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출신의 사이키델릭 록 밴드 UMO(Unknown Mortal Orchestra)의 리더는 보컬과 기타를 맡은 루반 닐슨(Ruban Nielson)이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두 살 어린 동생 코디(Kody)와 함께 밴드 활동을 했고, 대학에 가서는 두 사람이 주축이 된 록 밴드 민트 칙(Mint Chicks)을 결성했다. 이 밴드는 세 장의 음반을 내며 뉴질랜드의 인기 펑크록 밴드로 자리 잡았으나, 루반은 “관심이 갑자기 사라졌다”며 홀연히 밴드를 해체했다. 공연 중에 스피커 음량이 너무 커서 콘서트홀 천장이 무너져 관객이 부상을 입는 사건이 있었고, 마지막 공연에서는 동생 코디(Kody)가 전기톱으로 드럼을 박살 내는 등 이들의 행적은 늘 화제를 뿌렸다.

UMO의 첫 싱글 ‘Ffunny Ffrends’(2011)

루반 닐슨은 민트 칙 해체 후 어머니의 나라인 미국 포틀랜드로 건너가 중소 영화사에서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했다. 그는 미국인 어머니와 뉴질랜드인 아버지 덕분에 이중국적을 가지고 있었다. 미국에서 생활하며 다시 음악을 만들고 싶은 욕구가 일어났다. “사라진 사이키델릭 음악”을 되찾고 싶어 밴드캠프에 ‘Ffunny Ffrends’란 익명으로 첫 싱글을 올렸고, <피치포크>와 같은 유명 음악 블로그의 호평과 함께 인터넷에서 급속히 퍼졌다. 사이키델릭 밴드 UMO(Unknown Mortal Orchestra)는 이렇게 탄생했다.

네번째 음반 <Sex & Food>(2018)에 수록한 ‘Hunnybee’. 루반 닐슨의 딸로부터 영감을 얻은 곡이다. Hunnybee는 딸의 미들네임이다

2011년 밴드 이름을 타이틀로 데뷔앨범을 출반한 이래 이제까지 다섯 장의 정규 음반을 냈다. <피치포크>는 이들의 앨범을 꾸준히 호평했고, 2018년에는 한동안 서로 연락이 없던 동생 코디가 정식으로 계약하고 UMO의 드러머로 합류했다. 코디는 처음에 친구가 권유한 UMO 음악 인트로를 들었을 때, 형이 UMO의 리더였음을 알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보컬을 듣고 형의 목소리임을 확신했다고 밝혔다.

세 번째 음반 <Multi-Love>(2015)에 수록한 ‘Multi-Love’. 루반 닐슨 부부가 일본 여성과 1년간 함께 했던 다자간 연애(Polyamorous)를 묘사했다

UMO는 아트적인 감각으로 가득 찬 뮤직비디오를 발표해왔다. 루반 닐슨은 어린 시절 일러스트레이터를 꿈꾸던 아티스트 출신답게 민트 칙 시절부터 대부분의 아트웍을 직접 담당했다. UMO 부터는 뉴질랜드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트루바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그렉 샤프(Greg Sharp)에게 뮤직비디오 제작을 맡겼다. 루반 닐슨과 그렉 샤프는 사전에 뮤직비디오를 제작할 곡에 대한 이야기를 충분히 나누며 송라이터가 말하고자 하는 깊은 의미를 잡아낸다. 이제 UMO의 뮤직비디오 속 애니메이션은 가사와 함께 음악이 말하려는 바를 표현해내는 하나의 양식이 되었다.

네 번째 음반 <Sex & Food>(2018)에 수록한 ‘Everyone Acts Crazy Nowad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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