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후반 뉴욕에 거주하던 젊은 창작가 셋이 모여 뭔가 색다른 공연을 보여줄 수 없을까 궁리하면서 시작된 블루맨 그룹(Blue Man Group). 이제 직원 수 550여명에 이르고, 매년 매출로 1억 달러(약 1,200억원)를 벌어들이는 초대형 문화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들은 미국 라스베이거스, 올란도, 보스턴, 시카고, 뉴욕 그리고 독일 베를린에 전용 공연장을 운영하면서 매년 2백만명의 관객을 불러들인다. 파란 페인트를 뒤집어쓴 것 같은 블루맨 배우들은 공연, 영화, TV, 서적, 광고 등 많은 매체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다양한 공연 소재와 레퍼토리로 전 세계를 누비고 다닌다.

블루맨 그룹의 초기 레퍼토리 <Drumbone> 공연(2010, 스웨덴)

원래 뮤지션이었던 크리스 윙크(Chris Wink)는 1980년대 후반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서 이벤트 일을 하다가 단역 배우였던 필 스탠튼(Phil Stanton)을 만나 가깝게 지낸다. 두 사람은 주말이면 크리스의 아파트에 모여 크리스의 절친이자 룸메이트였던 소프트웨어 프로듀서 맷 골드만(Matt Goldman)과 함께 당시 식상한 놀이 문화에서 벗어나 뭔가 재미있는 일을 모색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특기를 살려 타악기를 고안하고 코믹한 연기를 섞은 색다른 무언극을 창안했다. 처음에는 길거리나 조그마한 공연장에서 연기하다가 점차 인기를 얻게 되자 오프 브로드웨이(Off-Broadway)로 진출해 1991년에 처음으로 뉴욕에 전용관(Astor Place Theater)을 냈다.

블루맨 그룹의 공연 영상

첫 3년 동안은 창업자 세 사람이 모든 공연을 소화했다. 하지만 주 5회 공연을 언제까지나 계속할 수는 없었고 더군다나 각지에서 공연 요청이 밀려 들어오자, 그들을 대신할 블루맨 연기자들을 고용하여 다양한 공연장에 투입하면서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발전했다. 지금까지 블루맨을 연기한 연기자들은 130여명에 이른다. 뉴욕 본사는 이들을 양성하고 새로운 공연 레퍼토리를 개발하며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공연과 미디어를 관리하는, 직원 수 550명의 초대형 공연 전문회사로 성장했다. 이 회사는 블루맨 캐릭터를 기반으로 영화를 제작하고, 음반을 내고, TV에 출연시키고, 광고를 제작하는 종합 미디어 회사다.

블루맨 그룹의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 영상(2016)

창업자들은 나이가 들자 더 이상 공연에 나서지 않고, 대형화된 비즈니스를 관리하는 경영인이 되었다. 2006년에 ‘Blue School’을 설립하여 어린이들에게 독특한 커리큘럼의 교육을 제공하기도 했다. 최근 2017년에는 매출 1조원의 캐나다 초대형 공연 전문회사 Cirque du Soleil(태양의 서커스)에 경영권을 매각했지만 독립적인 운영은 계속될 것이라 밝혔다. 블루맨 창업자 크리스 윙크는 세계적인 공연 전문사의 지원으로 중국 시장으로 진출하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Cirque du Soleil에는 중국의 푸싱 그룹이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루맨 그룹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