 1984> 예고편

 

<블랙 위도우>(Black Widow)

마블의 블랙 위도우 캐릭터의 첫 솔로 영화가 올해 5월 개봉 예정이었으나, 영국 10월 28일, 미국 11월 6일로 개봉일이 연기되었다. 마블 세계관(MCU)의 24번째 영화로,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2016) 스토리의 뒤를 이을 예정이었다. 대신 <이터널스>(The Eternals)로 시작되는 마블의 다른 페이즈 4 영화들은 2021년 이후로 개봉을 연기하였다.

영화 <블랙 위도우> 예고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